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뒤는 [697133] · MS 2016 · 쪽지

2025-04-23 01:13:24
조회수 259

[칼럼] 90일만에 문디컬 가기 - 방향 설정의 중요성 2편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914210

제목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2021 수능은 코로나때매 2주 늦춰져서 12월 3일에 봤기 때문에 공부를 시작한게 D-80일대가 아니라 D-90일대였네요.


1편은 여기서 봐주세요. https://orbi.kr/00072891234



7월

6월 이야기에서 말한 것처럼 이때도 거의 한달동안 이전처럼 살았습니다.

진짜 진지한 진로 고민들, 반수 고민들이 들긴 했지만 ‘교육과정이 바뀌었는데 지금부터 시작해서 될 리가 없잖아’라는 생각이 컸거든요.


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이게 가장 후회하는 일이긴 합니다.

사실 시간은 어차피 지나가는거고, 다른 할 일이 있는게 아니라면 실패하더라도 도전을 하거나 할 일을 찾았어야 했는데 ‘실패하면 어떡하지’를 핑계로 시간만 계속 죽이고 있었던 것 같네요.



8월

그래도 제가 그나마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시간만 죽이고 있지는 말자’ 생각을 했다는 것입니다.

늦었지만 결단을 결국하긴 했죠.

당시에 친한 친구가 군대 전역하면서 수능 다시 볼건데 같이 보자고 했던게 트리거가 돼서 저도 일단은 마음을 먹게 됐습니다.


원래 친구와의 계획은 3달 정도 빡세게 기숙학원에서 감금당한채로 공부해보자! 였기 때문에 제 전적대와 이전 성적으로 장학금이 제일 많이 나오는 학원을 찾아놓고 이때부터 약 4주간 주6일 쿠팡 야간알바를 가서 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기숙학원 장학금을 받아도 급식비와 교재비, 그리고 추가로 필요한 자금이 있을텐데 공부할때는 이런 금전적인 문제를 아예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상태여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이건 제가 지금도 21수능을 준비하면서 가장 잘한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문제가 있는 수험생 분들은 최대한 먼저 문제를 해결하고 공부를 시작하는 걸 지금도 추천드리고 싶어요.



9월 ~ 9월 평가원 모의고사

돈도 어느정도 모아놓고, 이전 자취방 계약 문제도 해결한채로 기숙학원에 입소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커다란 문제가 터졌죠.

수학 교육과정 바뀐게 생각보다 큰 문제였습니다.

안그래도 이전까지 겹치던 범위들도 잘 기억이 안나는데, 새로운 교육과정의 이야기들은 아예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기숙학원 입소가 수능 D-9X일이었기 때문에 파이널 수업 위주라서 수업을 듣는게 의미가 거의 없었죠.


거기에 기숙 재종을 들어갔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에 나름 자신이 있던 과목인 국어와 사탐 과목의 수업시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이면 모르겠지만 제 상황에서는 ‘이거 할 시간에 수1 공부해야하는데’ 생각이 들었죠.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기숙학원을 바로 퇴소하고(약 2주정도 있었네요), 부모님께 수능준비를 알린 뒤 본가에 들어가서 근처 독재학원을 등록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능동적으로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선별해서 계획을 짰습니다.


각 과목별로 했던 공부들을 적어보겠습니다.

공부에서 방향설정과 메타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 이야기를 보고 느끼시면 좋을 것 같네요.(3편에서 정확한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1. 국어

2020 수능을 과외, 학원 일을 하면서 실력 점검용으로 응시했을때 백분위 99를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일단 거의 유기하고 국어때문에 대학 못가면 어쩔수 없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컨텐츠

한수모의고사 – 당시 제가 등록한 독재에서 사용했던 모의고사라 최소한의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해 사용했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다른 모의고사를 더 풀지는 못했네요.

기출 – 기출 문제를 회차별로 프린트해서 감각유지용으로 풀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시간이 많이 없어서 5개년 정도만 뽑아서 주에 2개정도 봤던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아쉬운게, 다른거 할 시간에 기출을 좀 더 봤어야 했구나 생각이 수능끝나고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도 학생들에게 성적대 상관없이 무조건 기출을 놓지말라고 말하는 이유가 된거같네요.


예정에 없던 컨텐츠

구주연마의 서 – 뭔가 문법이나 EBS를 어느정도 정리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던 찰나에 오르비 등에서 엄청 화제가 되기도 했고, 제 기억에 제가 대성패스가 없었는데도 수강관련 이벤트가 있어서 들을 수 있어서 듣기로 했던 것 같습니다.

뭔가 이것저것 건드릴 시간은 없는데, EBS도 어느정도 정리해준다고 하고 문법이나 문학처럼 제가 조금 아쉬웠던 부분들도 정리해준다고 해서 혹하는 마음에 들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이걸 듣는 것보다 제가 약한 부분이 어디인지 혼자 정확히 파악하고 공부하는게 당시 제 상황에 더 맞는 공부였을 것 같습니다.

당시에 제가 인지했던 제 약점은 고전시가, 현대시, 문법이었는데 문법정도말고는 딱히 해결하지 못한채로 두루뭉실하게 시간만 많이 날리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고전시가가 취약하다는 것을 제가 이미 알고 있었으면 고전시가 EBS나 필수고전시가를 보는게 맞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확한 메타인지와 그에 맞는 적절한 해결책을 찾는게 이만큼 중요합니다. 
이후에 말씀드리겠지만, 애매하게 인지하고 쉽게 해결하려고 하니 결국 이 부분들에서 문제가 터졌죠.



2. 수학

문제가 아주 심각했습니다. 원래도 제가 나형에서 100점을 받은적이 없었는데, 원래 내용들은 기억이 가물가물한 상태였고 추가된 교육과정(삼각함수, 지수로그함수)에서는 완전한 노베이스였습니다.

심지어 중학교 수학을 제대로 배우질 않아서 사인, 코사인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였죠.

그래도 수학의 경우 정확한 메타인지와 해결책, 약간의 운으로 해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컨텐츠

EBS 50일 수학 – 기숙학원 나오고 나서 수능까지 진짜 딱 80일정도 남은 상황에서 이걸 강의까지 듣고 있으면 큰일난다는 생각으로 책만 사서 중간중간 사전처럼 찾아봤습니다.

시발점 수1 –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컨텐츠입니다. 완전한 노베상태인 수1을 뉴런, 드릴까지 들을 수는 없을거라 생각해서 시발점에서 모든걸 끝낸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한번에 많은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다행히 21수능 수1은 매우 쉬웠기 때문에 유효한 전략이 되었습니다.

수분감 수2, 확통 – 짧게 한바퀴 돌릴 기출문제집이 필요하다 생각해서 선택했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한바퀴 돌려서 기억을 되찾고 중간중간 모르는 문제들은 강의도 필요하다 생각했기 때문에 기출문제집치고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수분감을 선택했습니다.

서바이벌 + 숏컷 – 이때 택배로 서바를 받아서 강의를 들으면 좀 할인을 많이 해줬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차피 기숙을 나와서 예산도 많이 남겠다, 수1이 첫해에 어렵게 나오지는 않을 거라 생각해서 당시에 적당한 난도의 신규문항이 많다는 평이 있던 서바를 비대면으로 수강했습니다. 최대한 이거라도 다 소화하고 시험장에 들어가자는 생각으로 제공되는 추가 영상과 컨텐츠까지 다 많은 시간을 들여 소화했습니다.


예정에 없던 컨텐츠

킬링캠프 – 후반부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좀 남아서 드릴과 킬캠 중 하나라도 확실히 정해서 풀고가자라는 생각으로 킬캠을 선택해서 풀었었네요.



3. 영어

저는 지금도 영어를 잘 못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때는 지방한을 목표 중 하나로 두고공부했기 때문에 영어 1등급이 꼭 필요했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컨텐츠

키스 주간지 – 주간지 가격은 당시 경제적 여건에 좀 부담되긴 했는데 뭐…기숙학원도 나와서 예산에 여유가 좀 생기기도 했고 수학이 워낙 급해서 혼자 공부하다 보면 수학만 하느라 영어를 거의 손 놓을게 뻔했습니다. 그래서 일정한 분량을 계속할 수 있는 주간지를 선택했고, 이때 키스 주간지를 구독하면 실모도 같이 줬던 걸로 기억해서 둘 다 잘 활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4. 사탐

은 기억이 잘안나네요. 사문, 정법 둘다 메가에서 압축 개념강의를 듣고 실모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이 정도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기숙학원을 나와서 공부한지 열흘정도 지나니 9평(코로나로 평소보다 늦게 실시되었습니다.) 날짜가 되었죠.


당연히 큰 기대를 가지고 보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문제가 많았습니다.


1 3 2 2 3 의 성적을 받았습니다.


국어는 그래도 자신 있던, 가르치기도 했던 과목인 만큼 100점을 받았지만 나머지 과목들의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못했죠.

수학은 정확히 점수는 잘 기억안나는데 3등급 턱걸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수1은 한문제 맞췄고 나머지 수2, 확통처럼 이전과 같은 범위에서도 생각보다 상태가 나빴죠.

나형 시절 3등급이면 이제는 기억하는 분들이 많이 안계실 것 같지만, 지금 통합 수학에서 5등급 겨우 받은 수준이랑 비슷하지 않나 싶네요.

영어는 81점을 받아서 2등급이 겨우 나왔습니다. 앞으로 점점 수학때문에 영어를 신경 못 쓸거같은데 앞길이 캄캄하다 싶었죠.

사탐은 각각 2등급 3등급이 나왔었는데, 뭐가 2등급이고 뭐가 3등급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네요.


아무튼 이정도면 전적대인 교대라도 갈 수 있나? 싶은 성적이 나왔습니다.

수학만 80일동안 해도 극복이 되나 싶은 상황에 영어랑 사탐까지 말썽이니까 아무리 '시간만 버리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자'라는 마인드로 시작했어도 사람인 이상 다시 엄청나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80일도 안남은 시점에서 고민이 정말 많아졌죠.



오늘도 중간중간 생각날때마다 쓴 글이라 여기서 중간업로드를 하고 이후의 이야기는 3편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잘쓰지 못한 글인데 계속해서 관심가져주시고 많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