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족한 사람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3602665
저는 복 받은 사람입니다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해 동안 공부하는 데 부족함은 없었습니다
화목한 가정이라는 행운을 누렸고,
‘나’라는 존재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주변인들이
항상 제 곁에 나타났습니다
예전에는 그것이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엔
스스로 보여준 능력과 성과에
하찮은 자부심을 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입시판에 있으면서 마주하게 된 사람들,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무언가를 쟁취해 낸 이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보고 들으면서...
또, 올해 국내 최고의 대학이라 불리는 곳에 입학해
나이는 어리지만 저보다 훨씬 단단하고 예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눈앞의 모든 꿈이 물거품이 되는 절망을 겪고도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
어릴 적부터 단 하나의 확고한 목표를 향해
그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노력하여
그 일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학과, 그것도 서울대학교에
당당히 합격한 사람
남들과는 다른 노력을 기울여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학교에 입학한 대단한 사람들
그들에게
존경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한없이 작아짐을 느낍니다
나와 같은 위치에 서 있지만,
내가 과연 그들과 같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전혀 아니라고 느낍니다
나아가,
커뮤니티에서든 현실에서든
학벌이나 학과, 그 어떤 가시적인 결과를 기준으로
타인에게 우월감을 표하는 사람들을 볼 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거부감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스스로 절대로 그런 마음을 갖지 않기 위해
항상 경계하고 검열합니다
‘사회적 기준’으로 바라보았을 때,
비록 나보다 낮은 성과를 낸 사람이라 해도
과연 내가 그들보다 뛰어난 사람일까요?
보고 듣는 것이 많아질수록,
그리고 그것을 곱씹어볼수록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점점 더 확신하게 됩니다
당장, 메인글 작성자 분의 이야기 속에
녹아 있는 노력들만 봐도 그렇습니다
제가 그 상황이었다면...
저는 아마 이뤄내지 못했을 겁니다
나는 작고, 약한 사람이니까요
요즘 들어
눈을 또렷이 떠야겠다고 느낍니다
지금 제가 도달한 위치가
제 성과나 능력의 ‘증명’이 아니라,
앞으로 증명해 나가야 할 수많은 과제의
시작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제가 받은
당연하지 않은 수많은 행복들은
그저 혼자 누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책임감을 느껴서
그것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저는 지금보다 한참 더 자라야 하니까요
스스로 한없이 부족하다고 느끼던 요즘,
메인글을 읽게 되어 몇 자 끄적여 봅니다
그리고
제가 대학에 와서 만난 동생들에게 들은 말들 중에서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입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두 명이 저에게 똑같은 말을 하더군요
“꿈을 위해 발버둥친 그 시간을
한 번 더 겪으라고 한다면,
정말 죽어도 다시 못 할 것 같아요.”
진부한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들을 실제로 눈앞에 두고 들은 이 말은
절대,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꾹꾹 눌러 담은 듯한 그 말의 무게는
텍스트로 읽은 것과는
사뭇 다르더군요
환경도, 능력도, 상황도 다르지만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나 정말 노력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도록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
조금만 더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보다 훨씬 대단한 여러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0 XDK (+1,800)
-
1,000
-
500
-
100
-
100
-
100
-
기준이 없어서 모르겠네
-
절망적인..,, 3
다른세상..
-
다들 어케 대처하는 편임?
-
빨리 방학돼서 3
독서나 벅벅 풀고 싶다..
-
사문 질문 0
단순히 참여 여부에 관한 것들도 조작적 정의라고 봐야하나요?
-
98점 뭐지...그것도 75분 컷... 문학이 쉽게 나오긴 했는데 말이죠...
-
뱃지 8
왔네
-
차라리 대인라하면 가격 비슷하겟다
-
찾아보면 교육청에 신청한다는데 정작 전화하니까 그딴건 없다고 안받아주네
-
추합이라도 가능한 학과 있을까요? 내신은 일반고 4.0이라 cc 무조건 일 것 같긴...
-
어떤쌤이 더 좋을까요..? 손창빈쌤은 제재별로 축 잡고 읽는거같고 정석민쌤은 뒷...
-
저 그림 작년에 분명 본 그림인데 어디서 봤지..
-
이거 뭐 저장도 잘 안되고 이상함
-
런닝만 좀 어떻게 하면 될거 같은데
-
많이 풀어본 문제라 색다르게 풀고싶어서 n축 두번썼는데 개형 진짜 얼탱이없네
-
너무 어려운데 ㅠㅠ.. 걍 드랍하고 딴 강사 입문엔제 풀까요?
-
담학기 휴학하고 논술반수 할건데 국어 커리 문개매 생글 생감 후 강e분 문학...
-
글 작성자도 충분히 뭐같은데 댓글로 동의합니다 이러는 애들도 ㅂㅅ같고 거기에 좋아요...
-
현역이고 원래 생지인데 6모 때 55나오고 내신 준비하면서 거의 노답된 것 같은데...
-
'개안'됨일까 '개'안됨일까
-
1. 어려웠지만 교과개념과 실전개념 공부할 때 왜 이렇게 되는 지에 대한 발상이나...
-
팬싸템 추천좀 5
김유연 교복 착장 팬싸 가는데 팬싸템 추천좀 이원준T 리트 300제 지구과학 오리온...
-
안녕하세요 현재 공대에서 메디컬로 반수 준비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전적대에서는...
-
국어 기출 인강 0
국어 기출 인강 듣는 게 좋나요?? 김동욱 선생님 일클래스 듣는데 피램 기출이랑...
-
3대 500의 꿈
-
징어
-
ㄹㅇ...
-
유종호, 6
를 읽고 있는데 재미있네요 추천합니다
-
학교만오면 0
공부가 안됨… 근데 하교하고 독서실가면 공부가 너무잘됨 아아 빨리 방학했으면
-
ㅈㄱㄴ
-
기출에서 뭔가 잘풀리길래 마스터했나?라는 생각으로 N제 들어가봤는데 바로 썰리네 아직 덜된거구나
-
수능때 미적 백분위 90 찍고싶어서 울엇어..............
-
킬캠 2회 0
반수시작 28 30틀 92 미적 넘 어려움,,
-
5등급제 절평 0
상대평가랑 절대평가 둘다 들어가는걸로 알고 있는데 석차등급 1등급 / 성취도 b...
-
오로라패스 지르려다가 개설된강의가 몇개안되서 걍 개별적으로 산거랑 패스산거랑 가격...
-
셋 셀테니는 진짜 전설이다.......
-
[이동훈t] 2028 수능 수학 - 추가 기출 (행렬, 모비율, 표본비율) 2
2026 이동훈 기출 https://atom.ac/books/12829 안녕하세요....
-
영어 인강 선택 5
현재 영어 5등급입니다. 지금까지는 한 줄씩 해석하며 독해 연습을 해왔고(주혜연),...
-
이시험 정말 어렵던데 2020년이후 어려웠던 국어랑 비교하면 어떤가요???
-
사탐은 수능날 둘다 1~2등급은 떠야되거든요 국영수 다 심각해서 시간도 없고 근데...
-
각 과목당 정가: 30000원 수1: 아예 새책, 25000원 수2: 겉에 좀...
-
(25)작수 언매 미적 영어 사문 물1 - 3 3 4 3 4 재수를 결심했는데...
-
많은가요? N수의신보니까 그러길래
-
이거 현장에서 망설임없이 구사할 수 있는 수험생 극히 적을거라 생각함 저는...
-
빡모 2nd 0
4회 난도 어려운거 맞나요? 쉽지않네요...
-
09 자퇴고민 1
이번에 입학한 09년생인데 내신을 좀 애매하게 받아서 (2등급 2개) 자퇴하고...
-
오디야 오딨니 0
ㅋㅋㅋㅋ 범바오 개쳐웃기네 ㅋㅋ
-
무엇보다 언매, 화작 언매, 화작은 분석이고 뭐고 간에 가장 중요한 게 매일 /...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대학 잘가면 사람들이 나 멋지게보겟지 헤헤 공부해야지 햇는데
이제뭔가 ……….. 거기서부터 지옥불입성시작인거같음…………
감사합니다 힘낼게요 파이팅
다정한 응원의 글 감사합니다
다시 돌아가면
그렇게 열심히 살지 못한다는
그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열정을 쏟아보고 싶네요...
현월님도 정말 멋진 분이에요.
열심히 살아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모두들 파이팅
서울대의대 ㄷㄷ
과 밝히지 않았습니다

호다닥 단거보니까 혹시 진짜 설의신가글이 예쁘네요. 아름다운 20대 응원합니다. :)
정말 죽어도 다시 못할 것 같아요<<< 이거 진짜 공감됨
똑같은 점수를 준다고 해도 다시 작년처럼 공부하라고 하면 못하겠음
다들 후회 없는 1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진짜 멋진 분... 저도 후회 없는 한 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