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오노스 [904605] · MS 2019 · 쪽지

2025-06-02 22:51:04
조회수 1,694

도망치지 않겠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3312077

안녕하세요,

자이오노스입니다.


최근에 제가 우울글을

여럿 썼었죠.

지금도 최대한 

티를 내고 싶지는 않지만,

심리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입니다.


저번 주 토요일에

공부를 거의 안 했고,

일요일은 교회 다녀와서

집안일만 하고도 방전돼서

공부를 아예 안 했습니다.


핑계가 맞지만,

요즘 뭐만 하면 피곤합니다.

원래는 이르면 5시 반 정도,

늦어도 6시 반 정도에 일어나서

아침 대충 먹고

서울에 40분 정도 지하철 타고

가고도 잘 공부했습니다.

하루 평균 15000보 걸었고

매일 하루가 희망에 부풀어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상태가 안 좋아서

7, 8시에 일어나서

서울에 가서 계속 졸린 상태로

공부하다 잤다가 공부하다...

이런 상황이고

오늘은 일이 있어서

집에만 있었는데도

3시간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토요일에 공부 인증을

올리지 말까 고민했습니다.

조금 공부한 거 올려봤자

제 이미지만 안 좋아지는 게

아닐까,

또, 저를 팔로우하신 분들께

실망감을 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공부를 못해도 6~7시간은 해서

올려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시작은 좋았지만

결국 금방 지쳐서 누워 있고

그랬습니다.


지금 자고 싶은데,

설거지가 밀렸고

아직 씻지도 못해서

아마 11시 반은 넘어서 

자지 않을까 싶네요.


TMI가 마구 나오네요.

다 핑계인 거 저도 잘 압니다.

다짐하는 글에

죽기살기로 공부할 것처럼 적어놓고

막상 하루에 3시간도 못, 아니 

안 채우는 게 너무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운 걸 알면

더 열심히 해야하는 거 아니냐

하실 수 있죠.


맞습니다.

더 열심히 살고자 발버둥 쳐 볼 겁니다.

솔직히 지금 컨디션으로는

힘들어 보입니다.

내일도 어쩌면 

서울에서 공부 좀 하다가 

돌아와서 청소하고, 설거지하느라

힘 다 빼고 결국 오늘과 비슷하게

하루가 끝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공부를 한 날은

반드시 인증할 겁니다.

실망하신 분들은

팔로우를 취소하셔도 좋습니다.

제가 반드시 좋아져서

하루 3시간에서 점차 늘려서

4, 5, 6, 7...시간씩 공부하고 싶습니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습니다.


물론 당장은 너무 부끄럽지만,

거짓으로 공부 시간과 공부량을

뻥튀기하는 짓은 하지 않고

순공 시간을 꾸준히 늘려나가서

스스로가 먼저 인정할 수 있도록,

더 나아가 부모님과 

인증글을 보실 분들께도 

인정 받을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이 글이 마지막 우울글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힘이 없네, 우울하네,

집안일 하느라 시간을 많이 썼네...

등의 핑계는 대지 않겠습니다.

묵묵히 하루를 살아내고,

당장은 게을러보일지라도

빠른 시일 내로

회복되는 모습으로

저를 증명해볼게요.


아 그리고

프사를 다시 달았습니다.

웃을 상황은 아니라

진지한 표정의

미도리야입니다.


미도리야...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라는

애니의 주인공입니다.

애니 프사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이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미도리야처럼

되고 싶습니다.

대다수가 초능력을 타고난 세상에서

초능력 없이 태어났지만,

히어로가 되고자 하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최고의 히어로가 된

이야기가 너무 좋아요.


처음에는 

'그렇게 히어로가 되고 싶으면

운동을 엄청 해서라도

기본 피지컬을 만들어야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이 허약해서 빡세게

단기간의 트레이닝을 받은 후에

엄청난 힘을 물려받았고,

처음에는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해

몸이 망가질 때가 많았거든요.


근데 지금은 이해가 됩니다.

미도리야도 아마

알고 있었을 겁니다.

히어로가 되기 위해서

기본 피지컬이 중요하다는 걸요.

신체 단련에는 소홀했지만,

수많은 히어로의 전투를 

엄청나게 분석했고

결국 물려받은 힘과 

그 분석이 합쳐져서 엄청난 성과를 냈죠.


저는 이때까지

제대로 된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머리로는 알았지만

자꾸 정석대로 공부하지 않고

어떻게든 '효율'을 따져가며

공부법을 연구하고

많은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그 와중에

늘 불안과 죄책감이 있었습니다.

대학에 대한 두려움,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

누군가가 저에 대해 물어볼 때

휴학생인데 아직 1학년이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때마다

드는 자괴감...


그 시간들이 후회가 됩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을 겪으면서

대가리 꽃밭으로 살아왔던 제가

더 현실적으로 사고하게 됐고,

멘탈도 강해졌습니다.

지금은 몸이 안 따라주고 있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포기하지 않기에

시간이 지나면 분명

다시 건강해질 거라 믿습니다.


지금처럼 간다면

올해도 실패할 겁니다.

변화가 없다면

그렇게 되는 게 당연하죠.

올해 결국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면,

깔끔하게 인정하고

대학으로 복귀하든,

알바를 열심히 뛰든 할 계획입니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올해 목표인 수학 1등급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강점인 국어를 살리는 방향으로

갈 것 같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이제는 핑계 대지 않겠습니다.

매일 순공 시간을 인증하고,

어떠한 비판이든 다 인정하겠습니다.

제 변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생각날 때 가끔씩 인증글을 봐주세요.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지 않고,

일주일 뒤, 한 달 뒤...

점차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모든 수험생분들을 응원합니다.

부디 이번 수능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내시길 기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10,000)

  1. 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