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난으로 알아보는 문학 보기 문제의 방향성 - 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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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칼럼으로 찾아뵙는 Si vales bene, valeo입니다.
오늘은 모두가 아는 만화 명탐정 코난을 통해 문학 <보기> 문제 풀이 방향성을 간단히 설명하고, 이를 작년 수능 현대시 25번에 적용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보기> 문제를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사실 <보기> 문제는 문학에서 가장 쉬운 문제입니다. <보기>와 지문만 올바르게 읽는다면
이렇게(?) 누가 보더라도 수상한 선지를 하나씩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풀이의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문을 정리하자
2. <보기>의 관점을 정리하자
3. 1,2번을 바탕으로 용의자를 추리자
4. 추리 완료!
1. 지문을 정리하자
범인을 추리하려면 범행 현장과 상황을 알아야 합니다. 범행에 대한 정보도 없이 찍어서 범인을 맞춘다면 정말 좋겠지만... 생무살인(生巫殺人),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듯 범인을 감으로 때려맞추면 안되겠죠.
국어에서 범인을 찾는 과정에 도움을 주는 범행 현장은 지문입니다. 지문의 맥락과 상황, 전반적인 주제를 이해하고 있어야 빠르게 문제를 읽고 정답이 될 선지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국어에서 지문은 이러한 현장의 역할입니다)
2. <보기>의 관점을 정리하자
지문이 현장이라면, <보기>는 범인을 추려낼 수 있는 단서입니다.
범행 도구나 알리바이를 통해 용의자를 서서히 좁히듯, <보기>에서 주어진 관점을 정리하고 그 관점과 지문의 맥락(주제)를 근거로 범인이 될만한 선지를 찾아나가면 됩니다.
(국어에서 <보기>는 더욱 직접적인 범행 도구와 알리바이 등의 역할입니다)
3. 1,2번을 바탕으로 범인을 추리자
지문의 맥락과 <보기>의 관점을 모두 정리했다면, 이제 용의자를 추릴 차례입니다. 3번은 총 두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1. <보기>의 관점으로 용의자 우선순위 추리기
➀~⑤번을 읽을 때 <보기>의 관점만을 바탕으로 <보기>에서 벗어나거나, 말하지 않은 서술이 이루어진 선지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특히나 이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선지를 유심히, 그리고 끊어 읽지 않는게 유용하다는 점 입니다. 우리가 하고있는 것은 범인이 될만한 선지를 찾아내서 추리는 일이지 일일히 대조해서 선지를 분석하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3-2. 지문의 맥락으로 구체적인 선지 판단하기
일반적으론 3-1에서 범인이 되는 선지가 나오기 마련이지만, 간혹 애매한 선지들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지문의 맥락과 선지를 비교해 범인을 찾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4. 추리 완료!
(이렇게 깔끔하게 풀고 남들한테 자랑하심 됩니다)
이제 25수능 25번에 위 방법을 적용해보겠습니다.
1. 지문을 정리하자
(나) 시를 보겠습니다. 여태 수능에 나온 시 중 표현과 표면적인 내용으론 손에 꼽히게 까다로운 시지만 전체적인 맥락과 주제를 잡을 수 있으면 문제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전 현장에서 '홀로 있는 외로운 상황에서 좋아하는 당신을 부름'을 맥락이자 주제로 잡고 다음 과정으로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2. <보기>의 관점을 정리하자
<보기>는 길게 쓰여있지만 정작 하고싶은 말은 별거 없습니다.
관점 : 화자는 사랑과 상실의 고통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살아감
정도가 되겠네요.
3. 1,2번을 바탕으로 범인을 추리자
다시 지문과 <보기>를 간단히 정리하면
지문 : '홀로 있는 외로운 상황에서 좋아하는 당신을 부름'
보기 : 화자는 사랑과 상실의 고통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살아감
입니다.
3-1. <보기>의 관점으로 용의자 추리기
➀번은 '사랑과 슬픔이 내재된 복합적 정서'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 <보기>의 관점에서 선량한 시민으로 보이는 선지입니다.
②번은 '고통으로 인해 사랑이 희미해지는 화자'라는 표현이 보입니다. 이걸 보자마자
"얘 수상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문학을 푸는 감이 상당히 뛰어난 학생입니다. 아까 <보기>의 관점을 다시 떠올려 볼까요?
네, '화자는 사랑과 상실의 고통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살아감'이었습니다.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서술 없이, 둘이 공존한다고 주어진게 전부인 보기에서 한쪽이 사라진다는 표현이 선지에 등장했으니 아래 선지들을 확인하고 더 수상한 선지가 없다면 범인으로 확정지을 수 있겠습니다.
③번은 '감정들이 뒤섞인'이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 '사랑과 상실의 고통'의 복합적 정서와 동치에서 쓰이는 표현이라 선량한 시민에 가깝겠습니다.
④번은 '상실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얘도 수상한데?"라는 생각이 든 학생이 있다면 곰곰히 생각해봅시다. <보기>의 관점은 둘이 함께 존재하는 복합적 정서였으니, 한쪽만 언급했다고 이상해할건 없습니다.
예시를 들어볼까요? "A와 B는 101호에 함께 살고 있다"라고 해봅시다. 이때 "A는 101호에 살고 있다." "B는 101호에 살고 있다."가 참인지 거짓인지 생각해보면 공존하는 두 대상 중 한쪽을 긍정하는게 다른 한쪽을 부정하는 것을 아님을 알 수 있겠습니다.
⑤번은 4번과 같은 맥락에서 선량한 시민이겠습니다.
4. 추리 완료!
②번을 제외하면 의심할 용의자가 없다는 점에서 ②를 정답으로 고르고 넘어가면 되며, 실제 문제의 정답 역시 ②였습니다.
마치며...
가끔 현장에서 완벽한 풀이를 요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지문의 배경부터 시작해 작가의 정보, <보기>와의 완전한 근거... 등등을 완벽하게 알고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이요.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는 말을 하기 위해 쓴 글입니다.
(형사들이 범인을 체포해서 속사정을 알아내듯, 지문의 완벽한 분석은 강사분들이 차후에 해주시니 현장에선 답만 맞추면 된다는 생각으로 푸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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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비슷하게 풀어서 잘읽었는뎅 아쉽네요..ㅠ 사람이 없나봐요 지금

내일 링크로 재업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