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 때 있었던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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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하게 된 연도부터
외부인(시대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도 시대인재 부엉이 라이브러리를
반수생 들어오기 전까지, 그러니까 6평 직후 즈음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됨
그래서 작년 이맘때쯤 이제 독서실을 옮겼어야 했는데
그때 마침 대치동에 새롭게 오픈하는 관리형 독서실이 있었음
오픈 첫날 직접 가서 신청하면 바로 다음날부터 이용할 수 있었어서
그날 아침 일찍부터 독서실에 줄을 섰음
줄에서 나 빼고는 거의 전부 엄마들이었던 걸로 기억함
그런데 사람이 첫날부터 이렇게 많이 몰릴 줄은 몰랐는지
대기가 안빠지는거임
오픈 시간도 정해진 시각보다 10분? 늦어지고
나야 뭐 그 정도는 기다릴 수 있지하고 가만히 있는데
엄마들이 되게 분노에 차서 거기 실장에게 막 따지는 거
사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엄마들이 실장에게 불만을 표하는 걸 보고 뭐라 하면 안되지
엄연히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의 관계이고
엄마들은 본인 시간을 갉아먹힌건데
그런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런 행동을 좀 싫어함
이유는 모르겠는데 어릴 적부터 사람들이 싸우는 모습이라든지
분노나 짜증을 표현하는 걸 보면 그걸 보고 내가 화가 남ㅋㅋㅋ
그냥 분노라는 감정을 싫어하는 듯
(그래서 금쪽이, 이혼 이런 프로그램을 안 봄.
근데 사실 뭐 내가 할 말은 아니긴 해 요새는
나도 짜증을 많이 내는데)
어쨌든 당시에는 엄마들을 보고 "충분히 화가 날만한 상황이고 화를 내도 되는 상황이다"라는 생각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면 금방 해결될 걸 뭘 그리 따져서 그 사람들을 귀찮게 하나. 짜증난다"는 생각이 들었음
이후 줄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오픈 기념 독서실 내부를 둘러보라고
나를 들여보내줬는데
자리 선택은 줄을 선 순서대로라 내 차례가 오기까지 아무 자리에 앉아있었음
앉아서 할 게 없으니까 수완이나 풀풀자하고 공부 좀 했다가,
어느 자리를 선택할지 우선 순위 정도는 만들어야 할 것 같아서 일어나서 돌아다님
그랬더니 아까 그 실장님이 오셔서 나보고
"네 차례올 때까지 앉아서 공부하고있지 그래?"
그러는 거임. 웃으면서.
여기서 갑자기 짜증이 확 남.
포인트는 두 가지가 있는데,
먼저 내가 아까 공부하고 있던 건 못보고 지금 와서
공부하라고 하는 게 화가 났고,
두번째는 그 웃음이었음.
아까 컴플레인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당시 내 사고를 돌이켜보면
나는 지금 상황이 짜증난다
>너도 나처럼 짜증날 것이다
>근데 넌 웃고 있다
>그 웃음은 가식이다
(지금보니 논리는 개나 줘버렸네ㅋㅋㅋㅋ)
바로 이거임. 가식적인 웃음.
실장님이 실제로 그때 짜증이 났지만 웃은건지,
그것이 본인의 응당한 의무라고 생각해서 웃은건지 나는 모르지만
내게는 그게 가식적이라고 느껴졌고 그래서 화가 났음(왜 화가 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ㅋㅋ 그게 나를 향한 기만이라고 생각한건가)
뭐 그렇다고해도 내가 처음 본 사람에게 화를 내는 데는 익숙하지 않으니 결국은 말없이 그냥저냥 넘어갔음
그런데 며칠 지나고 그 일을 돌아보니 깨달은 거
그 웃음은 실제로 가식이었을지 몰라도
나를 향한 배려이자 노력이기도 했음
사실 그때 나한테 틱틱 댔어도 내가 그 사람이 잘못을 했다고 말할 순 없음
웃음은 미덕이지, 의무가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은 끝까지 나에게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웃는 얼굴로 나를 대했음
그게 날 배려해서 한 행동이었구나하고 알게된거지
물론 서비스 제공자가 웃으면 서비스 이미지가 좋아져서 자기에게 돌아오는 것도 많겠지
그 분도 실장이니까 그런 계산이 분명 있었을거임
그렇다고 해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 간의 원만한 관계, 신뢰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임
왜 나는 가짜라는 것에 매몰되어서 화가 났고, 그러한 웃음은 항상 진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걸까
지금까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위한 노력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한 적이 없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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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지는 않겠지만
감정의 표현이라는 건 인간관계를 먼저 생각하고 신중히 해야한다라는
써놓고 보니 너무 당연한 소리네ㅋㅋㅋ
3단어요약좀
내가 찐따임을 깨달앗음
글을 잘쓰는군
근데 저 웃음이 어떤 웃음이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죠 진짜 미소였다면 님이 그렇게 느낄 이유도 없지 않았을까요
미소는 아니었죠ㅋㅋㅋㅋ
솔직히 조금 억지로 짓는 느낌이긴 했어요
잘 읽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