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염냥을 모르면 틀려야 한다. (2111 사미인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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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말이 맞을까요?
고전시가는 어휘니까 어휘를 모르면 틀려야한다?
고전시가는 내신하듯 외워야하는데 안외웠으니 틀려야한다?
아닙니다.
시험장에서는 모른다면 비벼서라도 풀어야합니다.
지문과 문제를 보고가봅시다. (문제 번호는 본교재에 있던걸 뜯어와서 실제 시험지 번호가 아님)
(가)는 적강 모티프(적강 화소)가 드러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천상과 지상의 이원화를 <보기>에서 확인 가능했습니다.
차이가 만들어지는 지점을 화자의 시간으로 설정하고 읽어나갑시다.
천상: 임O + 무한한 시간 → 고통X
지상: 임X + 유한한 시간 → 고통O
잠깐 5번 선지를 볼까요.
⑤ ‘염냥’이 ‘가는듯 고텨’ 온다는 인식에서, 임과의 관계 단절에 따른 절망감으로 인해 지상의 물리적 시간이 심리적으로 지연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겠어.
여기서 염냥(炎凉)이 더위와 추위 다시말해 여름과 겨울임을 알아야만 이 선지를 그어낼 수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2011 월선헌에서 이미 배운 바가 있어요.
고전시가에서는 특정 부분이 해석이 안된다고해서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⑤번 선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염냥(炎凉)'의 정확한 의미(더위와 추위, 즉 여름과 겨울)가 중요하긴 하지만 모른다고 해서 틀릴 이유는 없었습니다.
수능 고전시가 문제 해결에서 중요한 것은 개별 단어의 의미도 있겠지만 문맥적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알면 좋죠 알면.... 그런데 시험장에 가면 아는거 나오나요?
당장 월선헌에서만 봐도 몽혼에 섯긔었다를 해석하지 못해서 앞의 '계륵'을 통해 벼슬을 갖자니 좀 그렇고 버리자니 그것도 그렇고... 하는 내적 갈등을 파악하지 않았었나요?
이 지문의 경우, 핵심적인 단서는 바로 앞 구절에 있는 "무심(無心) 셰월(歲月)은 믈 흐 고야"(무심한 세월은 물 흐르듯 하고)라는 표현입니다. 이 표현은 명백하게 시간이 빠르게 흘러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염냥'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몰랐더라도, 문맥상 화자가 시간의 빠른 흐름에 대한 한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추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시간이 심리적으로 지연되어 나타난다'는 ⑤번 선지의 내용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③, ④번 선지에서 지상의 물리적 시간이 압축=빠르다, 시간이 줄어서 불안하다 이 두갤 통해 방향성 잡아두고 그 방향성 아웃으로 답을 골라도 되긴했을겁니다.
물론 염냥(炎凉)을 공부해놓았다면 최고였겠지만요.
오늘의 교훈
고전시가 연계에서는 어휘 이상한거를 내서 변별해버릴 수 있다.
꼼꼼히 공부해두자. 그런데 막 외운다고 다 능사가 아니다. 맥락을 익혀둘것.
'섯긔었다.' 시즌2 튀어나오면 답엄슴... 지문이나 <보기>로 우회적으로 판단할 각오도 다져둘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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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비문학도 마찬가지인데, 특정 어휘를 알아야만 풀 수 있는 문제보다는 '맥락'을 고려하면 답은 낼 수 있게 설계된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비문학에서 어휘를 하나하나 다 해석할 이유가 없죠
문학에서도 결국 맥락이 의미를 결정하니까 맥락을 봐야...
수학능력시험이라는 취지를 생각해보면 참 문제 잘낸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