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91, 삼수기록 #100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3060492
연휴 마지막날, 오늘은 가야지 하면서도 무언가 공허한 마음에 학원이 아닌 공원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뒷산이라 불러야하나 구릉산이라 불러야하나, 도로로 둘러쌓인 곳에, 애매한 높이의 산으로 둘러쌓인 곳에 꽤 큰 공원이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다듬어지지 않은 길을 걷고 싶었습니다. 나무로 된 계단도 신통치 않아 일부러 흙길을 밟으며 걸어갔습니다. 산길은 꽤나 험했습니다. 그리고 꽤나 높았습니다. 정자가 있었습니다. 걸어가다보니 끝에는 나무로 된 정자가 있었습니다. 위에서 보니 결국 어떤 길로 오든 이 정자를 향하던 것이었습니다. 괜히 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무 계단을 타고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공허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괜히 샛길로 틀어 뛰어 내려갔습니다. 중간엔 어느 장소로 이어지는 길이 있었습니다. 무언가에 홀린듯 그 길을 따라갔습니다. 돌길을 따라 푸른 습지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습지엔 배수관이 있고 황토길을 나누는 돌이 박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웠습니다. 어쩌면 걸어온 산길보다 아름다웠을 지도 모릅니다.
그곳에도 정자가 있었습니다. 공원 한가운데에, 지붕도 없이 그저 평평한 판자와 같이. 그래서 이번엔 눈을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잠시 앉아서 쉬기도 했습니다. 그제서야 주변 풍경이 천천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모든 길이 이 곳에서 뻗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웠습니다. 잠시 생각에 빠진채 동시에 무언가를 망각했습니다. 그러다 아차차하고 시계를 바라보니 이제는 집에 돌아가야 할 때였습니다. 그러나 괜찮았습니다. 시작을 알았기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오르비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도를 넘었다는 생각 안 드십니까? 3
평소에 오르비를 눈팅만 하던 사람입니다만 도저히 작금의 상황에 개탄을 금할 수가없어...
-
뭐 어제 사촌동생 글이 좀 올라오는데 무슨 일인가요? 11
뭐가 뭔지 잘 모르겠네요.
-
하 수능마려워 2
자글에 끌려다니는거 무지개같다
-
10일 제한 이 씨발
-
네이버카페까지 따지면 기타 코드얻으러 카페들어갔긴 함 4
아저씨들 굉장히 친절하심 13살의 내가 쫄래쫄래 알려달라하니깐 잘알여주심
-
어카노
-
축?하
-
생윤 정법 암기량 혐오스럽고 설연 가야 해서 경제 땡기는데 하지 말라고 좀 패주세요...
-
안녕하세요 현 고3인데 1,2학년때 집안사정으로 인해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
오늘을 살아갑니다.
-
N제 3
현재 엔티켓1 다 풀었는데 엔티켓2할까 하사십할까 뉴런 할까 드릴할까 추천 좀
-
DAY1:...
-
뭐가 얼마나 더 어렵다고 보시나요 올려보신 분들
-
인생 첫 커뮤 4
오피지지
-
미소녀 5
귀여웡
-
편의점 카페인 음료 1, 2티어에 뭐뭐 있나요?
-
밀려오는 콘텐츠들
-
이원준 들을까 7
여기도 그렇고 학교도 그렇고 잘하는 애들이 다 이원준 듣네..
-
부모님께서 6월 중순쯤 4박5일로 해외여행 가자하시고, 친구들은 6월 말쯤 1박2일...
글이 잘읽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