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고 인문계 면접(2) - 서울대 일반(사례 제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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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junhyung_sample2.pdf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연경탈출프로젝트입니다.
지난 글에서 대학별 출제 기조나 문제 유형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한 감이 있어
학교별, 유형별로 나누어 자세히 방법론과 행동 강령 등을 말하고자 합니다.
일반 인문/사회과학 제시문은 크게 사례, 비판, 비교가 출제됩니다.
이 글에서는 사례 제시 유형을 푸는 과정을 보고자 합니다.
서울대학교 2015 사회과학(오후) 문항입니다.
대략 15분 정도 잡고 풀어 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제가 면접 공부를 할 당시 적은 초고 답안을 제시하겠습니다.
2-1
택시 기사의 소득은 수입에서 택시 회사에 납입하는 고정 금액을 제외한 초과분이기 때문에
시간당 소득이 감소하더라도 매일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을 내야 소득이 생긴다.
따라서 시간당 소득보다 절대적인 양의 충족 여부에 더 중점을 두므로 설명하기 힘들다.
2-2
고정금액이 판단의 기준이 된다면 날씨 등의 이유로 손님이 많은 날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에 더 빠르게 도달하기 때문에 빠르게 퇴근한다고 볼 수 있다.
밑줄 친 내용과 관련된 예시로는 롤스의 무지의 베일에서 '최소 수혜자의 최대 혜택' 원칙을 들 수 있다.
이 답안은 대략 13~14분 이내에 글을 읽고 적어낸 것으로, 물론 문제 각각이 묻는 내용에 대해서는 성실히 답하고 있지만, 매력적인 답안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 가답안을 어떻게 '눈길이 갈 만한 답변'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적어 보겠습니다.
1. 명확히 하기
구술면접은 말로 하는 논술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발음과 속도도 중요하지만, 말이 얼마나 논리적인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본인이 답변하다 헷갈리지 않기 위해서 더더욱 글의 어떠한 내용을 근거로, 문제의 어느 부분을 답변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 답변 전에 제시문을 간략히 요약하는 것, 근거 되는 문장을 발췌해 말한 이후 논리를 전개하는 것, 글 간에 서로 대응될 수 있는 키워드 제시하기 등을 예시로 들 수 있겠습니다.
문항(1)에서는 '통상적인 기회비용 개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통상적 개념을 이용해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은 일반론에서 어긋난다는 뜻이므로, 기회비용에 대한 개념을 밝히고 사례는 이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나타내는 것이 좋습니다.
문항(2)의 경우 문제가 (가)에 대한 설명과 (나)에 대한 사례로 나뉘어 있습니다.
설명의 경우, (나)의 내용을 토대로 설명하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역시 (나)의 어떠한 내용에서 택시기사의 행동과 유사한 부분, 혹은 설명의 근거가 되는 부분을 찾았는지 먼저 제시하고 그 이후에 택시기사의 행동에 대한 답변을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나)를 두세 줄로 간단히 요약하고, 그 중에서 (가)에 적용될 수 있는 부분만 답변 과정에서 말한다고 보면 간단합니다. 또한 (나)를 일반론으로 보고 (가)라는 사례에 끼워맞출 때 대응될 수 있는 키워드를 짝지어 언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례의 경우 역시 '밑줄 친 내용'에 해당하는 사례라 되어 있으므로, 밑줄 친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요약 혹은 설명하고, 그 포괄적인 틀에서 세부적인 사례로 나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2. 추가적 어필
서울대의 제시문은 글이 길지도, 문제가 그리 어렵지도 않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변별력 있는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본인만이 할 수 있는 답변, 같은 모집 단위 2배수 내 지원자들과 본인을 차별화시키는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본인의 주관이나 사고로 변별력을 줄 수 있는 문항에는 예시나 특정 글 혹은 주장 지지가 있습니다.
예시 문제에서의 전공 지식이 포함된 답변이나 비교 문제에서 새로운 기준에서의 비교, 지지/비판 문제에서의 조금 더 어려운 입장 선택 등이 예시가 될 수 있겠습니다.
문항(2)에서는 risk aversion의 예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만약 본인이 윤리/철학에 관련된 학과라면 롤스의 무지의 베일에서의 최소극대화를 제시하는 것이 이상적인 답변일 것입니다. 하지만 경영학과의 경우 무지의 베일을 제시하는 것은 문제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는 1차원적 답변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경영학과의 경우 제로섬 게임, 게임이론에서의 (배신, 배신) 결론 등을 예시로 들 때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변을 제시함과 동시에 본인의 전공에 대한 지식 역시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전공 관련 지식을 언급할 때 본인 생기부에 있음을 어필한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이하는 이러한 사고 과정을 거치고 나서 수정한 답변입니다.
2-1
일반적인 기회비용은 대안의 가치를 고려한다.(명확히 하기-문항1) 하지만 택시 기사는 수입이 많은 날에는 일찍, 적은 날에는 늦게 퇴근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가)의 첫 번째 줄에서 언급하는 '고정 금액'과 관련이 있다. 택시 기사의 수입은 고정 금액을 제한 나머지이므로 시간당 소득이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을 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회비용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다.
2-2
(나)의 내용은 어떠한 기준이 정해진다면, 기준점을 상회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더라도 그 기준점에서 손실을 입는 것을 회피하는 경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즉, 특정 기준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최소화하고자 한다는 것을 다루고 있다.(명확히 하기-문항2(요약)) 택시 기사의 경우에 이를 적용하면, 택시 기사는 일정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손님이 적은 날에도 수입이라는 기준점 이하로 내려가지 않기 위해 늦게까지 일하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명확히 하기-문항2(키워드))
(나)의 밑줄은 위험 회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명확히 하기-문항2(요약). 위험 회피에 관한 사례로는 게임이론에서의 (배신, 배신) 결론 등을 예시로 들 수 있다.(추가적 어필-전공적합성)
이제 이 답안의 디테일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선, 답변의 전체적인 길이가 늘어났습니다. 서울대 면접은 하나의 대문제를 대략 6분 내외로 답변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를 위해서는 지문 내용 발췌/요약해서 언급하기 등으로 시간을 조금은 끌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2-1의 기회비용과의 차이 부각 과정에서 (가)의 고정 금액 언급은 택시 기사의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를 하나의 키워드로 확정지어 줍니다. 이 키워드를 2-2에서 (나)의 기준점에 연결지으며 두 소문제에 대한 답변이 통일성 있게 짜여집니다.
2-2의 (나)를 통한 (가) 설명 부분에서, 기존 답안은 궂은 날을 언급하며 빠르게 퇴근한다 했지만 수정된 답안은 수입이 적더라도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더 오래 근무하는 날을 언급했습니다. 이는 (나)가 손실 회피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으므로, (나)를 일반론으로 삼은 답변 역시 손실 회피와 더 관련있는 경우를 언급하는 것이 더 올바르기 때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2022 사회과학(오후) 문항을 통해 지지/비판형 문제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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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해서 첫 댓글 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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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사회과학(오후) - 사례 + 지지/비판
20 사회과학(오전) - 사례 + 해결 방안
24 사회과학(오전) - 통합적인 사례 제시 가능
진짜 고능하네
서울대 수시>정시
논란이 있기야 하겠지만 인정...
이거 오랜만이네
기회비용이란 특정 대안을 선택함으로써 놓치게 되는 비용으로, 의사결정의 기준이 됩니다.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퇴근함으로써 얻는 편익과, 퇴근함으로써 놓치게 되는 기회비용을 비교해서 의사결정 할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손님이 많은 날의 경우, 퇴근의 기회비용이 일반적인 날보다 크므로 늦게 퇴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vice versa. 그러나 실제론 ~입니다.
답이 되게 명확한 기출이기도 한 듯 저때는 사례들기 나왔는데 그런게 되게 어려우면서도 면접의 취지에 맞는거같아용
괜히 그래프 보고 겁먹는 문제죠 ㅋㅋㅋ
이게 키워드 잡는 부분도 그렇고 디테일적인 부분 다듬기도 좋아서 설명할 때 애용하는 문제입니다
24 사회과학 오전 다음으로 좋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