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에서 산-염기 정의에 대한 질문과 해소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3240548
오늘은 간단한 주제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저는 고등학생 당시 화학1과 물리1(공돌이 정석 테크트리)를 했었는데요, 화학1을 배우면서 다들 알다시피 산염기 개념이 참 어렵습니다. 어려운 이유가 단순히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무려 정의가 3가지(대학오면 2가지 정도 더 배웁니다 ^^)나 되기 때문이죠.
아레니우스, 브뢴스테드 로우리, 루이스 정의 총 3가지를 우리는 고등학생 때 배우게 되는데요. 여기서 전 굉장히 강한 의문이 하나 있었고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애매모호함과 충돌이 있었습니다. 그게 뭐였냐면
산염기 구분은 정의가 먼저가 아니라, 감각과 직관, 경험이 먼저 아니었나? 그래서 이렇게 정의가 획획 바뀐 것 아니엇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레니우스, 브뢴스테드, 루이스 정의로 점점 나아가면서 이 정의들이 계속 조금씩 바뀌고 뭔가 범위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이상한 감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bby9475&logNo=221449504088
보통 수학이나 과학에서는 공리와 정의가 먼저 나옵니다. 세 변을 가지고 각이 3개인 도형을 삼각형이라고 하자 -> 그럼 그 정의에 충실하게 맞춰 삼각형을 분류하면 됩니다. 깔끔하고 정의에 들어맞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정의를 내립니다 예컨데 사각형은 삼각형의 정의에 안 맞으니까 각과 변이 4개씩 있는 도형이다 라고 약속만 하면 됩니다.
우리가 보통 정의는 의문을 가져서는 안되는 것이고(제가 중학생 때 어째서 특정 개념의 정의가 그렇게 되엇는지 물었을 때, "바보야 그건 정의잖아" 라고 제 질문 자체가 이상하고 의미가 없다는 식으로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이 글을 마저 다 읽어보시면 이러한 의문도 충분히 의의가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껍니다) 정리는 그러한 정의, 기초 공리를 통해서 유도되고 알려진 정합성을 가진 결과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이 정의를 정함에 있어서 상당한 의문과 호기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분명 국어에서도 낱말의 대응은 어떤 필연적인 법칙이 아니라 다소 우연적으로 경험적으로 정해진다는 것을 배웁니다. 우리가 지금 책상을 책상이라고 부르지, 수박이라고 정의하고 수박을 책상이라고 부르지 않은 것은 오래 전부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의해왔고, 이용해왔으며 보편적으로 알려졌으니 언어로서의 역할을 위해서, 상호 소통을 위하여 이후 모든 책상과 수박을 각각 서로 다른 낱말을 붙여서 약속을 하고 출판물에도 그렇게 적어서 교육을 시키게 된 것입니다.
비슷하게 우리가 정의, 수학에서 공리와 과학에서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적절히 우리가 약속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클리드의 공리 다들 들어 보셨죠. 유클리드 공리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이 두 평행한 직선은 절대로 만나지 않는다는 것인데, 앞서 나머지 공리들의 내용보다 좀 복잡하고 직관적으로 바로 알아내거나 증명하기 힘들기에 다소 논란이 있고, 실제로 현대 수학에서는 유클리드의 공리에 계속 도전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제가 공부하는게 비유클리드 기하학, 프랙탈 기하학인데 참 재밌습니다
https://thinksaida.tistory.com/entry/%EC%9C%A0%ED%81%B4%EB%A6%AC%EB%93%9C%EC%9D%98-%EA%B3%B5%EB%A6%AC
예컨데 저처럼 끊임없이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공리를 세우면서 공리를 세운 사람들은 '더 이상 여기서 의문을 가지지 마라' 라고 적절하게 끊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어린 아이가 있는데 왜 해는 붉어요? 왜 붉은색은 우리 눈에 붉게 보여요? 왜 우리 눈은 가시광선 영역밖에 볼 수 없나요? 우리는 왜 그렇게 진화했나요?.... 로 끊임없이 왜 왜 왜 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좀 소모적이기도 하고 그닥 큰 의미가 없어 보이죠? 물론 왜 그런지를 통해 메타적인 호기심을 통해서 얻는 것도 있지만, 평소에 모든 것에 왜를 달고 살기에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바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 공리라던지 정의를 세운 수학자나 과학자들은, 어느 정도 적절한 선에서 끊어주고 자명하고 당연한 것에 대해서는 그냥 받아들이자, 너무 의문을 가지고 생각을 많이 하지 말고 이 정도는 누구나 합의할 수 있는 기초적인 상식이자 직관적인 진실이니까 이것을 받아들이고 이것들을 기초로 틀을 위에 세우자 라는 말을 한 것입니다.
근데 위에서 말한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5번째 공리 평행선에 대한 공리는 다소 와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나 봅니다. 저게 완전히 절대적인 진리, 기초적인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에 수학사에서도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나 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자세한 것은 저도 잘 모르겠음!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공리나 정의가 완전히 절대적인가? 이것들이 기초로 된 학문들은 분명 그 기초가 흔들리지 않는 이상 쉽게 변하거나 반박되거나 부정당하지는 않겠지만, 문제는 그 기초가 흔들리는 순간 그 위에 쌓은 성이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는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오컴의 면도날이라고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간단명료하고 단순할 수록 진리에 가까울 확률이 높다는 것인데(전 근데 개인적으로 경험적으로는 맞지만 이걸 과연 증명할 수 있는가, 어떻게 이 말을 많은 사람들이 왜 쓰는가가 궁금하더군요) 말이 짧으면 짧을수록 당연히 틀릴 확률은 적어지겠죠?
말이 많고 뭔가 시도가 많으면 그것으로 인해 실패가 당연히 많이 발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틀릴 확률이 아무리 적더라 하더라도 무한히 많은 말을 하고, 무한히 긴 내용을 설명하면 중간에 어느 한 곳에서 실수가 날 수도 있고 맞지 않는 말이 나올 수도 있겠죠. 그런데 예컨데 "지구는 둥글다" 처럼 굉장히 간단하고 짧고 사실을 그대로 서술한 말은 틀리기가 힘들 것입니다. 만약에 "지구는 완벽하게 둥글고 바다의 면적이 60% 이고 어쩌고 저쩌고~" 라는 식으로 말이 길어지는 순간 틀릴 확률이 높아지고 이상한 소리가 섞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벌써 틀렸잖아요 지구는 타원형이며 바다 면적은 70%쯤 됩니다.
그래서 자명한, 그런 것들을 모아서 공리로 약속을 하고, 그 공리 위에 학문을 쌓아올리면 안정적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직관적으로 경험적으로 당연하다고 함부로 진리라고 하면 안 됩니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우리 입장에서는 해가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고, 지구는 평평해 보이거든요. 때문에 공리를 정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정의나 약속들은 찾아보면 너무 장황하게 길지 않고, 매우 간단한 사실 기초적으로 우리가 누구나 이해하고 쉽게 파악하며 받아들일 수 있는 기본적인 사실이라던지, 앞으로 수학이나 과학을 논함에 있어서 유용한 것들을 잘 정해두면 편리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정의나 공리는 함부로 바뀌거나 휙휙 상황에 따라서 이상하게 뭔가 예외를 두면 안 될 것입니다. 제가 "모든 사람들의 머리카락은 없다" 라고 하는 순간, 여러분처럼 머리카락이 있는 사람들이 반발을 하겠죠?
이때 제가 정의를 고치지 않고 이런 식으로 중언부언 설명을 추가하고 변명이나 회피, 예외를 추가하면 정의의 기본적인 가치 자체가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머리카락은 없지만, 글쓴이나 이 글의 독자는 있긴 하다" 라는 식으로 하면 어느 순간 정의가 굉장히 장황해지고 길어져서 쓸모가 없어질 것입니다.
때문에 적절히 유용하게 우리가 활용하기 위해서, 또한 그것이 사실에 부합하고 경험적인 세계를 적절하게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정의가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엄밀하게 정의되어야 하고,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수학에서도 대부분의 논증이나 식의 전개, 증명을 보면 정의를 가지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정의가 중요하고 함부로 바뀌거나 예외가 있으면 안될 것 같고 실제로 안 그런데 하필 화학1에서 배우는 산염기 정의는 시대에 따라서 휙휙 바뀌는 경향이 보였다는 것이죠. 아니 이건 대체 뭐지?? 왜 정의를 바꾸지? 우리의 경험을 적절하게 설명을 못하는데 어떻게 정의라고 하고 그걸 약속할 수 있지? 여러분도 깨질 약속을 약속이라고 합니까? 전혀 아닙니다 약속은 지켜야 하고 어느 상황에서도 최대한 예외적인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원칙이고 약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화학1에서 산염기 정의를 보면 개인적으로 정의가 3개나 있어서 짜증나는 것도 있었지만, 왜 우리는 과거의 정의를 계속 쓰나, 가장 최근의 정의만 쓰면 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대체 왜 정의가 계속 바뀌고 확장하는가에 대해서 깊은 의문을 품어왔습니다.
이 부분은 좀 깊이 들어가면 과학 철학, 메타 과학에서 논하는 것인데 관심이 있으시면 토마스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라던지 아니면 과학 철학 관련 대학교 수업을 수강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https://ghebook.blogspot.com/2020/02/euclidean-geometry.html
대학교에 오고 나서 이제 좀 표현이 가능해서 교수님들께 물어보았습니다. 산 염기 정의가 계속 바뀌는 것은, 정의가 바뀌는 것이다 근데 정의는 원래 바뀌면 안되는데, 보통 바뀌는 경우는 뭔가 현실에서 안 맞는 일이 계속 발생하니까 그것을 설명하고 포함하기 위해서 바꾸는 것이다. 보통 교수님이 그것에 대해서 저처럼 깊이 생각을 안해봐서 잘 대답을 못해주셨는데 대충 제 생각이 맞다고 공감하셨습니다.
실제로 보면 산염기 정의가 3가지가 자세히 쳐다보면 점점 시대가 지남에 따라서 확장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면 갈 수록 산염기의 정의가 서로 반대되긴 하지만 확장이 되면서 더 많은 경우를 포함하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제가 느낀 점은 이것입니다. 우리는 산염기에 대한 정의를 정하기 이전에 이미 경험적으로 뭐가 산이고 뭐가 염기인지 알고 있었다. 그것을 사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잘 정리하고 그 특징을 과학적으로 끌어들이고 활용하기 위해서 산염기 정의는 계속 바뀌어 온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생각과 달리 정의라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고, 특히 산염기 정의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희미하게나마 산과 염기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사후적으로 분리하고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규칙을 마련하고 정의를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이 유기화학 시간에 공부를 하게 된다면 이 산염기 개념에서부터 다양한 유기 물질들의 합성과 반응 속도 등에 대해서 배우게 될 것입니다. 다행히 산염기 정의 3가지가 전부 등장하지는 않고 주로 브뢴스테드 로우리 정의를 가지고 쓰는데요 그렇다고 그것만 쓰는건 아니라서 공부할 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생성형 ai가 답변과 설명을 잘 해주었는데, 우리는 교과서에서는 항상 정의를 먼저 배우는데 문제는 정의를 왜 그렇게 정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메타적인 이유와 당시 역사적 이유를 잘 모르고 지나갑니다. 물론 대부분의 정의는 바뀌거나 뭔가 확장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유일하게 화학1에서 보니까 산염기 정의는 무려 3개, 대학교에 오면 또 더 다양한 산염기 정의가 등장합니다.
그래서 전 느끼기에 우리는 사전적으로 정의를 언어로 정리하기 이전부터, 산염기를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고(맛이 어떠하다던지 냄세가 이상하다던지, 비슷비슷한 특성을 가졌다던지 등등) 그것을 사후적으로 설명을 하기 위해서 산염기를 정의했는데, 문제는 이후에 산으로 정의한 것을 초과하는 새로운 물질이 산의 특성을 가진다면 어떻게든 산으로 편입시키기 위해서 정의와 규정을 확장하거나 변형시켜야 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처럼, 누군가가 선구적으로 나서서 산염기에 대한 정의를 정립하였다 -> 그것을 통해서 물질들을 모두 분류하였다 가 아니라, 모든 물질들이 경험적으로 공통적 특성에 의해서 구분이 어느 정도 되어왔다 -> 그것을 좀 잘 설명하고 객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정의를 들여왔다 라는 순서가 뒤바뀌는 일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단지 교과서에서 무조건 정의를 먼저 배우고 그러고 나서 물질을 분류하는 문제 등을 풀게 되니까, 이런 생각을 못했고 저도 뭔가 문제 의식은 느껴왔지만 말로 표현하기가 참 애매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산염기는 완전히 정리가 되기는 앞으로도 힘들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산염기의 구분 자체가 상대적인 반응성, 그러니까 산이랑 염기가 반응하면 보통 물이나 염 등이 발생한다더라~ 등의 경험을 통해서 산염기를 구분하려고 했지, 무슨 성경에 나와서 산에서는 무조건 H+ 이온이 튀어나와야 하고, 거꾸로 염기는 그것을 받아줘야 한다! 라고 누가 확실하게 증명하거나 완전히 정립하거나 절대 반박 불가능한 형태로 만들어두지 않았거든요.
보통 우리가 산염기를 생각하면, 서로 만나면 중화되고 어떤 특성(보통 수소 이온의 농도)이 약해지거나 뭔가 새로운 물질이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산염기를 정의를 했는데, 이번에 새로운 물질이 산과 반응해서 물이나 염이 나왔는데 문제는 이 물질은 기존의 염기 정의에 들어맞질 않네? OH- 같은 이온이 전혀 없는데 어떻게 설명하지? 해서 상대적으로 그 반응 과정을 유추하고 정의에 새롭게 편입시킨 것 같다는 것입니다.
참 간단하고 어쩌면 누군가는 의미가 없다고 말할 문제를 길게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평소 고등학교까지 배우는 것과 달리, 정의라는 것은 계속 흔들리고 또 그 정의가 흔들리는 정도에 따라서 과학이 아니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생물학은 워낙 변동성과 유동성이 크고 그 자체로서 예외적인 변수가 너무나도 많기에, 생물학이 어떤 법칙이나 규칙에서 벗어나는 일이 많다보니까 생물학은 수학이나 통계학처럼 엄밀한 법칙에 따르는 과학이 아니라는 비판이 있기도 합니다. 비판이라기 보다는 비난에 가까운 면도 있지만요.
지능에 대한 정의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우리는 뭔가 어렴풋이 똑똑한 사람, 이상한 사람, 머리가 안 좋은 사람을 나누긴 하고 있지만 그것을 정확하게 나누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현대에서는 계속 비판받는 IQ검사도 과거 1900년대에는 그것이 완전히 절대적인 기준으로 평가받아서, IQ가 높은 사람들끼리만 자손을 낳자는 우생학이 미국에서 시작되기도 하였습니다. 웃긴게 나치가 나중에 우생학을 변명할 때 사례로 든 것이 미국이었을 만큼 오히려 미국에서 IQ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이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뭔가 영특함, 재능이 있음, 똑똑함, 머리가 좋다는 것을 사후적으로 표현하고 나름 우리의 경험에 끼워맞추려고 IQ라던지 다중 지능 이론을 통해서 그 사람의 능력치를 객관적으로 분석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죠. 하지만 제가 생각할 때 지능은 아마 영영 완전히 계산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완전히 계산이 안된다는 것은 결국 정의를 하기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고, 그 이유가 단지 그 당시에 사람들이 아는 똑똑한 사람의 기준이나 경험적인 것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죠. 지능을 우리가 지금 당장 절대적으로 IQ라고 정의하는 순간, 이 정의는 계속 흔들리고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IQ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되는 다양한 똑똑한 사람들, 뛰어난 사람들,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충분히 다양하게 있기 때문이죠.
또한 정의가 너무 당연한 감각과 경험을 위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리1에서는 우리가 '파동이 발생할 때 매질은 전달되지 않는다' 라는 말을 보고, 아니 파도를 보면 매질이 엄청나게 이동하는 것이 당연하게 보이는데 왜 파도를 파동이라고 하는거지? 라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과학 선생님은 중학생이던 저에게 '과학은 예외가 너무나도 많거든' 라는 식으로 얼버무렸었는데 다소 무책임한 답변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건 다소 다른 이야기인데 우리가 배우는 교육 과정 특히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의 과정은 이 세상을 전부! 설명하거나 해설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기에 대학교 수준에 맞지 않는 내용을 가르친다거나, 아니면 위와 같이 직관적인 현실에 위배되는 잘못된 내용에 대해서도 그냥 받아들이셈~ 하고 써놓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한 애매모호함, 학생들이 고등학생 수준에서 배웠으니 딱 고등학생까지의 지식을 출제 범위로 해야 하느냐 vs 수능은 확실하고 일반적이며 엄밀한 법칙과 사실을 중심으로, 누구나 풀었을 때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라는 주장이 대립됩니다. 아무래도 후자가 압도적으로 큰 것 같습니다.
확실히 저도 수능 물리1에서 풀었던 문제들을 살펴보면, 파동에서는 절대로 매질이 움직이지 않는다, 중학생 때 배운 것처럼 파동이 발생하는 것의 대표적인 예시가 파도인데, 파도에서는 매질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선지가 나온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위의 설명처럼 좀 더 넓은 범위에서, 고등학 교육과정에서 배우면 파도는 분명히 파동이긴 한데 매질 이동이 있거든요. 수능에서는 절대로 정립이 덜 되었거나 누구라도 과학적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애매한 선지를 내질 않습니다.
.... 산염기 정의 말하다가 고등학생 때 정의와 엄밀한 개념에 대해서 혼란을 겪었던 것에 대해서 좀 길게 쓸데없이 썰을 풀었는데요, 이런 것을 보면 정말 정해진 시험에 맞지 않는 성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어 보이거나 직관이나 경험에 충돌하면 계속 의문을 제기하는 제 스타일은 수능식 문제 빨리 풀기보다는 연구자적 성향에 더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ㅋㅋ
반면 수학은 상대적으로 정의나 공리에 대해 절대적이고 완고한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대부분의 증명이나 논리에서 정의를 바탕으로 시작되는 일이 많기에 정의가 애매모호하거나 불분명한 경우는 거의 안보이더군요. 어쩌면 과학과 수학도 이분법적으로 뭐가 과학이고 뭐가 비과학이고 이렇게 나뉘는 것이 아니라, 스펙트럼처럼 정의와 개념이 엄밀한 분야가 있고 덜 엄밀한 분야가 있나 봅니다. 그런데 한국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그걸 안가르쳐주다 보니까 제 스스로 이런 문제 의식이 생겼을 때 해소하질 못해서 참 답답했던 기억이 많이 나네요.
혹시라도 저와 비슷한 문제 의식을 느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제 인날 때가 댓다
-
꾸밈없이 unlock 누가 뭐라 해도 do 느껴봐 me now
-
내가 하는 일 중 가장 생산적인듯 돈도 돼 뿌듯도 해 도움도 돼 그냥 인생 루틴에...
-
유튜브 보는데 스샤 설의23학번 세로님 24수능 현장응시 해서 언매95점 수학97점(3번틀) 하셨네
-
2024수능 언 미 영 지1 물2 3 1 1 1 3 2025수능 언 미 영 화2...
-
돈이없어 잇올도 겨우가는데 하..
-
적분 7
-
할게많다 0
돈은 티끌모아티끌인데 해야하는건 티끌모아태산
-
최대최소 문제가 너무 많은거 아니냐
-
적분 0
-
이 글을 보고 아시는 게 있다면 조언 한마디라도 간절히 부탁드려요 극단적인...
-
마시고 죽자 2
-
고2 자퇴생인데 지금까지 국어 공부라는걸 공부 해본적이 없어요. 올해 고3 3모...
-
6모 기대된다 2
두근두근
-
반수생 확통런 2
종강하고 반수 시작할 것 같은데 sky 문과 목표면 확통런 하는거 어때보임? 작수...
-
알바옴 2
돈벌기!
-
올해 불국어 10
걍 ㄹㅇ
-
최대한 방학때 영끌하고 학기중엔 많이 일하고 싶진 않음... 원래 나름 좋아하는...
-
외모는 농어촌 정시 최저 수준이라 보면됨
-
이감 시즌3 1,2,3 100 97 95 상상 시즌3 2,3 89 95 이정도면 국어황 ㅇㅈ??
-
ㅋㅋㅋㄱㅋ 0
언조비카이
-
금테 좀 다시 찾자...
-
솔직히 진짜 6
6 9에 비해 수능 성적이 안 나왔으면 한 번 더 해봐도 되는 거지?
-
지금 수1수2 미친기분 기본편 끝냈고 미친개념 하는중인데 너무 어려움 ㅅㅂ 풀 수는...
-
참 1
참참!
-
수학 개때잡(수12,확통)---> 35일(지수로그중) 취집공(실전개념) 여름...
-
ㅇ
-
흠
-
개웃기네 ㅋㅋㅋ 3
또라이 기질은 역시 에밀신 ㄷㄷ
-
김승리쌤, 김동욱쌤 중 독서에 도움 많이 받아보신분 있나요?.? 2
커리 쭉 따라갈거같은데 두 분중 어떤분이 좋을까요?.? 강민철쌤은 미시독해보단...
-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제가 확통을 알아서 그런거 같긴 한데 과기지문이 너무...
-
나다. 3
안녕
-
자야됨 2
제발
-
이번주꺼 나가면 8개임
-
국어 불독서 미기확 압도적 표점차 영어 1등급 7% 이상 과탐 낭낭한 표점과 백분위
-
안그러면 이해안됨 초반부가
-
킬캠등급? 3
1회 84 (15 22 28 29) 2회 84 (21 22 28 30) 미적인데...
-
아싸리 애니볼까요
-
자자..
-
코와이노..
-
나오늘밤샐듯 3
내일도 낼모레도 글피도 수능전날도 수능날도 대학가서도 대학졸업해서도 죽을깨까지
-
한 시리즈가 마지막이라는게 믿기지않는다.. 톰 크루즈 형님 혹사당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
점점 안 옴
-
국어 ebs 1
유대종 vs 김승리
-
D-9 1
뇽뇽
-
설공 입결 3
정말 순수한 궁금증 때문에 그러는데 서울대 윗공대 (전컴 제외) 면 정시 기준 입결...
-
오시미 슈조 2
를 동경해야 할까
-
소름돋은 일 4
편의점 알바가 뜬금없이 "약 드셨어요?" 이랬음
-
특 안매움
-
사는 게 나을까요?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