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논리학 - 기호화된 정보를 예시로 납득하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073909
1911_인문_가능세계.pdf
2011_인문_베이즈주의.pdf
2506_인문_에이어.pdf
안녕하세요, 쑥과마늘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인문, 그중에서도 ‘논리학’ 제재만 집중 공략해보려고 합니다.
‘논리학’은 필연적으로 어려운 구간이 존재합니다.
바로 ‘기호로 제시된 정보’가 그것이지요.
하지만 평가원은 우리에게 기호 그 자체의 이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항상 예시를 통해 우리가 100% 이해는 못해도 받아들일 수는 있도록 써주거든요.
제일 어려운 부분은 이해하라고 충분히 설명해준다는 걸 잊지 맙시다.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기출을 통해 확인해봅시다.
[2019학년도 수능 ‘가능세계’ 지문]
두 명제가 모두 참인 것도 모두 거짓인 것도 가능하지 않은 관계를 모순 관계라고 한다. 예를 들어, 임의의 명제를 P라고 하면 P와 ~P는 모순 관계이다. P와 ~P가 모두 참인 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법칙을 무모순율이라고 한다. 그런데 “다보탑은 경주에 있다.”와 “다보탑은 개성에 있을 수도 있었다.”는 모순 관계가 아니다.
‘모순 관계가 아니다.’라는 표현은 곧 두 명제는 모두 참 혹은 모두 거짓 중 하나를 충족하죠.
현실과 다르게 다보탑을 경주가 아닌 곳에 세웠다면 다보탑의 소재지는 지금과 달라졌을 것이다. 철학자들은 이를 두고, P와 ~P가 모두 참인 혹은 모두 거짓인 가능세계는 없지만 다보탑이 개성에 있는 가능세계는 있다고 표현한다.
'P와 ~P가 모두 참인 혹은 모두 거짓인 가능세계는 없지만‘이라는 표현은 모순 관계가 성립하는 가능세계는 없다는 의미로 바꾸어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보탑이 개성에 있는 가능세계‘는 있다는 말은, 앞서 이해한 것처럼 모순 관계가 아니라면 성립하는 가능세계는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가능세계’의 개념은 일상 언어에서 흔히 쓰이는 필연성과 가능성에 관한 진술을 분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P는 가능하다’는 P가 적어도 하나의 가능세계에서 성립한다는 뜻이며, ‘P는 필연적이다’는 P가 모든 가능세계에서 성립한다는 뜻이다. “만약 Q이면 Q이다.”를 비롯한 필연적인 명제들은 모든 가능세계에서 성립한다. “다보탑은 경주에 있다.”와 같이 가능하지만 필연적이지 않은 명제는 우리의 현실세계를 비롯한 어떤 가능세계에서는 성립하고 또 어떤 가능세계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P는 가능하다’와 ‘P는 필연적이다’의 정의를 줬으니 붙여 읽으면 간단해집니다.
(중략)
나는 현실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하는 기차를 놓쳤고, 지각을 했으며, 내가 놓친 기차는 제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는 “만약 내가 8시 기차를 탔다면, 나는 지각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전통 논리학에서는 “만약 A이면 B이다.”라는 형식의 명제는 A가 거짓인 경우에는 B에 참 거짓에 상관없이 참이라고 규정한다. 그럼에도 내가 만약 그 기차를 탔다면 여전히 지각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는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내가 8시 기차를 탔다면, 나는 지각을 하지 않았다.”
= “만약 A이면 B이다.”
= “만약 내가 8시 기차를 탔다면”(A)는 거짓이다.
= “나는 지각을 했다/지각을 하지 않았다” 둘 다 가능한데 왜 지각했다고 주장은 안 해?
(중략)
일반적으로, A가 참인 가능세계들 중에 비교할 때,
(=기차를 탄 가능세계 중에서)
B도 참인 가능세계가
(= 지각을 하지 않은 가능세계가)
B가 거짓인 가능세계보다 현실세계와 더 유사하다면,
(= 지각을 한 가능세계보다 현실세계와 더 유사하다면)
현실세계의 나는 A가 실현되지 않은 경우에,
(= 기차를 놓쳤다면)
만약 A라면 ~B가 아닌 B이라고 말할 수 있다.
(= 기차를 탔다면 지각을 한 게 아닌 지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
(후략)
[2020학년도 수능 ‘베이즈주의’ 지문]
(중략)
이는 믿음의 정도의 변화에 관한 원리로서, 만약 인식 주체가 A가 참이라는 것만을 새롭게 알게 된다면, B가 참이라는 것에 대한 그 인식 주체의 믿음의 정도는 애초의 믿음의 정도에서 A가 참이라는 조건하에 B가 참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의 정도로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갑이 ‘내일 비가 온다.’가 참이라는 것을 약하게 믿고 있고, ‘오늘 비가 온다.’가 참이라는 조건하에서는 ‘내일 비가 온다.’가 참이라는 것을 강하게 믿는다고 해 보자. 조건화 원리에 따르면, 갑이 실제로 ‘오늘 비가 온다.’가 참이라는 것만을 새롭게 알게 될 때,
(=A가 참이라는 것만을 새롭게 알게 된다면)
‘내일 비가 온다.’가 참이라는 것을 그 이전보다 강하게 믿는 것이 합리적이다.
(=A가 참이라는 조건하에 B가 참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의 정도로 되어야 함)
(후략)
[2025학년도 6월 모의평가 ‘에이어’ 지문]
(중략)
‘P이면 Q이다. P이다. 따라서 Q이다.’인 논증을 전건 긍정식이라 한다. 전건 긍정식은 ‘P이면 Q이다.’와 ‘P이다.’라는 두 전제가 참이면 결론 ‘Q이다.’는 반드시 참이라는 뜻에서 타당하다. 그런데 어떤 문장이 단독으로 진술되는 경우에는 감정이나 태도를 표현할 수 있지만 그 문장이 조건문인 ‘P이면 Q이다.’의 부분으로 포함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귤은 맛있다.’는 화자의 선호라는 감정을 표현한다.
하지만 그 문장이 ‘귤은 맛있다면 귤은 비싸다.’처럼 조건문의 일부가 되면
(= 그 문장이 조건문인 ‘P이면 Q이다.’의 부분으로 포함되는 경우)
귤에 관한 화자의 선호를 표현하지 않는다.
(= 그렇지 않다.)
(후략)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논리학 지문의 승부처는 결국 기호화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다.
기호화된 정보만으로 이해를 요구하지 않고,
항상 예시를 통해 설명을 보충한다.
그러니 예시를 붙여 읽는 것이 해답이다.
좋아요와 팔로우는 큰 도움이 됩니다.
(잡담 게시글 구독 해제를 권장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25수능 끝나고 지금까지 미련을 못 버리고 있습니다… 현역(24수능) 화작(73)...
-
이거 구라같음? 16
69때 한두개 틀렸다함 수능날 배아파서였나 암튼 뭐땜에 우리학교 낮은 문과...
-
이건 뭐야 미친 ㅋㅋㅋㅋㅋㅋ
-
나 여르비임 3
ㅇㅇ
-
여자고 어린이집, 유치원을 같이나온 친한 남자애가 있었음 엄마들끼리도 교류가 있어서...
-
내신 등급 평균내고 쭉 줄세워서 aa bb cc 정하는건가요 내신이 등급으로 안나오면 어케평가하지
-
4차 마감이라는 게 전화 추합도 마감이라는 거임? 아ㅠㅠ
-
ebs 찾아봣는데 그냥 언어와 매체라고만 나와있어서요. 궁금합니다.
-
디카프 올해 왜 0
프로모터 언제 나와ㅏㅏㅏㅏㅏ?
-
홍익대갈듯 6
큰맘먹엇음
-
남사친 많은 여자는 15
-
이제 새내기인데 과외앱으로 과외 잡으려면 많이 어렵나요? 잘안잡힌다고 듣긴했어요...
-
구조독해 0
사람들 구조독해 그읽그풍 이러는데 구조독해라는게 구체적으로 어떤걸 뜻함? 예를 들어...
-
[단독]"등록금 냈는데 합격 취소"…기숙학원 재수생이 왜? 11
[경주=뉴시스] 이은희 기자 = 서울의 한 대학에 합격한 신입생이 자신도 모르게...
-
정상범위의 10배임..
-
대학이 뭐라고 3
대학이 뭐라고 사람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는걸까
-
작수 15 왤캐 어렵냐 10
쎈발점 하고 한번 풀어봤는데 개어렵누...ㅠ
-
강대 들어오기 전에는 유빈이 아무런 생각 안들었는데 0
강대 들어오고 돈 존나 쳐먹으니까 유빈이에 강대 자료 올라오는거 ㅈㄴ꼬움
-
에리카 방금 붙었는데 군인이라 폰을 18시에 뽑아서 이미 16시에...
-
연대 상경 0
예비 몇 번까지 돌았나요?
-
3합 0
삼합 맜있죠
-
건축공 쓰신 분들 제발 댓글 달아주십쇼 저 가야합니다 대학..ㅠㅠㅠㅠ
-
겁쟁이에요
-
숭실대 오늘 4차 전화 추합 합격했는데요, 홈페이지에 이렇게 떠있으면 합격증도...
-
점공이 거짓말 같아서 확인해 보고 싶은데 건대는 전추 몇번인지 못보나요..?
-
편도 2시간 진짜 어떡해야하는거임 근데 이걸로 대학 버릴정돈아니겠죠...
-
높2 ㅇ
-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단국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단국대학생, 단국대...
-
다군 토요일 1명 월요일 0명 화요일 0명은 씹
-
영어랑 탐구
-
중대 냥대 한양대 12
중대랑 한양대 둘 중에 전과 어디가 더 쉽나요??
-
ㅇㄷ감?
-
진짜 시발 전화추합땜에 정신병 걸릴듯 진짜 피말린다 와 미친 이러다 수능 한 번 더 볼듯ㅋㅋ
-
궁금합니다 ㅠㅠ
-
나같은 사람도 받아주네
-
연세대학교 서울캠퍼스를 왜 거꾸로 외워야 하는건데……? 개쫄리네
-
언매랑 그 외 테스트 보는데 언매 뭐..평가원 뛰어넘는 수준을 요구할까요..?
-
헐 0
안녕
-
중딩 때부터 자사고 입시 같이해오던 입시팟 4명 성대 2명 한양대 1명 나...
-
외대 자전…… 5
외대 자전 어느 정도 돌았을까요… 전화 받으신 분 계신가요… 진학사로 확인하고 있긴...
-
안녕 4
ㅈㄴ오랜만이네
-
줄글소설부터 와이책 등등 몇백권읽엇는데 난 왜 1등급못가지?
-
건국대 공대 한학기 최소학점이 얼만가요?
-
레전든데
-
님들이라면 어디갈거같나요 서성한 중경외시 건동홍 전화추합 전추 동국대 동대
-
솔직히 12만원이라 부담되어서 못사는 사람들도 많을거같은데... 국유화하면 확실히...
-
이과 평균 6등급인데. 270일 남은 현시점에서 최대한 열심히 해봐야 의미 있을까?...
-
안녕하세요 충북대 반도체공학부 다니다가 반수했는데...말아먹어서... 하여튼 명지대...
-
이제 은테들의 세상이야 히히
-
상하의 신발 밑 사진이랑 똑같이입고 목이 비어보여 목걸이먼 하려는데 어떤거 같나요??
철학은 일반적인 서술과 구체적인 예시만 잘 연결해줘도 반은 먹고가죠
![](https://s3.orbi.kr/data/emoticons/dangi/035.png)
맞습니다! 사실 추상화된 걸 받아들이라고 주는 게 예시니까요![](https://s3.orbi.kr/data/emoticons/dangi/035.png)
논리학 어려울 수도 있는 지문인데 정리 감사합니다! 좋아요 누르고 가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기호논리학을 좀 안다면 더 쉬워지죠
개인적으로는 대당사각형이나 고전논리학 정도는 학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건긍정 후건부정 선언지부정 / 전건부정오류 후건긍정오류 선언지긍정오류
이런 기본적인 논리학은 알아야해요
대당사각형이 그건가요 역명제 대우명제 나오는 거
오 이거 가능세계 42번 오류 얘기할 때 나오는 그거군요
![](https://s3.orbi.kr/data/emoticons/almeng/012.png)
앞으로 논리학 지문 읽을때 기호가 나오면 먼저 기호랑 예시가 붙는지 보고 붙여 읽ㅇ ㅓ 볼게ㅇ ㅛ goat좋습니다!
![](https://s3.orbi.kr/data/emoticons/rabong/018.png)
국어칼럼 좋아요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