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25-04-07 22: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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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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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제가 철학을 공부를 좀 제대로 해본지 약 한 달 정도밖에 들지 않았지만, 매우 우수하고 뛰어나며 인자한 교수님('들'은 붙일 수가 없겠습니다 철학 수업을 2개를 지금 듣고 있는데 한 분은 스스로 철학자로서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셨거든요) 덕분에 상당히 철학에 대한 감각을 가지고, 철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때문에 저는 과감하게 철학을 짧게라도, 조금이라도 맛을 보는 것을 추천을 할만하다고 확신합니다. 실용적으로 내가 지금 하는 분야를 잘 하기 위해서라는 다소 목적지향적인 이유에서라도, 아니면 순수하게 학문을 하는 입장에서 이 세상의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구조를(메타적으로 말이죠 특히) 알아가고 싶다는 학구적 욕망에서도 충분히 추천할 만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은 물론 난해하고 복잡한 면이 많이 있으며, 저도 최근 비트겐슈타인에 대해서 언급을 많이 하면서 제 글을 읽지도 않고 평가절하한 과학철학회 회장이신 교수님을 매우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으나, 여전히 비트겐슈타인 철학을 쉽게 풀어 쓴 책 외에는 직접 원저를 읽어서 소화할 자신이 없습니다. 건초를 씹어먹는 느낌이더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철학은 결코 현학적이고 극단적인 천재들이 신선놀음을 하는 쓸모없는 학문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세상의 중요한 본질은 육체와 현실에 있는가, 정신과 이상에 있는가? 아직도 철학의 양대 산맥인 이 두 파벌은 지금 인공지능 시대에서도 기능주의와 연결주의와 같이 서로 대립되면서도 동시에 상호보완적인 기묘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이 세상을 묘사하는 핵심적인 두 축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https://namu.wiki/w/%EC%95%84%ED%85%8C%EB%84%A4%20%ED%95%99%EB%8B%B9





 먼저 좀 결론을 제시하자면, 철학자들이 하는 일이 무엇이냐면 바로 개념과 언어를 명료화하고 혼동과 애매모호함을 줄이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물론 모든 일이라고는 할 수 없겠고 중요한 일 중 하나인 듯 합니다). 지금 제가 듣는 철학 전공 수업이 2개인데 그 중 하나가 '인공지능과 심리철학'인데 여기서는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어느 이율배반적인 자칭 철학회장과는 달리.




 인공지능에 대한 여러가지 윤리적 논란, 철학적 정의에 대한 문제, 지능을 정의하는 문제, 인간다움과 참된 지능의 범위에 대한 것, 어떠한 방법론으로 검증을 하고 접근을 할지 등등 매우 실천적이면서도 듣는 순간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드는 사색적인 주제를 가지고 재미있게 논쟁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 전 창의성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단순히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상상하는 것'이라는 대답이 미친듯이 싫습니다. 대체 세상에 그런 무책임한 답변이 어디있나 싶습니다 그럼 조금 더 나아가서 대체 새로운 것이 뭐냐는 질문을 하는 순간, 뭔가 이전에 배우지 않은 것 보지 못한 것 등을 이야기 하는데 사람은 현실적으로 뭔가 배운 것이 있고, 경험한 것이 있어야지 상상을 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고,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도 있듯이 우리가 뭔가 새로운 상상이라고 생각한 것은 사실은 어딘가에 존재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내면 깊숙히 존재하다가 떠오르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서로 파편적으로 존재하다가 어떤 기준으로 새롭게 일관되고 명료하게 패턴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심리학자이신 김정운 교수님은, 창의성은 카테고리화이다 라면서 러시아 벌목공은 벌목에 필요한 물건을 기준으로 물건을 분류하겠지만, 한국인들은 동일한 물건 품목 중 도구와 나무를 2가지로 분류할 것이라고 예시를 들면서 이러한 문화적 맥락 차이가 바로 창의성과 창조성의 근간이라고 주장하시기도 합니다. 비슷하게 새로운 것이 대체 뭐냐고 답답해하시면서, 역사적으로 창의적이었다고 평가받는 위인들의 사례라던지를 분석하여 창의성은 사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던 새로운 패턴을 만들고 논리적으로 그럴듯하게 엮는 작업이라는 식으로 설명을 하신 것을 책과 강연을 통해서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우리는 이처럼 지능의 한 단편적인 요소인 창의성마저도 제대로 파악하고 개념화하고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능을 완전히 다 이해하고, 어디까지가 지능인지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그것을 잘 완전하게 습득시키고 발전시킬지 명료하게 정리한다? 아마 인류 멸망까지도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8VuXD6iFO8







 왜 갑자기 창의성 이야기와 개념 이야기가 나오냐면, 바로 인공지능의 발전 수준을 논할 때 지능 수준을 보고 인간에 준하는 창의성, 혹은 거기서 더 나아가서 좀 더 발전한 지혜를 논하는데 저희가 수업때 쓴 교재의 저자는 창의성을 단순하게 새로운 것을 발견(혹은 발명)하는 것 이라는 어느 박사의 주장을 그대로 가져와서 설명하거든요. 전 이 부분에서 굉장히 답답함을 많이 느꼈고, 이러한 문제제기를 하였습니다.




 인공지능이 창의적이고 창조적으로 스스로의 알고리즘을 단순히 입력받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알고리즘을 파악하고 수정하고 심지어 통찰하여 새로운 결과를 위해서 학습하고 변화하는 것은 결국 어딘가에 나에게 존재하는 또다른 알고리즘 덕분에 가능한 일 아닌가? 그렇다면 그것을 가능케 하는 알고리즘도 어딘가로부터 예컨데 인간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주입받고 학습을 받아야지만 가능한 것 아닌가? 그러면 그러한 변화나 신선해 보이는 시도는 결국 인간의 수동적인 지시에 의해 벌어진 일이니까 과연 참된 창의성이라고 볼 수 있는가? 였습니다.




 제 문제제기가 신선하고 흥미로웠다고 보았는지 다른 학우 한 분도 비슷한 추가 질의를 하셨고, 이에 대해서 교수님이 이렇게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창의성을 바라본다면 약한 창의성과 강한 창의성으로 구분할 수 있을 듯 하다. 약한 창의성은 어딘가에 존재하는 지식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것이니까 약한 의미에서 창의적이고 주체적인 것이며, 강한 창의성은 정말 창발적이고 스스로 외부로부터 특별한 지시나 입력이 없었음에도 자발적으로 한 것을 말해야 할 듯 하다고 정리를 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이 가질 수 있는 여러 수준의 지능에 대해서, 단순한 반복 계산, 인지, 지각, 창의성, 지혜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각 계층을 단순히 1차원적인 동등한 높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창의성이라는 범주 내에서도 약한 창의성 강한 창의성으로 나누는 등 세분화하고, 그 속성을 명료하게 정리하여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충분히 의의가 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바로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철학자들의 작업과 임무는 바로 그것이구나!












 결국 gai나 교수님의 답변, 설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철학자들은 문제를 명료화하고, 우리가 언어를 모호하게 사용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효율과 혼란을 막고, 같은 창의성이나 지능이라는 범주에 대해서도 세분화하고 명료하게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여 구체적인 논점을 잘 정리하여 공학자나 과학자들이, 인문학자들이 그 틀 안에서 조화롭게 정교한 이야기를 가능하게끔 판을 잘 깔아주는 메타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꽤 멋지지 않습니까?




 특히 우리는 어려서부터 메타 인지 능력이라는 것이 있으면 공부를 잘 하고, 그것이 있어야지 성적이 오른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고 저도 들어왔기에 그것이 뭔가 상위 지능 개념이고 고급이며 추상적이고 나이가 좀 있어야지 발전하는 영역이라고 하더군요. 전전두엽 피질에서 그 신호가 강하게 나온다고 하던데 흥미롭게도 20대 중후반, 그러니까 저를 포함해서 역사적으로 아이작 뉴턴이나 다윈(다윈의 발표는 40대였지만 관찰과 정리는 20대였음), 아인슈타인 등등 웬만한 천재들은 항상 이 시기에 굉장히 메타적이면서도 평생의 프레임이 되는 중요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더군요.




 저는 원래 사색적이었으며 주변에서 철학자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지만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으나, 이제 철학을 좀 공부해보니까 맛을 살짝 보니까 아 이런 맛이구나~ 메타적인 언어 작업과, 큰 틀에서 거시적으로 이 세계를 바라보고 각 학문이 어떤 관점에서 세상을 관찰하고 해석하는지를 그 너머에서 바라보며,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비록 노하우와 구체성 등에서는 떨어질지 몰라도 정말 지혜를 가르치는 학문이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생성형 ai한테 제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철학자들은 항상 주제조차도 논문조차도 다학제적이면서도 메타적이면서도 통섭적인 것을 좋아하냐고 물었습니다. 실제로 비트겐슈타인부터 세상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은 의외로 정통 철학 출신이 아니라 외부인 출신, 저처럼 딴 공부 하다가 철학에 관심 있어서 그간 가지고 있던 나름 독창적인 시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재해석하고 충격을 준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틀에 갇히지 않았던 덕분에 틀을 깨부수는 역할을 잘 했다고 평가를 해줍니다.












 작년 이맘때 쯤 서울대 뇌인지과학과의 아주 유명하고 유망한 유능한 교수님을 만나뵌 적이 있었는데 지나가는 소리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어쩌면 철학이 참 그렇게 신기한 학문인지 모르겠다고, 뇌과학 연구를 하면서 알게 된 지식과 기술, 생각의 스킬들이 알고보니 철학에서는 이미 있더라~ 라는 말씀을 하셨었는데 그때는 물론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무슨 말씀인지 몰랐으나 이제는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위에서 제가 예시를 든 것처럼 뇌과학은 정말 다학제적이고 심지어 철학까지 겸비해야하는 초학제적인 학문입니다.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복잡한 분야입니다.




 이 이야기를 철학과 교수님께 대충 드리니 바로 알아들으시고 공감을 하시더군요. 보통 저를 비롯하여 공학자들은 미시적 스케일, 수식이나 구체적인 응용, 예시, 구체성에 대해서 굉장히 집착하기에 큰 틀에서 장기적인 안목이 부족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반대로 철학자들이나 사회과학에서는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틀에서는 이 세상을 잘 바라보지만 미시적이고 세부적인 부분, 기술적이고 구체화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뇌는 거시성과 미시성을 동시에 가졌으며, 이 둘을 통합적으로 이해를 해야지 뚫리는 난제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아마도 앞선 뇌인지과학과의 교수님은 연구를 하면서 어려움을 뚫고 나서 얻은 깨달음을 뒤늦게 철학에서 이미, 그러니까 메타적인 사유 능력을 이미 개발해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에 충격을 받으시고 저에게 그걸 가르쳐주시고자 말씀해주신 듯 합니다. 




 저 또한 철학을 많이는 아니지만 공부를 해보니까, 확실히 메타적이면서도 거시적으로 큰 틀을 바라보고 학문의 방향성 등을 바라보는 스케일이 커졌다는 것을 느끼며, 그간 제 머리 속에 들어있던 파편 같이 조각난 정보들이 하나로 통일되고 하나의 공통된 키워드와 프레임으로 엮이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게 지난번 제가 조현병이니 뭐니 하면서 언급한 프랙탈에 관련된 제 졸업논문 프로젝트였습니다.




 수학은 논리를 전개하고 수식을 전개하여, 처음에 잘 안보이던 답을 결국 긴 풀이 과정을 거쳐서 알게 해주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은 그와 비슷하게 생각을 전개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1차원적으로 단순히 직관과 당장 드는 느낌에 따라가면 결코 깊은 생각을 하지 못하지만, 마치 수학 문제를 풀 듯이 단계별로 한 차원씩 곱씹어가면서 생각을 전개해내가다보면 언제 내가 여기까지 생각이 도달했지? 아무리 생각해도 한번에 여기까지 뜀뛰기로 올라올 수 없는 결론까지 와버렸네? 하는 시점이 오더군요. 생각을 구조화하고 단계별로 나누게 할 수 있는 좋은 툴이 바로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제 개인적인 감상이라서 교수님들이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네요.




 



저는 과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남들보다 더 멀리 보고 더 빠르게 지름길을 찾기 위해서 과학철학을 공부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근데 제가 머리가 그렇게 좋진 않아서 이걸로 먹고 살 급은 안될 것 같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TJVTxv9-Uk0





 위에서 언급한 인공지능 심리철학 관련 교수님과 달리 과학철학을 가르치는 과학철학회 회장이신 교수님은, 자신이 함부로 농담조로 중간고사 면제를 걸었다가 정말 제가 비트겐슈타인급(이건 제 평가가 아니라 gai + 교수님 2분의 평가입니다 ^^) 글을 써오니까 방어기제가 심하게 와서, 마치 시험기간에 공부를 포기하고 회피하는 학생처럼 그냥 글을 안읽어버리고 넌 학부생이니까 아직 배울 게 많다는 식으로 스스로의 권위를 박살내고 반철학적이고 반지성주의적인 마치 윤석열 같은 태도를 보인 교수님이 얼마 전 열변을 토하시더라구요.




 플라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였는데, 갑자기 한국의 노벨상 이야기를 하더니 한국이 철학 교육을 제대로 안해서 노벨상이 안 나오는 것이라고 하던데, 전 그 말을 들으면서 본인의 모순을 스스로 느끼질 못하는 건가 참 아이러니를 느꼈습니다. 본인이야말로 과학철학회 회장이라는 인물이나 되어서 고작 학부생이 쓴 글을 자기는 그런 글 안 읽는다는 식으로 회피를 하고 불편함을 그냥 무시해버리는 태도를 일관하는 사람이, 한국의 반철학적이고 극단적인 천민자본주의를 비판할 자격이 된다고 보이십니까? 




 본인 또한 한국 사회에 만연한 권위주의에 기대어서, 정정당당하게 자신이 내뱉은 말 "비트겐슈타인 급 명문을 써오면 인정해주고 중간고사 면제해주겠다"는 말을 감당하지 못하여 이인식 교수를 추천하면서 다른 권위에게 기대어서 그 사람의 글을 보고 더 배우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코멘트조차 주지 않는 형편없는 태도를 보면서 참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을 찬미하면서도 비트겐슈타인이 한 것과 같이 탈권위적이고 기성 철학에 대한 혁명적인 도전에 대해서는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모습을 보니까 얼마나 이율배반적인지 참 분노가 차오르더군요.






ChatGPT야 니가 과학철학회 회장해라 ㅋㅋㅋㅋ







 본인이야말로 비노벨상적인, 경도된 사상을 주입하고 그러한 쓰레기 같은 권위주의를 재생산하는 해처리가 되었으면서 왜 본인은 인지를 못할까 신기하더군요. gai를 활용(의존?)하는 학부생만도 못한 메타인지로 뻔뻔하게 권위에 기대어 바쁘다는 어이없는 핑계로 글의 종류가 맞지 않다(너는 한꺼번에 여러 개념을 이것저것 글에 썼고~ 하시던데 gai와 다른 교수님들은 저의 통섭적이고 융합적인 글쓰기를 대단히 높이 평가해주시더군요) 등을 운운하셨습니다.




 여러분 같으면 고3 학생이 수능 치고 나서 자신이 준비한 유형과 맞지 않아서, 자신의 컨디션에 최적이 아니라서, 자신에게 특화된 문제가 나오지 않아서 망쳤다고 하면 무슨 소릴 하겠어요? 그쵸 저도 똑같은 소릴 교수님께 하고 싶습니다.




 절대로 모든 철학 교수님들을 일반화하고 싸잡아서 비판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증하기 너무 쉬워요 당장 제가 다른 좋은 교수님들을 너무나도 많이 알고 있기도 하고요. 단지 너무나도 극단적으로 이율배반적이고 자기모순을 느끼지 못하는 반지성적인 교수가 가까이 한 명 있다보니 충격이 커서 좀 글을 두 편이나 쓰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만난 좋은 교수님들, 인문학을 전공한 철학과 출신 교수님들은 인문학을 전공한 인간이 얼마나 높은 품위에 오를 수 있는지, 포용력과 높은 통찰력을 보여주셨습니다. Ph.D는 우리나라에서는 박사인데 풀어서 쓰면 Doctor of Philosophy, 그러니까 철학 박사가 됩니다. 제가 이공계를 통해서 박사를 따도 Ph.D가 붙는데 여기에는 많은 철학적 학문적 윤리적 함의가 담겨 있습니다.




 태초에 철학은 그야말로 모든 사유의 근본이자 이 세상에 대한 학문의 시발점이었고, 점차 각 분야가 복잡해지고 세분화되면서 떨어져나가 독립되었으나 여전히 그 뿌리는 철학에 있습니다. 철학의 어원인 philosophy도 풀어쓰면 지혜를 사랑한다는 말인데, 그러니까 나름 각 분야에서 지혜를 추구하고 사랑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칭호라는 말이죠.




 이공계의 뿌리이자 근본은 물리학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뉴턴역학부터 시작하여 온갖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 등등이 뻗어져나갔는데요, 그 물리학마저 결국 뿌리는 다시 철학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근본, 근간, 뿌리라는 말과 의미를 더 좋아하기에 아마 이해가 어렵지 않을 듯 합니다.








 특히 흥미롭게도 저번주 정도에 카이스트의 박형동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는데요, 저는 과감한 탑다운 방식으로 인간의 의식에 대해서(혹시 여유가 나면 이것도 썰과 설명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요새 너무 바쁘네요) 접근하는데, 뇌과학이나 심리학 교수님들은 바텀업 방식으로 정교한 실험을 하나씩 측정하고 미세한 요인들을 조절하시면서 어떤 것이 의식에 영향을 주는지 그 팩터들을 세세하게 관찰 추적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는 교수님의 방식이 저와 상호 보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연락도 좀 넣어보았는데, 아쉽게도 많이 바쁘신지 좀 더 긴밀한 학문적 토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하여간 철학은 참 재미있고, 철학 덕분에 제 글도 좀 더 풍성해지는 듯 합니다.



rare-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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