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라 털어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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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진지하고 구구절절한 고충
이 외모지상주의 사회가 너무 싫어요
구체적으로는 저를 둘러싼 외모지상주의 사회가 너무 싫어요
일단 전 내향적이고, 지나칠 정도로 침착하고, 세심한 성격입니다
물론 사회화가 됐기에 낯선 곳에서도 사람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어요
근데 그 친해지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달까요
보통 초면인 인간을 보면 할 얘기가 없죠 그래서 아무 얘기나 하게 되는데, 상대 쪽에서 제 외모에 대한 얘기를 할 때마다 이게 맞나.. 싶어져요
외모에 대한 얘기가 칭찬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듭니다
이렇게 태어나서 봐줄 만할 정도로만 정돈하고 다니는 건데, 음... 외모에 대해 칭찬하고 참 잘했어요!의 뉘앙스를 풍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내가 잘한 게 맞나? 하고 자문해 보면 전혀 아니잖아요
제가 어딜 가나 대부분 막내라 가만히 있는 거에 익숙해져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얼굴 마담으로 밀려 버리는 상황이 많습니다
정말 진지하게 그럴 때마다 얼굴을 숨기고 살고 싶어져요..
얘가 걔야~ 하고 소개당할 때마다 따라붙는 시선도 그렇고 무언의 평가에 숨이 막혀요 내 값어치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싶고요
무슨 정육점 도마 위에 고기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걸을 때 시선이 느껴지는 게 진짜.너무너무너무.가장. 불편합니다 그래서 앞만 보고 걷거나 땅만 보고 걸어요
가까운 인간들하고 걸을 때면 방금 니 쳐다봤어~ 라는 브리핑까지 받습니다 진짜 안 궁금하고요.. 꾹꾹 외면해 오던 걸 확인사살당하는 게 그렇게 싫어요
외모로 호감을 사서 호의를 누리는 것도 싫습니다
요즘엔 알바도 하고 바깥에 나가는 일이 잦다 보니 타인과 부딪히는 일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베풀어지는 호의가 너무 부담스럽고, 나에 대해 뭘 알길래 이러는 거지? 싶기까지 해요
진짜 무슨 전설의 포켓몬 잡는 것마냥 갑툭튀해서 번호를 갈취해 가는 인간들도 너무 무섭고 싫어요
알바 도중에 얼굴에 유독 오래 머무는 시선도 부담스럽고, 투명 인간이 되고 싶을 정도예요 다 싫증나요
외모 말고 더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봐줬으면 좋겠는데..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거겠죠
아무튼 그래서 밖에 잘 안 나갑니다 특유의 체할 것 같은 느낌이 너무 싫어서요
기승전얼굴 기승전연애 얘기하는 친구들도 싹 끊었어요
전 얼굴로 먹고 살 인간도 아닌데 왜 이거에 스트레스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요 세상이 그냥 이상한 것 같아요
전 타인의 얼굴을 깊게 들여다 보거나 단순히 평가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에 대한 평가가 더 안 와닿고 갑자기? 싶고 부담스러워요
진짜 그냥 부담스러워요
허언핑 기만핑... 뭐 이런 거 아니고요ㅋㅋㅋㅋ 진짜 이 사회의 외모지상주의에 질렸어요
연애에도 관심이 아예 없는데, 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인간들이 이성적인 호감을 표현할 때마다 그래서 당신이 누군데.. 싶기도 해요 껍데기 하나 보고 붙을 인연이면 그 껍데기 하나로 헤어질 인연이기도 한 거잖아요
뭔가 심연을 터 놓을 수 있는 호감헝 인간이 있다면 연애에 관심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전 외로움도 안 타고 제 심연은 친구들이랑만 터도 충분해요
그래서 그냥... 자연만 펼쳐진 곳으로 떠나고 싶습니다
ㅈㄴ 이상한 결론이죠
저에겐 너무 치열하고 비소적인 이 사회가 버거워요
올해엔 무계획 여행을 많이 다닐 예정이고, 내년엔 뉴질랜드로 어학연수를 떠납니다
저는 그냥 동물들이랑 넓은 들판에서 뛰어 노는 게 잘 어울리는 인간인 것 같아요
다 싫고 그냥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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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라도 할걸 싶기도 함.. 근데 자신이 없ㄴ다
사실 전 페페입니다
눈나.......
지돌이님 오랜만이네요!
헐 진짜 오랜만이네요!! 저번에 남겨주신 댓글 덕분에 용기를 좀 가지고 살고 있어요 감사해요
절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항상 응원합니다 ㅎㅎㅎ
이제야 보는 거지만 페페와 멋진 뱃지를 가지셨군요.. 멋지고 똑똑한 인간! 저도 늘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