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염냥을 모르면 틀려야 한다. (2111 사미인곡)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386668
과연 이말이 맞을까요?
고전시가는 어휘니까 어휘를 모르면 틀려야한다?
고전시가는 내신하듯 외워야하는데 안외웠으니 틀려야한다?
아닙니다.
시험장에서는 모른다면 비벼서라도 풀어야합니다.
지문과 문제를 보고가봅시다. (문제 번호는 본교재에 있던걸 뜯어와서 실제 시험지 번호가 아님)
(가)는 적강 모티프(적강 화소)가 드러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천상과 지상의 이원화를 <보기>에서 확인 가능했습니다.
차이가 만들어지는 지점을 화자의 시간으로 설정하고 읽어나갑시다.
천상: 임O + 무한한 시간 → 고통X
지상: 임X + 유한한 시간 → 고통O
잠깐 5번 선지를 볼까요.
⑤ ‘염냥’이 ‘가는듯 고텨’ 온다는 인식에서, 임과의 관계 단절에 따른 절망감으로 인해 지상의 물리적 시간이 심리적으로 지연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겠어.
여기서 염냥(炎凉)이 더위와 추위 다시말해 여름과 겨울임을 알아야만 이 선지를 그어낼 수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2011 월선헌에서 이미 배운 바가 있어요.
고전시가에서는 특정 부분이 해석이 안된다고해서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⑤번 선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염냥(炎凉)'의 정확한 의미(더위와 추위, 즉 여름과 겨울)가 중요하긴 하지만 모른다고 해서 틀릴 이유는 없었습니다.
수능 고전시가 문제 해결에서 중요한 것은 개별 단어의 의미도 있겠지만 문맥적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알면 좋죠 알면.... 그런데 시험장에 가면 아는거 나오나요?
당장 월선헌에서만 봐도 몽혼에 섯긔었다를 해석하지 못해서 앞의 '계륵'을 통해 벼슬을 갖자니 좀 그렇고 버리자니 그것도 그렇고... 하는 내적 갈등을 파악하지 않았었나요?
이 지문의 경우, 핵심적인 단서는 바로 앞 구절에 있는 "무심(無心) 셰월(歲月)은 믈 흐 고야"(무심한 세월은 물 흐르듯 하고)라는 표현입니다. 이 표현은 명백하게 시간이 빠르게 흘러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염냥'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몰랐더라도, 문맥상 화자가 시간의 빠른 흐름에 대한 한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추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시간이 심리적으로 지연되어 나타난다'는 ⑤번 선지의 내용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③, ④번 선지에서 지상의 물리적 시간이 압축=빠르다, 시간이 줄어서 불안하다 이 두갤 통해 방향성 잡아두고 그 방향성 아웃으로 답을 골라도 되긴했을겁니다.
물론 염냥(炎凉)을 공부해놓았다면 최고였겠지만요.
오늘의 교훈
고전시가 연계에서는 어휘 이상한거를 내서 변별해버릴 수 있다.
꼼꼼히 공부해두자. 그런데 막 외운다고 다 능사가 아니다. 맥락을 익혀둘것.
'섯긔었다.' 시즌2 튀어나오면 답엄슴... 지문이나 <보기>로 우회적으로 판단할 각오도 다져둘것.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처음으로 지정질문 들어와서 너무 기쁘다
-
올해 나오는거 살려고 예산 짜는데 대충 회당 얼마정도 함?
-
과외알바를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한 매뉴얼&팁입니다. 미리 하나 장만해두세요~~...
-
계획 1
영어단어(필수) 160단어 복습/40단어 암기 가장 이상적인 양이다. 딱히 부담도...
-
집 대청소 하다가 모르고 하나 버린듯... 아오 내 10만원
-
재수생의 고민 0
2월 한달간 많이 아팠음 이번달 지나면서 좀 나아지나 싶다가 오늘도 조금 아팠음...
-
애니에 나올법한 간지나는 악당같지 않음요? 진짜 ㅈㄴ 멋있어서 마음에 드는거 고르라했을때 이거택함요
-
ㅅㅂ
-
재수생입니다.작년 수능 기준 물리 낮 4 지구 중4가 떴습니다.아무래도 물리로...
-
지수로그도 제대로못풀어ㅠㅜ
-
빠져나갈수없다
-
오늘 젤 고마웠던 닉들 10
상화 셐 누님 고수스 어 고마웠다 ㅋㅋ
-
다들 안 예쁘다 난리인데 나는 예뻐보임
-
레어 전시용 글 0
-
중3때보다 멍청해진거같다
-
문학론 피램 0
몇달 뒤에 군대 가서 군대 가기전까지 문학론 듣고 군대가서 피램 쭉 할까 생각중인데요 추천 해주세요
-
ㅈㄴ 싫다~~~
-
정벽이 10
예전부터 얼굴궁금했는데 의대 어디갔는지도 궁금하다 알려주라 정벽아
-
진지하게 나 어땠음 11
그정도였냐
-
학창시절 한중혼혈 한일혼혈 봤었는데 본인이 말하기 전까지 아예 몰랐음 혼혈티가 안나더라구요
수능 비문학도 마찬가지인데, 특정 어휘를 알아야만 풀 수 있는 문제보다는 '맥락'을 고려하면 답은 낼 수 있게 설계된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비문학에서 어휘를 하나하나 다 해석할 이유가 없죠
문학에서도 결국 맥락이 의미를 결정하니까 맥락을 봐야...
수학능력시험이라는 취지를 생각해보면 참 문제 잘낸다는 생각이 드네요
임용부터 붙고 글 쓰자.
매번 이상한글로 어그로끄시던데 시비걸지말고 가세요.
혐오시대님 임용 붙었으니까 칼럼 써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