1.0 강해린 08 [1282655] · MS 2023 · 쪽지

2025-07-03 22: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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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옯단편소설] 다, 그저 꿈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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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그냥, 결국 어느 날엔... 그저 꿈이었나 보구나, 하면서 납득하게 될 거야.: 


눈을 떴다. 눈을 뜨자 익숙한 천장이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었다. 


깜빡, 깜빡. 잠시 멍 해지는 순간. 


조금씩 정신이 돌아온다. 고개를 돌려 책상에 놓인 탁상시계를 본다. 7시 10분. 딱 일어나야 하는 시간이다. 


몸이 왠지 개운하지 않은 것이, 잠을 잘못 잔 것 같았다. 꿈자리도 뒤숭숭한지, 뭔가 공허한 느낌이다. 


꿈에서... 꿈이었나 보다, 하고 납득할 거라던 여자. 


왜일까, 그게 단순한 꿈은 아닐 것 같은 느낌. 


...쓸데없는 생각이다. 당장 오늘이 시험인데, 오늘은 기말고사 마지막 날인데, 무슨 꿈을 꾸는지. 


기지개를 하고, 일어난다. 책상에 놓인 반지가 반짝거린다. 내 행운의 부적 같은 반지. 손가락이 아파서 살짝 빼놓고 잤었던 것이 기억난다. 


빼놓고 자서 이상한 기분이 드는 건가. 


반지를 끼고, 씻고 일어나서 거울을 본다. 


... 내 머리가 언제 이렇게 길었는가. 


가끔 이렇게, 모든 게 낯선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조현병 초기 증상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오늘 시험은 꼭 잘 봐야 한다. 잘 봐서... 잘 봐야 한다. 


내겐 부양해야 하는 가족들이 있으니까. 쓸데없는 생각은 필요없다. 


가방을 다 챙기고, 문을 나온다. 잠든 여동생들에게, 무언의 행운을 빌며. 


오늘은 조금 이상할 것 같은, 고2 1학기 기말고사 마지막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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