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다들 잊고있는 문학 기출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072550
1511 현대소설 무영탑
그당시 수험생들 일동 당황
고전소설이 왜 2개냐 자세히 보니 현진건이었고~
[앞부분의 줄거리] 화랑도를 숭상하는 ‘유종’과 당나라를 숭상하는 ‘금지’는 내심 서로 못마땅해한다. 이런 가운데 ‘금지’는 아들 ‘금성’과 ‘유종’의 딸 ‘주만’과의 혼사를 진행하려 한다.
설령 금성이가 출중한 재주와 인물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유종은 이 혼인을 거절할밖에 없었으리라. 첫째로 금지는 당학파의 우두머리가 아니냐. 나라를 좀먹게 하는 그들의 소위만 생각해도 뼈가 저리거든 그런 가문에 내 딸을 들여보내다니 될 뻔이나 한 수작인가. 도대체 당학*이 무에 그리 좋은고. 그 나라의 바로 전 임금인 당 명황(唐明皇)만 하더라도 양귀비란 계집에게 미쳐서 정사를 다스리지 않은 탓에 필경 안녹산(安祿山)의 난을 빚어 내어 오랑캐의 말굽 아래 그네들의 자랑하는 장안이 쑥밭을 이루고 천자란 빈 이름뿐, 촉나라란 두메 속에 오륙 년을 갇히어 있지 않았는가. 금지가 당대 제일 문장이라고 추어올리는 이백이만 하더라도 제 임금이 성색에 빠져 헤어날 줄을 모르는 것을 죽음으로 간하지는 못할지언정 몇 잔 술에 감지덕지해서 그 요망한 계집을 칭찬하는 글을 지어 도리어 임금을 부추겼다 하니 우리네로는 꿈에라도 생각 밖이 아니냐. ㉠ 그네들의 한문이란 난신적자를 만들어 내기에 꼭 알맞은 것이거늘 이것을 좋아라고 배우려 들고 퍼뜨리려 드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 아니냐. 이 당학을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가는 우리나라에도 오래지 않아 큰 난이 일어날 것이요, 난이 일어난다면 누가 감당해 낼 자이랴.
“한 나이나 젊었더면!”
유종은 이따금 시들어 가는 제 팔뚝의 살을 어루만지면서
한탄한다. 몇 해 전만 해도 자기와 뜻을 같이하는 이가 조정에
더러는 있었지만 어느 결엔지 하나씩 둘씩 없어지고 인제는
㉡ 무 밑둥과 같이 동그랗게 자기 혼자만 남았다. 속으로는 그의 주의에 찬동하는 이가 없지도 않으련만 당학파의 세력에
밀리어 감히 발설을 못 하는지 모르리라. 지금이라도 젊은이
축 속으로 뛰어 들어가면 동지를 얼마든지 찾아낼는지 모르리
라. 아직도 이 나라의 명맥이 끊어지지 않은 다음에야 방방곡
곡을 뒤져 찾으면 몇천 명 몇만 명의 화랑도를 닦는 이를 모을 수 있으리라. 그러나 아들이 없는 그는 젊은이와 접촉할 기회조차 없었다. 이런 점에도 그는 아들이 없는 것이 원이 되고 한이 되었다. ㉢ 이 늙은 향도(香徒)에게 남은 오직 하나의 희망은 자기의 주의 주장에 공명하는 사윗감을 구하는 것이었다. 벌써 수년을 두고 ㉣ 그럴 만한 인물을 내심으로 구해 보았지만 그리 쉽사리 눈에 뜨이지 않았다. 고르면 고를수록 사람 구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보담 더 어려웠다. 유종은 기대고 있던 서안에서 쭉 미끄러지는 듯이 털요 바닥 위에 누웠다. 금지의 청혼을 그렇게 거절한 다음에는 하루바삐 사윗감을 구해야 된다. 금지로 하여금 다시 입을 열지 못 하도록 ㉤ 다른 데 정혼을 해 놓아야 한다. 그러면 신라를 두 손으로 떠받들고 나아갈 인물이 누가 될 것인가. 삼한 통일 당년의 늠름하고 씩씩한 기풍(氣風)이 당학에 지질리고 문약(文弱)에 흐르는 이 나라를 바로잡을 인물이 누가 될 것인가.
[중략 부분의 줄거리] ‘유종’이 사위를 구하는 가운데, ‘주만’이
부여의 천민 석공 ‘아사달’을 사모하고 있음이 알려진다. 한편
‘아사달’은 자신을 찾아온 아내 ‘아사녀’가 끝내 자신을 만나지
못하고 그림자못에서 죽은 사실을 알게 되자, 그 못 둑에서 ‘아사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돌에 담아 새겨 내는 작업에 몰입한다.
그러나 어느 결엔지 아사녀의 환영은 깜박 사라져 버렸다.
아까까지는 어렴풋이라도 짐작되던 그 흔적마저 놓치고 말았
다. 아무리 눈을 닦고 돌 얼굴을 들여다보았으나 눈매까지는
그럴싸하게 드러났지마는 그 아래로는 캄캄한 밤빛이 쌓인 듯 아득할 뿐. 돌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골머리만 부질없이 힝힝 내어 둘리었다. 그러자 문득 그 돌 얼굴이 굼실 움직이는 듯하며 주만의 얼굴이 부시도록 선명하게 살아났다. 마치 어젯밤의 아사녀의 환영 모양으로.
그 눈동자는 띠룩띠룩 애원하듯 원망하듯 자기를 쳐다보는 것 같다.
“이 돌에 나를 새겨 주세요. 네, 아사달님, 네, 마지막 청을 들어주세요.
”그 입술은 달싹달싹 속살거리는 것 같다.
아사달은 정을 쥔 채로 머리를 털고 눈을 감았다. 돌 위에 나타난 주만의 모양은 그의 감은 눈시울 속으로 기어들어 오고야 말았다. 이 몇 달 동안 그와 지내던 가지가지 정경이 그림 등 모양으로 어른어른 지나간다. 초파일 탑돌이할 때 맨 처음으로 마주치던 광경, 기절했다가 정신이 돌아날 제 코에 풍기던 야릇한 향기, 우레가 울고 악수가 쏟아질 적 불꽃을 날리는 듯한 그 뜨거운 입김들……. 아사달은 고개를 또 한 번 흔들었다. 그제야 저 멀리 돈짝만 한 아사녀의 초라한 자태가 아른거린다. 주만의 모양을 구름을 헤치고 둥둥 떠오르는 햇발과 같다 하면, 아사녀는 샐녘의 하늘에 반짝이는 별만 한 광채밖에 없었다.
물동이를 이고 치마꼬리에 그 빨간 손을 씻으며 배시시 웃는 모양, 이별하던 날 밤 그린 듯이 도사리고 남편을 기다리던 앉음앉음, 일부러 자는 척하던 그 가늘게 떨던 눈시울, 버드나무 그늘에서 숨기던 눈물들…….
아사달의 머리는 점점 어지러워졌다. 아사녀와 주만의 환영도 흔들린다. 휘술레를 돌리듯 핑핑 돌다가 소용돌이치는 물결 속에서 조각조각 부서지는 달그림자가 이내 한 곳으로 합하듯이, 두 환영은 마침내 하나로 어우러지고 말았다. 아사달의 캄캄하던 머릿속도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 하나로 녹아들어 버린 아사녀와 주만의 두 얼굴은 다시금 거룩한 부처님의 모양으로 변하였다.
아사달은 눈을 번쩍 떴다. 설레던 가슴이 가을 물같이 맑아지자, 그 돌 얼굴은 세 번째 제 원불(願佛)로 변하였다. 선도산으로 뉘엿뉘엿 기우는 햇발이 그 부드럽고 찬란한 광선을 던질 제 못물은 수멸수멸 금빛 춤을 추는데 흥에 겨운 마치와 정 소리가 자지러지게 일어나 저녁나절의 고요한 못 둑을 울리었다.
새벽만 하여 한가위 밝은 달이 홀로 정 자리가 새로운 돌부처를 비칠 제 정 소리가 그치자 은물결이 잠깐 헤쳐지고 풍 하는 소리가 부근의 적막을 한순간 깨트렸다.
- 현진건, 「무영탑」 -
* 당학 : 당나라의 학문.
틀기출이라고 하기전에 꽤나 어이가 없는 셋트인데 올해 수능 현대소설마냥 내면의 무언가로 조져버리는 느낌이 비슷함 ㅇㅇ
배꼽이 어쩌구 하는그 내면을 따라가는 부분과 유사함
이 지문셋트를 좀 보고 갔다면 시험장에서 수월했을지도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올해 도미노 지리네
-
건대낮공 최초합했고 높공으로 전과하고싶은데 가능할지모르겟지만 최대한 해볼예정 (근데...
-
수학 과외 질문 6
중, 상위권 고등학생 과외 하시는 분들은 어떤 개념서로 수업 하시나요?
-
듣고 좀 놀람 동내 학원인데 엄청 잘버시네
-
폰을 바꿨는데 2
뭘해야할지 모르겠다
-
전화받으신분 안계시나여
-
639.8점인데 낙지 기준 ㅅㅂ
-
홍익대 추합 5
한바퀴는 돔?
-
생지 백분위 88 94라서 그냥 생윤사문으로 런할건데 생윤사문 개념+기출까지 시간...
-
물2 책왔다 5
공부시작(반수아님!!!)
-
미국은 놀랍게도 1
주에 따라 만 21세 미만이면 술을 못 마시는 곳도 있다
-
술마실때 주의할점 10
써줘
-
학교에 지금 추합얼만큼 돌았는지 물어보면 알려주나요? 3
전화추합인데 기다리는동안 피말려서요..
-
지금 어디까지 돌았는지, 돌고는 있는지 아시는 분 계신가요?
-
어디가는게 나을까 중대 전과 힘들어?
-
뭐하는 얘들이지ㅋㅋㅋㅋ
-
나 기억나는건 중2... ㅎㅎㅎ
-
ㅇㅇ
-
저희 아버지는 1년전에 사십몇년만에 처음으로 뽑으셨다는데 난 왜 19살에...
-
건동홍이 ㅈㄴ안도는이유 13
표본분석하면서 느낀건데 건동홍 상위~중경외시 하위인 표본들이 원래 다군에 홍대...
-
야 새끼들아 10
형 내일 술마신드아 첫술이다 이예에에에에에
-
영어 공부 질문 1
이번에 고3 되는 학생입니다. 영어 모고를 제대로 공부해본적과 영단어를 외워본적...
-
귀여운듯 2
나란 사람 뇨뇨뇨뇨뇨~~
-
앞에 빠질사람조차 어둠의 표본 하나랑 한양대 생명과학 두명이 그나마 보이는데...
-
왜 안알려주는거냐 얘네들 명문대라면서 학생의 간절함을 모르는거임?
-
숙명여대 추합 0
숙대 홍보광고랑 중어중문 현재 예비 몇 번까지 돌았나요? 홈페이지 올라온 결과로...
-
'이 책' 비치 안 해? "CIA 신고"…도서관 공격하는 윤 지지자들 3
[앵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공격은 공공도서관으로도 향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
중경외시 경영 라인 가면 취업은 어디로 하나요? 현실적으로 말해주세요..
-
교환학생 가고 싶어요 12
영국가서 축구보기
-
정원이 확대되기전 치대성적이나 한의대성적까지 의대 합격하는정도인가요?
-
점메추 2
우동 vs 얼큰우동 vs 멸치국수
-
어떻게나오려나
-
고려대 생명공 4차추합 기준 예비 어디까지 돌았나요? 1
교과 아니고 일반입니당
-
10시부터 전화추합이었는데 아직 전화안왔으면 오늘은 끝인건가요 4
6명뽑는과에 예비19번받고 1차 2차때 10명빠지고 예비9였는데 3 4차는...
-
휴
-
N수 재종학원 7
목러 다닌지 몇 주 안 됐는데ㅠ 40분정도 걸리고 갈아타야돼서 아침마다 너무...
-
도오시테 콘나메니 니 니
-
안된거면 포기해야겠죠? 12명 뽑고 예비 2번인데 지금까지 한명도 안빠진 것 같아요...
-
고대 학부 지금 어디까지 왔나요? 내일 어디까지 갈까요?
-
ㅈㄱㄴ
-
어디 갈까여 #전화추합
-
19일까지가 등록포기기간이고 정말 고민되어 질문드립니다 24현역 언미물지...
-
평소보다 많이 도는 중?
-
간절하지가않냐 6
재수때는돌아갈곳이없었는데지금은돌아갈곳이있어서그런걸지도걍자퇴때려버릴까
-
성공?
-
모두의 로망 교환학생 1학년부터 준비하는 법 [숭실대 꿀팁] 1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숭실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숭실대생, 숭실대...
-
04년생이고 치대 논술 준비를 해보려 합니다. 2025수능때 기하 응시했고 다 풀고...
-
내가 갈 과가 빵 나면 기분 좀 거시기함
-
사실 다 알고 있음 12
님들 다 AI인거 알고 있음 상식적으로 의뱃설뱃이 이렇게 많을 수 없잖아? 사실...
그 지문 원래 다른 거 내려고 했다가 이감에서 먼저 내버려서 급하게 만든세트라던데
그시절 이감은 김봉소t 강의할때 였을듯
좀 더 가면 강의실에서 풀고 셤지 회수해가고 거의 적중 터지고 그런시절 ㅇㅇ
내면의 무언가 goat는 사실
2017 LEET 가면의 꿈
2005 MEET예비 동굴
이 두개가 걍 개어려움
남편 가면 쓰고 집와서 아내가 윗층 올라가는 그건가
넹
전 리트 문학하면 파우스트 떠오름 ㅋㅋㅋㅋㅋ
???:내 이름은 ‘결핍’이다.
???:나는 ‘빚’이라고 하지.
???: 나는 ‘근심’이라고 하고.
???:나는 ‘곤궁’이라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