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너가 문학을 확실하게 다 맞지 못하는 이유(1)- 문학을 하나라도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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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가사입니다.
최근에 문학 관련 칼럼을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신 분들이 많아서 적어보려고 해요.
공부를 한다는 느낌보다는 잡지를 하나 읽는 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읽어보시면 도움 될 것입니다.
문학 전체를 관통하는 개괄적인 이야기를 할 것이고, 칼럼을 적으면서 최대한 구체화 할 것이니
기대하세요. (원기옥 모으는 중)
제가 수업 시간에 자주 차용하는 예시이니 잘 한 번 읽어보시면 도움 정말 많이 될 것입니다!
자,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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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문학 작품을 하나 적어보자고 가정해보겠습니다.
"
승윤T가 여자친구랑 헤어졌다.
승윤 T는 대교 위를 걸으면서 지난날의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실제로는 안울어요;;)
그녀가 왜 떠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승윤T는 외친다.
나쁜X!!! 다 잊었어!!!!
"
질문 Q. 승윤T는 전 여자친구를 잊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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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과연 잊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정말요...?
부담스러웠다면 ㅈㅅ...
당연히, 이 글을 읽는 모든 학생들은 '잊지 못했을 것'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한 번 반론해보겠습니다.
'잊었다'라고 명시적으로 적혀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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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문학을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질문입니다. '이렇게 명시적으로 적혀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학은 '일상 언어'입니다. 우리가 <독서>영역에서 읽는 언어와는 아예 다릅니다.
독서에서의 언어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설명문에서의 언어입니다.
다만 문학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작가 즉 필자의 내면 세계를 묘사하는 언어를 사용합니다.
지문을 찾아가서 명시적으로 근거를 찾기가 굉장히 애매하다는 말입니다.
(물론 표현상의 특징이나 몇 문제들은 명시적으로 근거를 찾아서 풀 수 있습니다)
잘 안 와 닿겠지만 '느끼는' 언어인 셈입니다.
21학년도 9월 모의평가 기출 예시를 봅시다.
이 시를 독해한 다음 이 선지를 바라보길 바랍니다.
제가 아까 이야기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 친구들이라면, 당연히 고개를 저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름지기 우리가 문학을 읽어본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는 독자라면, 배가 추위 때문에 얼어붙었고 배가 안 좋은 상황에 놓여져있음을 안타까워하는 노래라는 것을 명시적 근거가 아니라
'느낄 수'있기 때문입니다.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라는 문제였고, 정답은 해당 2번 선지였습니다.
배의 내부적인 원인, 즉 배의 잘못으로 얼어붙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외부요인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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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문학을 '다 맞지' 못하는 친구들은 어휘 그 자체에 매몰됩니다.
아까 예시에서는
"선생님, '발목'까지 얼었다면서요. 발목은 배의 것이잖아요. 그렇다면 배가 잘못한거 아니에요? 배가 좀 더 부지런히 움직였으면 안얼었겠죠"
와 같은 무리수의 질문을 간혹 받을 때마다 제 표정은
이렇게 됩니다
왜냐면 느껴지는 것을 제가 언어로서 설명해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사고 과정의 예시를 읽어보면 정말 저따위로 생각한다고? 하실 수 있겠지만
정말 꼼꼼하고, 정말 1등급이 간절한 친구들은 저렇게까지 질문할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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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문학은 '일상언어'입니다. 일반적인 언어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렇기에 문학은 읽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단
감상하고, 내가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이해가 '될'
즉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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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러한 질문이 생길 수 있죠.
"그 빌어먹을 감상은 어떻게 느는 건가요?"
감상은 하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되게 하려면, 정말 미안하지만
'많이 읽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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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읽어보시고, 많이 생각해보시고, 내 삶과 연결지어 보는 습관이 들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일단 문제를 풀 때, 해석이 되든 안되든 그냥 읽고 풀어야겠죠.
그 다음에 채점한 뒤에 사유해보는 것입니다.
"왜 이 구절은 이런 표현을 썼을까?" 하면서요
선생님의 강의를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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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장에서 해석이 되냐 안되냐는 미지수입니다.
위와 같은 사유과정을 하는 것은 최대한 해석이 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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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까놓고 말하겠습니다.
저와 같은 강사들은 문제를 몇 문제나 풀어보고 수천 수만 가지의 문학 작품을 읽어본 사람들입니다.
저희가 과연 시험장에서 '감상하려고 노력'할까요?
그냥 자연스럽게 됩니다;;
비틱 아님..
이게 현실입니다.
정말 찐 막으로 정리하자면,
해석은 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많이 읽어보고, 채점 한 뒤에 많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것이 기본적인 문학작품 글읽기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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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우리는 어렸을 때 '헨젤과 그레텔'과 같은 소설 읽어봤겠죠?
질문 하나 해보겠습니다.
어려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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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능 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지금의 우리는 다시 읽는다면 예전보다 되려
어렵게 느낄 것입니다.
잘못된 방식으로 공부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거든요.
힘을 빼보고 느껴보세요.
이상입니다.
질문은 쪽지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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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어본 강사 중에서 김승리 vs 이정수가 딱 저느낌인듯
물론, 이 칼럼을 읽고 내일부터 180도 바뀐다는 불가능입니다.
뭐 다음 지문을 풀 때 부터 적용해봐야지 이것도 안될 것입니다.
차분하게 뜸들이듯이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