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월 [1360865]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5-05-15 12: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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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작년 문학 만점자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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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많이 깁니다

문학에서 중요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부 풀어내었으니

천천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월입니다




[국어학습총론] Part. 2의 두 번째 글


[수능 문학 총론]으로 인사드립니다


원래 비문학 칼럼이 먼저였으나


문학에 대한 고민들이 더 많으실 듯하고


제가 드릴 수 있는 이야기도 많을 것 같아


조금 순서를 바꾸어 보았어요




저는 작년에 시행된 세 차례의 평가원 시험에서


문학을 단 한 문제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상당히 긴 글이 되겠지만


문학이 고민이시라면 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바로 시작합니다






1. 공감과 이미지화




비문학은 잘 푸는데 문학에서 시간이 끌리는 분들이 계시죠


이상하게 문학은 모호하게만 느껴지는 분들이 계세요


정답이 딱 떨어지지 않는다고 느끼시곤 해요




저는 이것이


문학을 비문학처럼 읽고 풀이하려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드라마나 책을 보실 때 어떻게 하나요?


혹은 노래 가사를 보실 때는요?


나오는 표현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문장을 끊어서 인과 관계를 살피고


그렇게 텍스트를 해체하시나요?




정상적인 사람은 그렇게 읽지 않겠지요




저것들이 문학 작품과 크게 다를까요?


그렇지 않아요


이들은 공통적으로 인간의 삶과 마음을 반영하며


논리보다는 감정에 가까운 텍스트이지요




문학은 정보의 나열이 아닙니다


문학 독해에서 중요한 것은


분석적인 시각도, 구조 분석도 아니에요




공감, 그리고 이미지화




저는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수능 문학은 단순히 정보를 정리하고 찾는 시험이 아니라


이해하고 공감하며 풀이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이는 비단 제 개인적인 관점이 아니에요


평가원의 성취 기준표에는


문학 교과 성취 기준에 다음과 같은 항목이 있어요



"문학의 본질: 문학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며 정서적·미적으로 삶을 고양함을 이해한다."



다시 강조할게요


문학은 단순히 등장인물에 대한 정보의 나열도


사건에 대한 논리적 전달도 아니에요


문학은 인간의 삶과 세계의 반영이며


그것에 공감하고 녹아들 때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어요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늘어놓았으니


이제 제가 강조하고자 하는


공감과 이미지화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공감이라는 것은 사전적으로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자기도 그러하다고 느끼는 것“



문학 작품을 독해할 때에는


비문학처럼 논리 전개에 집중하기보다는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에게 공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설이나 극이라면 등장인물이


운문이라면 시적 화자가 되겠지요


그저 밋밋하게



“이 사람이 이러이러한 사건을 겪고 저러저러한 반응을 보였어“



가 아니라



“이 등장 인물은 저러저러한 반응을 보이고 있네?


왜일까? 그래, 이러이러한 사건 때문이겠지. 나라도 그럴 것 같아


슬프고 억울하고, 한편으로는 원망할 사람이 필요하겠지“



와 같이, 그 인물이 정말 우리가 사는 세계 속의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이입하고 공감하며 읽으라는 말씀이에요




사실 여러분은, 이것을 아주 잘 하고 계십니다


누구나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잖아요?


누구나 재미있는 소설이나 웹툰을 읽어본 적이 있겠지요


그런 일상 매체를 접할 때는 다들 잘만 하는 공감과 이입


그리고 이에 입각한 개연성 있는 상황 해석 능력을


시험지만 받으면 모두 저 멀리 던져버리고


이상한 생각에 빠지곤 해요


드라마였다면 "와, 저 사람 참 화가 많이 났겠네, 그럴 만 하지"


하며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장면을


시험지를 풀이하실 때에는


"이건 화를 내는 게 아닐 수도 있지 않아? 그럴 수도 있잖아?"


라며 이상한 포인트에 꽂히거나 맥락을 못 잡아요




설명이 길었지만 핵심은 간단해요


시험지에 나오는 작품, 대단한 명작만이 문학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것이 문학이고


문학은 우리 삶과 인간 심리의 반영이에요




그것을 읽고 해석함에 있어서


우리는 정보를 뒤지고 논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고, 이해하며,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해석을 해야 해요


소설이라면 화자의 상황과 심리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운문이라면 화자가 무엇에 갈등을 느끼고 있는지에 집중하세요




이것만 잘 이루어져도 문학을 읽는 눈이 달라지고


문학 작품을 정말 "이해"하고 푸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이미지화라는 것은 문학 작품의 장면을


이미지로 떠올리는 것을 의미해요


주로 현대시를 읽을 때 적용 가능한 방법이에요




시를 갈등의 나열, 표현법의 집합, 심상의 모임


그런 방식으로 분석하려 하지 마세요


표현법은 문제 풀 때 돌아가서 확인하면 되는 거에요


시의 장면을 상상하고, 떠올리고, 이미지화해서


그 상황과 화자의 심리에 최대한 동화되는 것이 중요해요


깊은 이해는 문제 풀이 속도를 극단적으로 올려 줍니다






2. 언어의 의미, 맥락에서 결정된다




문학에서 주의해야 할 중요한 태도 한 가지를 짚어볼게요


사실 문학뿐만 아니라 독서에서도 견지해야 할 태도랍니다


바로, "언어의 느낌에 꽂히지 말 것"이에요




예를 들어, 다음의 단어를 보아요


"변질되다"




변질


이 단어는 왜인지 부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답니다


"음식이 변질되었다"와 같은 맥락에서 많이 쓰이니까요


그러나, "변질"은 국어적으로 중립적인 단어이며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지 않아요



따라서,


"가치관의 변질"이라 하면, 그것이 반드시


"좋지 않은 방향으로 변화하거나 훼손됨"을 의미하지 않는 것이죠


그냥 방향성이 "달라지는" 것일 수 있어요




또한, "이 나쁜 녀석아!" 라는 말을 떠올려 보아요


이건 무슨 의미를 가질까요?


정말 상대가 너무나 나쁜 사람이라서, 원망하는 말일까요?


발화자의 태도는 적개심과 원망이라고 단정할 수 있나요?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갑자기 연락이 끊겼던 절친을 다시 만났다면


"이 나쁜 녀석아! 무슨 일 있었어? 걱정했잖아"


라는 맥락으로 쓰일 수 있겠지요


여기서 나쁜 녀석이라는 표현은 애정과 걱정이 담긴 말일 수 있어요




위 두 가지 예로부터, 각각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어요



1. 단어가 주는 "느낌"으로 단어의 뜻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2. 언어의 의미는 맥락 의존적이며 상황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



1번은 독해 자체를 망칠 수 있는 아주 크리티컬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어떤 "단어"가 주는 느낌에 꽂혀 버리는 순간


중립적인 표현을 편향된 시각에서 바라볼 위험이 생겨요


독서에서도, 문학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사실 기출을 꼼꼼히 공부하신 분들이라면


제가 든 예시를 보는 순간 떠오르는 기출 문제가 있어야 합니다


230931, 최인훈의 [크리스마스 캐럴 5] 이죠


3번 선택지를 주목해 주세요



독해의 과정, 그리고 31번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산책이 "변질"되었다는 내용을 마주하게 되지요


여기서 "변질"을 "부정적"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보게 되면


작품 자체를 오독할 위험이 생기며 31번 문항을 틀릴 확률이 커져요


물론 이 문항의 정답률이 그리 낮지는 않습니다만


단어의 느낌에 꽂히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기에는 좋은 기출이에요




기억하세요, "단어가 어떤 느낌을 줄 때"에는


그것이 정말 그 단어가 내포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막연한 "느낌"에 불과한 것인지 살펴야 해요




2번은 주로 문학에서 문제가 됩니다


문학에서 등장 인물의 행동과 발화를 분석할 때


단편적이고 절대적인 시선에서 바라보시면 안 된답니다


같은 발화라 해도 어떤 상황, 어떤 심리에서 나왔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질 수 있고


특정 선택지의 정답 여부도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3. 문학 문제 읽는 순서: <보기>의 활용




문학에서 많이들 하시는 고민이 있어요


지문을 먼저 읽을까, 문제를 먼저 읽을까




제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풀이 순서를 소개해 드릴게요


간단히 정리한 다음 하나하나 살펴봅시다



1. <보기>를 읽는다

2. 지문을 이해한다

3. 문제를 풀이한다



1번, 보기를 먼저 읽습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아무 보기나 먼저 읽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문학 보기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해석에 관한 보기"입니다



이 작품은 어떠한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어떠한 사건의 흐름이 나타난다

이 작품에서는 어떠한 모티프가 활용되었다

이 작품은 산업화 시대의 속물적 인간형을 다룬다



이러한 유형의 보기는 작품 해석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며


반드시 작품을 읽기 전에 읽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두 번째로, "작품과의 관련성이 약한 보기"가 있어요



문학에서 사용되는 특정한 표현 방법에 대해 논한다던가

어떤 사물이나 정서에 대해 논한다던가



이런 보기들은 문제를 내기 위해 제시된 경우가 많아요


미리 읽는다고 해서 작품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죠


이런 유형의 보기는 굳이 먼저 읽을 필요가 없어요




따라서, 일단 문학 세트를 마주하면



<보기>를 빠르게 스캔하며 어떤 내용인지 슥 훑어보고

작품 해석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 꼼꼼히 먼저 읽고

그렇지 않으면 바로 지문으로 들어가는거에요



이 감각은 반복적인 기출 학습을 통해 길러야 합니다


칼럼을 읽다 보면 "기출 학습을 통해 익혀야 한다"고 하는 것들이 정말 많지요


그래서 기출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거에요


시리즈의 첫 칼럼, 국어 기출 학습법을 읽지 않으셨다면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링크> [칼럼] 국어 기출 학습법(1) | 오르비)




다음은 2번, 지문을 읽는 단계에요


문제를 먼저 읽고 발췌독을 한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전 그렇게 풀지 않고, 그것을 추천하지도 않아요


물론 필요한 부분을 딱 딱 골라낸다면 아주 빠르겠지만


그렇게 할 수 있으리란 법이 없기 때문이에요




살짝 제 이야기를 해 보자면


저는 작년에 시행된 세 차례의 평가원 시험에서


문학을 단 한 문제도 틀리지 않았고


대부분의 사설 모의고사와 평가원 시험에서


10분 이상 시간이 남습니다


제가 작품을 건성으로 읽거나 발췌독을 할까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과감한 손가락 걸기(링크> [칼럼] 수능 국어의 "필수" 스킬 | 오르비)와


뒤에서 다룰 "예측하며 읽기"를 통해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풀어내기 때문이지요




마지막으로 3번, 문제를 풀이하는 단계에요


1번과 2번을 제대로 했다면


대부분의 문제는 아주 빠르게 쳐낼 수 있습니다


작품의 정서나 작품 속 사건과 부합하는/부합하지 않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인 내용을 바탕으로 망설임 없이 찍을 수 있어요


마치 작품 속 사건이 내가 직접 겪을 사건인 것처럼요 


그리고 잘 풀리지 않는, 아리까리한 문제를


고민도 하고, 지문에서 근거도 찾아 보고, 소거도 해 보며


풀어내시면 됩니다




헷갈리는 선택지를 처리하는 팁에 대해서는


상위권을 위한 칼럼


[국어학습총론] Part.3에서 다룰 생각이에요

이건 아마 6월 모의평가 이후가 될 듯싶습니다






4. 여러 번 말하는 건 이유가 있다




문학 작품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 있어요


작가가 강조하고 싶어하는


작품의 정서가 집약되었거나 사건의 핵심이 되는


혹은, 출제자가 주목하는 포인트에요


그것을 어떻게 쉽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간단한 문제랍니다


우리가 어떤 내용을 친구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게 우리가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하나요?




그렇죠


말하고, 또 말하고, 문자로 한 번 더 보내 놓고


여러 번 반복하게 됩니다




수능 국어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작가가, 혹은 출제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작품에서, 혹은 <보기>에서 여러 번 반복될 수밖에 없어요


220627 김시습 [유객] 외 2편, 27번 문항의 [보기]를 볼게요


이 짧은 텍스트에, "공간"이라는 말이 도대체 몇 번이나 나오나요?


무려 8번 등장합니다


공간으로 뭔가 문제를 구성하려 했고


이에 맞춰 쓴 <보기>에는 "공간"이라는 말이 반복될 수밖에 없지요


작품 해석과 직접 관련된 보기는 아니지만


대충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공간"이 매우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공간에 집중해서 작품을 읽어야 한다는 점을 미리 파악할 수 있겠지요


같은 시험 34번 문항의 <보기>도 살짝 보고 넘어갑시다


역시 얼마 안 되는 텍스트이지만


슬쩍 훑어 보는 것만으로도


"결핍"이라는 말이 머리에 남습니다


왜 남을까요?


반복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이 지문 세트의 작품들은


무엇이 "결핍"되었고 이러한 상황에 대한 화자의 반응은 어떠한가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해석이 잘 되지 않을까 싶어요


문학에서 출제자가 말하고 또 말해주는 것


이제는 그 중요성을 아시겠지요?




여기서 살짝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현대시는 기본적으로 결핍을 전제하지요


물론 모든 시가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수능 현대시"로 그 범위를 한정한다면


현대시는 결핍의 문학이에요




시에 등장하는 화자는 이상적이고 행복한 상태에 있지 않아요


항상 무언가 부족하고


무언가 불만이고


무언가 괴리를 느끼고 있지요




그리고 그러한 결핍과 불만의 원인


몇 가지 전형적인 울타리 내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요






5. 예측하며 읽기: 문학의 울타리




문학의 세계는 넓고 그 해석도 너무나 다양하고 깊어요




하지만, 적어도 수능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우리가 맞닥뜨려 풀어내야 하는 작품들은


비교적 그 한계가 명확하다고 볼 수 있어요




저는 이것을 수능 문학의 울타리라고 부릅니다




끝없이 펼쳐진 드넓은 들판에서 무언가를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목표하는 무언가가


"이 범위 내에 존재한다"고 알려주는 울타리가 있다면


상황이 많이 다를 거에요




일정 수준 이상의 문학 기출 학습이 되어있는 분이라면


수능 문학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을 받아보셨을 거에요




고전 소설을 떠올려 보아요



왠지 모르지만 고전 소설 속 능력있는 여성들은 다 남장을 해요

그러다가 또 임금한테 가서 스스로 고백하고 용서를 구해요


왠지 모르지만 고전 소설 속 비범한 인물은

혼자서는 뭘 하지를 못해요

조력자, 그것도 왜인지 항상 하늘에서 내려온 도인의 도움을 받아요


왠지 모르지만 고전 소설 속 남녀 관계에는

항상 고위 관리가 끼어들어요

그리고 여자는 정절을 지키고 결국 사랑을 이뤄내지요



각각 남장 모티프, 이인 모티프, 관탈민녀 모티프에 해당하죠


고전 소설은 이렇듯 특정한 모티프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해요




고전 시가는 어떨까요?



고전 시가에 나오는 사대부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자연 속에서 살고 싶어하며 속세에 염증을 느껴요

그러면서도 종종 정계에 대한 미련을 드러내기도 하지요

혹은 유배를 당해 임금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임"으로 표현되는 임금이 자신의 억울함을 알아 주기를 바라요



고전은 원래 그런 것 아니냐고요?




현대 작품으로 넘어와 볼게요



현대시의 화자는 항상 뭔가 불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그리 다양하지 않아요

산업화와 인간 소외

현대 도시 물질 문명의 병패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사랑, 희생, 헌신)

혹은 민족 분단의 현실



기출을 어느 정도 공부하셨다면 고개가 끄덕여지실 거에요


몇몇 작품들이 예시로 떠오를지도 모르겠네요




이렇듯, 문학, 적어도 "평가원 문학"에서 다루어지는 작품들은


일정한 울타리 안에서 돌고 도는 경향이 있답니다


따라서, 문학 기출 문제를 반복적으로 학습하다 보면


이러한 "울타리"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게 되지요




수능 문학의 울타리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면


이제는 그것을 독해에 적용할 차례입니다


그 방법은 전혀 특별할 것이 없어요


작품의 <보기>와 작품의 제목을 잘 읽고


이로부터 이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 예측하는 것이지요


드디어 이번 챕터의 키워드가 등장했어요




"예측"입니다




제 문학 독해 속도의 비결은 이러한 "예측하며 읽기"에요


좀 속된 표현으로 "본거또보고"의 느낌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고전 시가를 읽어요


그런데 <보기>에서, "임...유배...음해...억울..."이런 키워드가 "슥" 보여요


그러면 저는 생각하는 겁니다


"아, 이자식 이거 또 유배 당했네. 대충 이유가 뭔지나 한 번 보자"


예측이 적중하는 순간, 작품을 읽는 속도가 정말 빨라집니다




길게 풀어서 설명했지만, 핵심은 정말 별 거 없습니다


핵심만 강조하면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어요




수능 문학 풀이 속도의 핵심은 익숙함이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에 완전히 익숙해진다면

새로운 작품도 충분히 일정 수준 이상, 빠른 속도로 읽어낼 수 있다 






6. 최근의 국어: 울타리를 넘어라




이쯤 읽으면서 불편하실 분들이 있을 거에요


특히 어느 정도 국어 실력이 있으신 분들이요



"아니, 이해와 공감이 문학의 본질인 것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느낌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도 맞지

근데, 그걸로 '잊잊잊'이 풀려? 요즘은 그런 거 다 소용 없지 않아?"



맞는 말씀입니다


요즘의 출제 경향은 말 그대로 "아무거나 내고 있는" 느낌이고


지금까지 적은 내용으로 수능 문학을 정복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술한 내용들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죠


어찌 되었든 그런 예외적인 작품은 한 시험에 나와 봐야 한 작품 정도이고


일반적인 출제 경향을 따르는 문제부터 빠르게 맞혀 낸다면


허를 찌르는 지문 세트를 뚫어낼 시간이 생길 테니까요




지금과 같은 출제 기조에서, 저는 다음과 같이 첨언하고 싶어요




"울타리의 도움을 충분히 받으세요.


그러나, 울타리에 갇히지는 마세요."




우리는 평가원 문학에서, 심지어는 수능장에서


우리가 열심히 공부해온 기출의 기조에서


완전히 벗어난 작품을 만날 수 있어요


분명 현대시인데 화자가 갈등 없이 "너무 행복해"라고만 외치는


그런 이상한 작품이 나올 수도 있어요




이런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어, 내가 알던 것과 다르잖아?"하며 당황하지 마시고


갈고닦은 일관적인 태도를 통해 그 이외의 작품을 빠르게 풀어낸 다음


울타리 밖으로 한 발짝, 나서보는 거에요




모든 것에 적용 가능한 절대적인 풀이 방법 같은 것은 없어요


국어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항상 새롭고 낯선 것을 마주치게 될 것이고


익숙함에서 확보한 시간을 투자해서


그 문제마저 담담히 맞혀내면 되는 거에요






7. 문학에서 선지를 대하는 태도




이전 칼럼에서 간단히 다룬 내용이지만

(링크> [칼럼] 수능 국어의 "필수" 스킬 | 오르비)


중요하니 한 번 더 강조해 볼게요



"문학"에서 "가장 적절한" 것과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를 때

1번 선지가 틀린 것은 알겠는데, 2번도 이렇게 생각하면 틀린 거 아니에요?"



이런 쓸데없는 고민에 빠지는 분들이 계세요




본질적인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문학은 "해석의 자율성"이 있어요


즉, 이전까지 그 누구도 그런 해석을 한 적이 없다 해도


충분히 "개연성있는" 해석이라면


그것 또한 하나의 새로운 해석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평가원은 문제를 내는 기관일 뿐이고


"수능 문학에서만 해석상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고 교과서의 해석만을 따른다"


이럴 수도 없는 노릇이에요




그렇기에, 평가원 문학 문제에서



"적절하지 않음"의 판단 기준은

"적절함"의 판단 기준보다 훨씬 엄격합니다



어떤 선택지의 해석이 "그렇게도 생각해줄 수 있다"면


만약 다른 어떤 해석에서는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시면 안 됩니다


"적절하지 않은" 은 전혀 개연성이 없는


작품의 정서에서 완전히 벗어난


혹은 <보기>에서 제시한 해석의 방향에서


완전히 탈선한 선지에만 해당해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이건 수능 문학 문제를 대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태도이고


여러분을 쓸데없는 고민에서 끄집어내어 줄 수 있는


강력한 생각의 도구입니다




기억하세요




수능 문학에서 "그렇다고도 봐 줄 수 있다"면

그건 "적절하지 않다"고 할 수 없습니다






8. 문학 EBS학습법




국어 연계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문학일 거에요


간단히 문학 EBS 학습에 대한 팁을 전해 드리며 글을 마치도록 할게요




첫째, 9월 모의평가 이후부터가 "진짜"입니다


물론 꾸준히 학습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기출 분석과 독해 연습에 집중할 시간에


과도하게 EBS에 몰입하는 것은 비효율이에요


그리고 지금 본 것이 수능장에서 기억날 리도 만무합니다




중요한 작품을 뽑아 거의 내신 공부하듯 익숙하게 공부하는 것은


9평 이후에 진행해도 늦지 않아요


그때 본 건 수능장에서 확실한 도움이 됩니다




둘째,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세요


학교에서, 혹은 학원에서 식사 시간 후에


뭔가를 붙들고 공부하기에는 힘든 시간이 있잖아요


그 시간에 한두 지문씩 꾸준히 학습하는 것이 좋아요


제 경우는 밥을 먹으며 EBS 문학 작품 정리 강의를 듣기도 했답니다




셋째, 과몰입하지 마세요


위에 드린 말씀과 겹치기는 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출 분석과 실전 연습이에요


국어 점수가 잘 오르지 않고


시험에서 문학이 잘 안 읽힌다고 해서


EBS 학습에 몰두하여 익숙함을 극대화한다는


말도 안 되는 전략을 세우시는 분들이 있어요


절대, 절대로 비추합니다


제가 웬만해서는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을 안 하는데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여 드리는 말씀이에요




이외에 갈래별 자세한 학습법에 대해서는

Part. 1의 칼럼 (링크>[칼럼] 국어 연계 학습법 | 오르비)

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으로


국어학습총론 Part. 2 [수능 문학 총론]을 마칩니다


어떻게든 6월 모의평가 전까지


총론 파트 2를 마무리하도록 해보겠습니다




파트 3는 백분위 96 이상에 자리잡은 분들이


안정성을 높이고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한 인사이트를


아주 짧게 풀어내는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니


파트 2의 완결과 동시에 국어학습총론은 사실상 막을 내립니다


이 글이 문학으로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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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10,000

  8. 5,000

  9.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