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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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을까"
그 말이 목구멍에서 굳어 버린다. 입안에서 쓴맛이 번진다. 할 수 있을까, 정말?
대학교의 강의실 창밖을 바라보면 하늘은 놀랍도록 높다. 내 목표는 저기, 저 끝없는 푸른 너머에 떠 있는데 발밑은 늘 미끄럽다. 책상 위에 놓인 문제집은 날 비웃는 것 같다. 작년 수능이 끝나고, 가채점 화면 앞에서 손가락이 멈춘 순간이 아직도 살아 있다. 화면 속 숫자들이 내 심장을 할퀴었다. 그날의 공허함이, 무력감이, 죽고 싶다는 그 생각이 다시 밀려온다.
삼수. 세 번째다. 가족들은 믿는다고 말한다. 친구들은 응원한다. 내 입에서 "성공할 거야"라는 말이 흘러나왔을 때,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만약? 그 말이 거짓이 된다면? 그들의 눈을 마주칠 수 있을까? 두려움이 목덜미를 움켜쥔다. 새벽마다 불안이 찾아온다. 눈을 감으려고 한다.
머리는 안다. 도전해야 한다고. 하지만 몸은 무겁다. 공부하려 앉으면 손이 저절로 핸드폰을 찾는다. 잠들기 전마다 스스로에게 속는 것 같다. '내일은 열심히 하겠지.' 하지만 내일은 또 다른 오늘이다.
나는 왜 이럴까? 목표는 높은데 의지는 바닥을 기고. 이상만 좇는 한심한 생물. 현실은 차갑게 내려앉는데 꿈은 뜨겁게 타오른다. 그 불꽃이 나를 태울 것 같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스쳐 간다. 그 상실감, 그 무력감—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다. 그런데도 멈출 수 없다. 발걸음은 떨어지지 않는데, 눈은 저 하늘만 보고 있다.
"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은 여전히 공허하게 맴돌지만, 어쩌면 이게 답일지도 모른다. 두려움 속에서도 묻는 한, 아직은 숨이 붙어 있다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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