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에 투고했던 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398260
을 올리며 청춘들을 응원해 봅니다
누추한 실력이나 모두들 힘을 내서 살아 봅시다
유동의 미학
3월. 관념적으로 ‘시작’이 떠오르는 달이다. 많은 것들이 움트고, 유동한다.
필자는 세상의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을 세 부류로 나눈다.
유동하는 것들, 부유하는 것들, 침전하는 것들. 이렇게 세 가지.
부유浮游. 물 위나 물속, 또는 공기 중에 떠다님.
현재 필자는 부유 중이다. 또한 휴학 중이다.
휴학을 너무 거창하게 표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 휴학이 불가피 하게 내린 결정이라면, 그렇다면 나는 부유물로 충분히 소개될 수 있지 않은가?
필자는 건강 악화로 휴학을 결정하게 됐다.
이 학교에 입학할 당시, 본인이 노력해서 ‘유동하는 것’에 속하면 차차 해결될 것 같았다. 대학 생활을 하다 보면 건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안일한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더 나빠진 건강 상태로 1학년을 마쳤다.
푸를 청靑, 봄 춘春. 이에 걸맞는 계절이 당도했는데, 아픈 내 처지가 못내 억울했다. 부유물로서의 억울함이다.
결국 나는 봄을 부유하게 됐다. 봄의 부유물이 됐다. 이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억울해하며 신세 한탄만 늘어놓을 수 없다. 그럼에도 나는 살아내야 하기 때문에. 침전물이 되고 싶지 않기에.
불행 중 다행으로, 나는 부유물로서 살아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이는 바로 ‘찰나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기’이다.
그 아름다움의 주체는 자연이 될 수도, 인간이 될 수도 있다. 주체는 그저 본인의 시각이 닿는 곳 어디에나 존재한다.
나는 얼마 전, 추위가 가시고 건강이 좀 나아졌을 때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우리 둘은 저녁을 먹기로 하고 늦은 저녁 시간에 만났다. 금요일 저녁의 식당은 소란스러웠고, 은은한 조명만이 가게를 밝히고 있었다.
우리는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니 그래서. 한국인만의 서두를 꺼내며 웃고, 지난 시절을 회상키도 했다.
그 순간이었다. 그때 나는 그 친구의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었다.
내 말에 경청하려 크게 뜬 친구의 두 눈이 반짝였다. 그런 친구가 그렇게도 아름다웠다. 얼마나 아름다웠냐면, 그날 일기에 그 친구의 아름다움을 기록해 놨을 정도였다.
이 순간의 아름다움이란, 단순히 가시적인 것을 칭하는 것이 아니다.
순간 반짝인 그 눈이, 그 친구가, 내게 안겨준 감동과 벅참과 앞으로 살아갈 용기,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깨달음 등, 고차원적이고 복합적인 요소가 합쳐진 결과물이었다.
앞으로 나는 열심히 부유해 보려 한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 또한 아름다움의 주체일 것이리라.
현재 유동하는 당신은 어떤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가?
청춘을 유영하는 아름다운 당신들을, 그 배경인 이 봄을 찬미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푸르른 00인께 헌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미지 ㄱㅊ지 않나여 완전 첨 해보는거라
-
맞팔 받습니다 3
238명에서 여기까지 내려왔어요... 앞으론 오릅이 자주 할게요
-
ㅈㄴ바쁨
-
에타에서 자기 프로그래밍 좀 친다고 4차산업혁명의 주역인 마냥 꺼드럭 대는...
-
뭐였는지 알려주실분
-
아싸는 소수과로 2
물론 친해질 의지는 있는데 조용한 사람이면 근데 친해질 의지조차 없다면 대형과가 낫은거가튼
-
학교가기싫다 3
내일도 학교를 가야한다고
-
현역으로서 국영수는 몰라도 닉값하려면 내신 220명 중 전교2등 했었으니 3모 만점 받아오겠습니다.
-
혹시 이 성적으로 이번 유니스트 됐을까 싶은데 혹시 가능했을까요? 유니스트식...
-
돈 존나벌고 성공 존나하고싶다 이것도 있는데 뭔가 진득하게 연구하고 끊임없이...
-
요즘은 최저시급도 올라서 일 조금만 못해도 알바도 가차없이 짤라버리더라고요 ㅋㅋㅋ참...
-
연고대까지는 뚫었는데 서울대는 도저히 못가겠는디
-
리스펙
-
휴릅 1
내일봐요
-
고3되면 안잡는다며 ㅅ발련들아 책 다뺏어가네 진짜 좆같네요 진짜 하 ㅅㅂ 확통이...
-
무서워라 존나불타네
-
니게tv 잡담 없으면 민주누님입니다.
-
큐브 해결법좀 1
새로고침하고 새로운문제가 풀어준 문제사이에 끼는데 해결법아시는분 이거땜 계속놓침
-
방과후까지 있으니끼 자습을 못 하네 열품타에서ㅓ 3학년 중에 8시간 채운 놈은 뭐하는 놈이지
-
kbs같은거 4월 말?? 5월 초??
이거 보고 유부초밥 조지기로 했다...
아니 형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