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량특집] 파헤쳐진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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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로 안 무서움. 오늘 필력 안 좋으니까 모르겠는 거 있으면 댓글로 질문 ㄱㄱ
아마 20년 혹은 21년의 일이지. 내가 초등학생 때였으니까.
우리 친가는 BYC 어느 산골마을에 있었어. 거기가 한참 예전부터 우리 가문의 집성촌이어서 모든 동네 사람들이 친척이었지.
사건은 고조할아버지의 큰 아들에서 이어진 큰집이 대구로 이사간 후로 한 5년째 명절에 오질 않으면서 시작됐어. 이 마을은 각자 자기 가족과 그 윗대의 묘만 성묘를 하는 문화가 있어서 자연스래 큰집의 무덤은 방치되었지. 고조 할아버지의 큰 아들이면 증조할아버지의 큰 형이라 우리 가족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론 왕래가 전혀 없어서 거의 잊고 살았음. 가까이 살던 증조할아버지의 작은 형의 아들네 집과는 잘 지냈지만.
그러던 중 명절에 큰 고모할머니가 오셔서 큰집 무덤 이야기를 꺼내셨어. 그 집 자식들은 전부 경기도로 올라가서 나이 많은 사람들만 대구에 사니까 우리가 한 번 성묘 하자고 하셨지. 다른 집 자식들이 코로나 때문에 잘 못 내려와서 평소보다 절반 밖에 없으니까 안 된다고 했지만 결국 고모할머니가 하고자 하는대로 이뤄졌어.
그렇게 다음날 점심, 어른들이 다들 성묘하러 갈 때 나도 좀 컸다고 생각해서 성묘를 따라갔어. 우리 집이랑 가까운 집들 무덤을 전부 한 뒤에 난생 처음 가는 길을 따라 큰집 무덤으로 갔지. 누구 무덤인진 기억이 안 나고 가는 길에 멧돼지 발자국이 가득했던 것만 기억나네.
아무튼 무덤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풀이 무성하게 자라나서 예초기를 돌리기 시작했어. 난 아빠와 육촌 형이 예초기 돌리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지. 그러던 중, 큰아빠의 짜증 섞인 사투리가 들렸어. 다들 예초기를 멈추고 큰아빠가 있는 곳으로 갔더니 너무나도 충격적인 광경이 보였어.
지금부턴 아주 살짝 무서우니까 나갈꺼면 얼른 나가.
무덤의 봉분이 파여져 있었고 그 위엔 작은 멧돼지 한 마리가 죽어있었어. 살면서 멧돼지를 본건 처음이었어. 비위 약한 육촌 형은 토하러 갔고 나도 무서워서 살짝 도망갔음. 그 후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거기서만 한 시간을 있다가 노을이 질 쯤이 되어서 산을 내려왔어. 그날 저녁은 분위기가 정말 안 좋았었지.
그 후 서울로 돌아와서 들은 얘기론 굿을 하고 봉분은 복구했다고들 하더라. 하지만 뭔가 불안한 예감은 틀리질 않았어.
그 무덤이 발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집 할머니, 그니까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큰어머니가 갑자기 치매에 걸리시더니 3개월이 지나기도 전에 돌아가셨고 큰아빠가 하던 과학 콘텐츠 사업이 제대로 망해서 큰아빠는 결국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중소기업에 들어가심. 할아버지 이후로 단 한 분도 돌아가시지 않았던 그 마을은 그 후 2년 동안 다섯 분이 돌아가셨어.
마무리 지을 말이 생각 안 나는데 아무튼 그게 끝임. 우리 집에 악영향을 끼친건 그 후 부모님 관계가 많이 틀어진거? 사실 이건 나 유치원 다닐 때도 불안정했어서 논외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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