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어 문제 푸는 순서 알려드립니다.(For 시간단축 행동강령)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912316
안녕하세요.
국어를 가르치는 성현입니다.
얼마 전 오르비에서 집모와 실모 사이의 시간 차이에 대한 고민글을 읽었습니다.
그 글을 계기로,
제가 가르쳤었던 학생들의 사례를 떠올려봤습니다.
놀랍게도 많은 학생들이 국어 문제를 푸는 '순서'에 대한 전략 없이 시험에 임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어떤 순서로 문제를 풀어야 빠르고 정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전 행동강령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시간이 늦어지는 원인
국어에서 시간이 늦어지는 원인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1. 실력적 측면
말 그대로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읽는 것 자체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독해력 자체가 부족하면 지문을 읽는 데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에는 무엇보다 근본적인 독해력 향상이 필요합니다.
2. 심리적 측면
심리적 측면은 특히 집모와 실모(평가원, 학원 등), 수능에서 큰 차이가 나타납니다.
집모보다 실모가, 실모보다 수능 본시험이 훨씬 더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이번엔 더 잘 봐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선지에서 머뭇거리고,
그 결과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못한 채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결국 본 실력을 다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심리적 측면은 자기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자기에게 믿음이 없으면 쉽사리 다음 문제로 넘어가기 어렵거든요.
물론 실모 경험을 충분히 쌓고, 연계 대비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3. 시험적 측면
마지막은 시험적 측면입니다.
실력이 일정 수준 이상인데도 시간이 부족하다면,
시험지 운용 방식.
즉, 푸는 순서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제가 오늘 칼럼을 통해 소개드릴 내용은
어떤 순서로 문제를 풀어야 풀이 속도와 정답률을 높이고,
후속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입니다.
추천 문풀 순서
1. 공통 전략(비문학, 문학)
1) '내용을 묻는 문항' VS '내용 외적인 문항'의 우선도
저는 모든 문항을 '내용'을 묻는 문항과 '내용 외적'인 문항을 구분합니다.
작년 수능 문항으로 내용 외적인 문항의 예시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이처럼 내용 외적인 문항은
문맥상 의미, 글을 읽는 방법, 글의 전개, 서술 방식, 표현상 특징 등의 문항 입니다.
글을 읽고 글에 대해서 이해한 바를 통해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닌,
글이라는 껍질(형식, 표현법 등) 그 자체를 묻는 문항들이죠.
이런 문항은 오히려 먼저 푸는 것이 안 좋습니다.
저는 무조건 내용 외적 문항보다 내용을 묻는 문항을 먼저 풀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기억이 생생할 때 관련 문항을 푸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기 때문입니다.
글을 바로 읽은 상태에서 휘발되지 않은 글에 대한 기억과 논리, 감상을 살려서
글의 내용을 묻는 문항을 풀어야지
내용을 묻는 문항에 대한 정답률과 효율성이 급증합니다.
문항을 푸는 속도가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따라서 내용을 묻는 문항을 먼저 푸시고 마지막에 내용 외적인 문항을 푸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단, 시간 부족 상황에서는 전략적으로 단어 문제 등 일부 내용 외적 문항만 먼저 푸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다 읽을 시간이 없을 때 단어 문제만 푸는 등의 경우)
2) '가장 적절한 것'과 '적절하지 않은 것'의 우선도
여러분은 왜 적절한 것은 '가장'이 붙고,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장'이 없는지 아시나요?
적절한 것은 일정 부분 모호함이 존재하지만,
'적절하지 않은 것'은 명백히 틀린 선지를 고르는 문항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문항의 선지 구성에도 특이성이 있습니다.
적절하지 않은 것 문항은 → 명확한 오답 하나 + 정답에 가까운 선지 4개
적절한 것 문항은 → 조금 애매한 선지 4개 + 그나마 제일 나은 하나
위의 특징을 분석하여 ‘적절하지 않은 것’을 먼저 푸는 것을 먼저 풀었을 때의 장점을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정확성의 차이가 있습니다.
적절한 것을 먼저 푸는 것은 실력 차력쇼에 가깝습니다.
적절한 것 1개는 명확하게 보일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출제의 측면에서 난이도 조절을 위해 그렇지 않은 것 몇 개와 헷갈리는 것을 섞어 놓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헷갈림을 유도하는 문항일 가능성이 크죠.
실전 상황에는 문제가 빨리 풀리지 않거나 선지가 헷갈릴 때 심리적으로 악영향이 크므로 추천드리지 않는 방향입니다.
다음으론 정보량의 우위입니다.
적절하지 않은 것을 먼저 푸는 학생은 명백한 오답 1개를 골라내는 대신,
확실한 답안 4개를 통하여 자신이 읽은 글의 이해도를 점검해볼 수 있습니다.
이해가 부족했다면, 새로운 정보를 얻어갈 수도 있죠.
특히 문학의 경우 작품의 이해도와 해석도가 한층 높아지며,
비문학의 경우 논리의 이음새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는 문항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항에 우선도를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2. 과목별 전략(문학)
다음으로는 과목별 전략입니다.
문학과 비문학에는 푸는 순서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일명 정배는 문학은 보기를 먼저 푸는 것이고, 비문학은 보기를 가장 마지막에 푸는거죠.
(커뮤니티 등에서 자주 논의되는 '보기를 먼저 보고 글을 읽을 것인가'에 대한 이슈는 생략하고,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 별도 칼럼에서 다뤄보겠습니다.)
저도 여기에는 동의합니다.
저는 문학을 풀 때는 보기 문항을 먼저 보는 것이 '정배'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출제된 문학의 보기 문항은 모두 내용을 묻는 문항이면서 적절하지 않은 것을 묻기 때문에
(+ 보기를 통한 정보 제공)
'최우선'으로 풀어야할 문항이라고 판단할 수 있죠.
매우 합리성이 있는 주장입니다.
'문학은 보기부터'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거죠.
그 다음으로 풀 것이 내용+적절하지 않은 것.
그 다음으로는 내용+가장 적절한 것
마지막으론 내용 외적 문항입니다.
이렇게 풀이 순서에 관한 행동강령을 정해두고 시작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시험지를 운용할 수 있습니다.
덤으로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도 있구요.
3. 과목별 추천(비문학)
비문학도 비슷합니다.
다만 보기 문항을 내용 외적 문항을 풀기 직전에 푸는 것만 다릅니다.
비문학에서 최우선 문항은 내용+적절하지 않은 문항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내용+적절한 것
그 다음으로는 보기
마지막으로는 내용 외적 문항입니다.
4. 마무리하며
오늘 칼럼은 독서, 문학에서의 문제 풀이 순서에 대한 행동강령을 다뤘습니다.
이런 전략은 시중 교재나 인강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수능이나 실모에서 시간을 줄이고 정답률을 높이는 데 매우 실질적인 전략인 만큼
한 번 적용해보시고 본인에게 맞는 방식으로 다듬어가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요와 팔로우는 글을 쓰는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롤처럼 메타만들라고 어거지로 바꾸는거같음
-
수능치고싶네 0
아 도피하고싶다
-
자동화제작On
-
그냥 지구버리고 생윤 사문으로 사2해서 한의대만 노릴까 고려중인데 생윤 찾아보면...
-
가능한가 선행연구 검토 이런 거?
-
노배 재?수생 졸다가 2시간동안 수특 15문제 풀었다 3
아 현타온다
-
목졸러 죽이고 싶으면 정신병자냐 약간 9등급이 공부법 훈수두는거 보는 느낌
-
벡터 정도야 뭐 미적분학에서 속성으로 달려줘도 되는데 미적분을 통째로 안 하는 건...
-
국어 푸는 순서가 생각보다 영향을 많이 끼치나보네요 5
누가 문학 먼저 끝내면 더 좋다고 해서 더프 때 그렇게 했다가 비문학 지문 2개...
-
제가 국어 1은 나오는데 비문학에서 시간이 오래걸리거나 하나씩 틀리는 편이거든요...
-
책 옆에 피고 패드로 문제푸는데 저같은 사람 있나요?
-
[신춘문예] 紫紙 12
해마다돌아오는시험은종이로이루어졌소 설령해를넘기더라도정답을 쓰지아니하여도좋소...
-
대학원서 낼 때 0
유웨이어나 진학사 어플라이 아이디만들때 빼고 본인인증 필요할 때 있나요?...
-
기본기+실전개념 베이스 여러 잡기술 스깐 후 결국엔 3차원 자체로 굴려보기 +...
-
본인 의지와 별개로 어쩔 수 없이 수능과 밀접해질 수 밖에 없더라 대학 입학한지...
-
고전시가 뭘로 하셨음???
-
고전소설 현댜소설 - 김승리 나머지 - 정석민 생각중인데 이분들 ㄱㅊ나요? 다른분 ㅊㅊ도 ㄱㅅ
-
공부 운동 알바 인연의 시작과 마침이라는 것도 겪음 어영부영 살아가는듯
-
뭐... 어제 이사상무들께 죄송합니다 겸 자발적 지방발령준비 해야할정도로 스케일이...
-
ㅅㅂ 서양철학만 쳐밀었던 나를 반성한다
-
수능 기출 문제 모아서 만들어주는 그런 사이트 없나 0
ebsi 인공지능으로 만들면 자꾸 오답률 이상하게 추산돼서 중간에 이상한 문제...
-
요즘 일과 2
아침운동 조지고 심심해서 여기 들어옴 근데 눈팅 10분 하고 마는 듯
-
한심한 나 자신
-
but은 전치사로 쓰이면 '~을 제외하고'라는 뜻이 된다 5
음 오늘도 수업에서 새로운 지식을 배웠군 이런 미친 성괴
-
오랜만에 수능 보는데 백분위 98-99이 목표고 다른 과목도 등급 올려야 하는...
-
해설을배설하기 5
-
대동제 송도에서하는거 1일 신촌에서하는거 3일 대동제나 아카라카같은 축제부터...
-
나야나
-
비상비상 0
하 ㅋㅋ
-
오빠밥사주세요하면 홀려서 호구마냥 다사줄듯
-
더프 2
더프 시험지를 '더프'렁~~
-
그럼 성적을 올리면 되잖아
-
독서 마지막 생2 지문 아니었으면 시간 부족했을 듯
-
#2 1
1. 수2 24,25,26 2.수2 ㅂ 1-1 끝 3. 확통 ㅂ 이항정리 4. 언...
-
수능날 이틀 밤새고 가기 vs 10분씩 늦게시작하기 9
머가 나음
-
개념 회독 끝 0
남은 1시간은 족보 보다 들어갑니다
-
기하 3
기하 한번도 해본 적 없는데 해설강의 보면 이해는 되고 재미있어보이기는 하는데 기하...
-
자작시-사치 0
이상을 변주하여
-
수학 고민.. 1
2026 마더텅 수학 기출문제집을 풀었는데 수학 강사들의 기출문제 풀이 강의를 굳이...
-
그냥 지각할래
-
레버기 0
부지런행
-
수1,수2만 완강하고 미적은 이제 최대,최소까지 들었는데 2020가형 30 접근1은...
-
자작시-잉크 0
-
젭알
-
젭알
-
우와 3
지각이다
-
수학 조언 0
작수 5등급이었고 2월달에 전역하고 3월달부터 공부 시작했습니다 이미지쌤 커리...
-
이츠뷰리풀라잎 4
난너에겨테이쓸께
-
분명 밤을 샜는데 몬스터 두 캔의 위력이 이 정도라고?
사실 풀이 순서는 자신에게 맞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합니다
국어 칼럼러 생겨서 좋네요 반가워요

저도 결국엔 각자에게 맞는 풀이 순서를 찾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다만, 국어 실력 자체와는 별개로 '풀이 순서'라는 요소에서 불필요한 손해를 보는 학생들도 많더라고요.
어떤 학생은 아무 고민 없이 번호 순서대로 푸는 경우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정답률과 속도 모두를 고려할 수 있는 전략적 순서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보고자 했습니다.
풀이 순서 칼럼 감사합니다...전 지문 읽고 중간중간에 풀 수 있는 것부터 달려들어 푸네요...

집중력이 흔들리지 않고 풀 수만 있다면... 쓸 수 있는 방법이겠네요!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다음 칼럼도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