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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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라는 단어는 누군가 먼저 주장하면 그 사람의 것이 됩니까? 아니면 어느 한 시대에 퍼져나가는 유행어 같은 것입니까?
이것은 보수언론이 조작한 영향이 있어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김종인 씨만 경제민주화를 할 수 있나요? 그런데 마치 그런 것처럼 조중동이 진보 내에서 대립구도를 만들어 써먹는 거죠. 김종인 씨가 경제민주화를 독점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민주화를 할지 안 할지에 대한 판단을 그분만 할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그렇지만 김종인 씨가 경제민주화에서 어느 정도 무게를 갖는 이유가 있습니다. 경제민주화라는 말을 여야 모든 정치인이 했지만 실제로 힘을 가지고 있을 때 거기에 걸맞게 행동한 유일한 사람이다보니 그분 말에 무게가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면 그분이 뭐 했는데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볼게요. 1977년 의료보험이 처음 들어왔는데 김종인 씨가 관여했습니다. 그 당시 그런 것에 대한 개념도 생각도 없었는데, 그분이 독일에서 공부하다보니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자기 할아버지이자 대법원장이었던 김병로 씨 때문에 유학 가기 전 박정희와 한 번 만난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인지 김종인 씨가 서독에 있을 때 박정희가 서독에 왔다가 그를 만났다고 해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똑똑한 젊은이로 봤던 것 같아요. 김종인 씨 처삼촌이 김정렴 비서실장으로, 박정희 대통령 비서실장을 오래했습니다. 그래서 귀국한 뒤 청와대와 연결된 것 같아요.
그래서 김종인 씨가 한국도 산업사회가 되었으니 노동자를 위한 사회보장제도가 필요하다면서 우선 의료보험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하는 보고서를 냈대요. 당시 관료들은 미친 소리다, 우리나라가 지금 경제발전에 쓸 재원도 없는데 이런 것을 하면 안 된다고 모두 반대했습니다. 그런데 정치인으로서 박정희 씨는 이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한 거죠. 국민한테 도움이 되면 자기한테도 좋으니까요. 사실 이래서 민생을 위해선 관료보다 정치인이 필요한 겁니다. 관료들이 반대하니까 박정희 씨가 교수들 모인 자문회의에서 김종인 씨로 하여금 발표하게 했답니다. 그리고 교수들 보고 ‘어떻게 생각합니까’ 했더니 교수들이 다 ‘좋습니다’ 했다는 거죠. 그러니까 박정희 씨가 ‘거봐, 다들 좋다고 하잖아. 무조건 실시해!’라고 명령한 것이죠. 그래서 의료보험이 도입되었습니다.
그다음 김종인 씨가 노태우 정부 때 경제수석을 할 때 보니 재벌들이 비업무용 토지를 대단히 많이 갖고 있거든요. 재벌에 대한 금융지원을 악용해서 토지 투기를 한 겁니다. 그래서 재벌들을 불러다 비업무용 토지를 팔도록 했어요. 당시만 해도 정부 권력이 강할 때였으니까 이게 통했죠. 그래서 실제로 재벌이 다 팔았습니다. 노태우 정부 시절 토지가격 안정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이죠. 분명히 재벌이 악착같이 저항하고 싶을 만한 일을 권좌에 있는 사람이 강제로 하게 한 경험이 있는 유일한 분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하나 더 추가할게요. 그분이 맨날 자랑하는 것 중 노태우 정부 때 얘기가 있어요. 삼성 이건희 회장이 젊은 시절이었죠. 그가 자동차회사를 그렇게 하고 싶어 했대요. 그런데 끝내 못 하게 했어요. 이건희 회장이 노태우 대통령한테 찾아갔는데 김종인 수석을 만나라고 했대요. 그래서 이건희 회장이 김종인 박사를 찾아와서는 ‘자동차를 좀 해야 하겠습니다’ 하더래요. 김종인 박사는 ‘삼성이 자동차를 하면 삼성도 망하고 나라도 망합니다’ 했더니 이 회장이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나면서 ‘나는 한다면 합니다’ 하더니 나갔다는 겁니다. 김종인 박사가 끝내 못하게 했지만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삼성이 바로 했지요..
그리고 롯데타워도 못하게 했잖아요. 1990년 무렵부터 신격호 회장이 하고 싶어 했지요.
신격호 씨가 온갖 로비를 했는데 김종인 박사가 못하게 했어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그런 경험 때문에 김종인 씨는 한국에서 재벌의 압력과 회유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자기밖에 없다, 아니면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 자기가 판단하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분이 여러 번 속아봤으니까요. 선거기간에는 정치인이 찾아와서 재벌개혁을 하겠다면서 도와달라고 해놓고는 정권을 잡으면 재벌과 결탁하고 개혁하지 않는 일을 여러 번 겪으면서 한편으로는 국정경험에 따른 소신, 또 한편으로는 나만 할 수 있다는 약간의 자만심 또는 옹고집 같은 것이 있었어요. 말하자면 ‘재벌개혁 문제에선 믿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이번에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보면서 우리나라 엘리트들이 부역하는 모습, 교수 출신 장관과 청와대 수석, 이화여대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공무원들도 그냥 머리 숙였잖아요. 유진룡 씨가 그런대로 좀 버텼지만요. 이게 어딜 가나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손해를 보더라도 권력에 맞서는 마음 자세를 갖춘 사람을 우리 사회가 키워내지 못하잖아요. 막아주지도 못하고 길러주지도 못하니까요. 이것이 김종인 씨 옹고집의 연유라고 생각합니다. 밝은 곳에서는 다 자기가 새라고 하는데 깜깜한 곳에 가면 쥐라고 하니까 결국 박쥐인 셈이죠. 여기 가면 여기서 듣기 좋은 말을 하지만 저기 가면 다른 얘기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이름이나 팔고 남들 보는 데서는 그럴듯하게 말하지만 손해는 하나도 안 보려고 하죠.
식견과 판단력을 지닌 사람들은 많아요. 그런데 재벌을 상대할 때 끝까지 타협하지 않은 사람은 그분밖에 없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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