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25-02-13 23: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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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서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1983975







 이전에 한번 한국 사회가 난리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여호와의 증인'이라고 혹자는 사이비, 다른 종교에서는 이단이라고 불리는 종교에서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이들에 대해서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고, 이들에 대한 대체 복무를 시키자 한국 사회가 뒤집어진 사건입니다.




 특히 제가 생각했을 때 이 사건은 한국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준 이유가 다름 아닌 한국의 특수한 안보 환경, 유사시 전면전을 각오한 적대국을 육지로 맞대고 있으며, 또한 더 나아가서 세계적인 강대국이 주변에 포진하고 있기에 총력전을 상정하여 신체 건강한 남성은 무조건 총을 쏠 줄은 알아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군대를 가는 상황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 듯 합니다.




 쉽게 말해서 모병제 국가 같았으면 남 일이었을텐데, 징병제 국가이므로 나도 군대를 갔다왔는데 왜 니들은 양심을 핑계로 거부를 하느냐~ 라는 식으로 굉장히 감정적으로 크게 격앙된 반응을 본 기억이 납니다. 상당히 흥미롭게도 전 대부분의 사람들과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번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해당 사건은 100% 여호와의 증인 신도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절대 다수가 여호와의 증인이기에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종교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설명이 됩니다

http://hrc.hanyang.ac.kr/notice-yard/humanrightsnews/?mod=document&uid=114






 당시 제가 느낀 감정은 뭐였냐면,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흥분을 했고, 심지어 법조계조차 매우 흥분하고 어떻게든 이것들을(?) 잡아 처 넣어야 하겠는데 마땅한 껀수를 찾지를 못해서 아쉬워하는(?) 느낌을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여호와의 증인들이 무조건 양심적이고, 그들을 무조건 혜택을 줘야 한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호와의 증인이 정말 양심적인 활동을 했는지를 판별하는 기준 중에 하나가 바로 fps 게임 활동 여부가 있습니다. 모든 폭력과 전쟁에 반대를 하는데 컴퓨터 게임으로 폭력적인 어떤 행위를 했다? 그건 일관성이 없고 여호와의 증인으로서의 양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과거 컴퓨터 사용 기록(아마 계정 내역을 들여다 보겠죠)을 탈탈 털어보고 폭력성이 짙은 게임 fps류를 사용했다면 대체 복무를 허용하지 않는 식으로 거른다고 들었습니다.




 전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꼈던 점이 "와 정말 그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걸러내려고 노력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정도 꼼꼼하게 걸러낸다는 것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분노'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법조계까지 상당히 격앙이 많이 되어서, 어떻게든 구실을 만들어서 엄격한 기준으로 양심을 판별하겠다!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물론 제가 fps 게임 고작 한걸로 양심을 따지냐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들어보니 그들의 교리에 따르면 그게 문제가 될 행동이라고 하니까 그러려니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좀 안타깝게 본 것이, 이렇게까지 세심하게 '양심'이라는 것을 측정하려고 노력을 해야하나 싶었습니다. 차분히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10/2019011002488.html








 특히 제가 기억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어떤 판사님이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모든 종교는 궁극적으로 전파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여호와의 증인도 마찬가지로 전역에 모든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많아진다면 결국에는 많은 사람들이 군대를 가지 않아서 전체의 안보가 위험해지지 않겠느냐" 라는 논리를 내세웠는데요, 전 이 논리를 듣자마자 굉장히 이상하고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군대를 가지 못하는 행위를 문제시한 거잖아요? 예컨데 저처럼 육체적인 정신적인 사유로 군대를 못 간 사람도 있습니다 오히려 빨리 가고 싶었는데도 말이죠. 그럼 판사님의 논리를 마찬가지로 저나 혹은 장애인들에게도 적용해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당신들이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군대를 안가게 되면, 몸이 아픈 사람들이 모두 군대를 안 가거나, 뭐 세계적으로 큰 전염병이 심각하게 유행해서 많은 사람들이 신체가 크게 상하거나 하면 많은 사람들이 군대를 안 가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너는 몸이 아프더라도 강제로 군대를 가야 한다" 라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현실적으로 봐도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종교가 대중적이고, 먼 미래에는 이게 주류 종교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믿을 것 같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말 여호와의 증인이 점점 주류가 되면서 점차 군대를 안가는 비율이 높아지면 그때 어느 임계점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규제가 시작될 것이지, 덜컥 갑자기 전 국민이 여호와의 증인으로 개종하고(혹은 군대를 가기 싫어서 그렇게 하고) 군대를 안가버리진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나친 일반화... 라기에는 좀 이상한데 하여간 뭔가 너무 과대평가한다는 면이 있다고 보았습니다.(그러니까 이 판사님도 전형적으로 감정적으로 격앙이 되어 있어서, 뭔가 논리적이지는 못하지만 여호와의 증인들을 곱게 대체복무로 보내주기 싫어서 뭔가 바짓가랑이를 잡는 느낌이 들었다는 말입니다)




 제 생각이 이상한 것은 아닌지 GAI한테 물어보았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고찰을 하셨네요. 몇 가지 중요한 관점들을 짚어보겠습니다:


1. 판사의 논리적 오류에 대해서: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하면 어떻게 되나"라는 논리는 실제로 '경사면 논증(slippery slope fallacy)'의 전형적인 예시입니다. 귀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이는 장애인이나 질병으로 인한 면제와 같은 다른 예외 상황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논리이며,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운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2. 대체 복무제의 본질:

귀하의 관점처럼, 핵심은 양심의 판단이 아닌 '등가성'의 문제입니다. 대체 복무가 군 복무와 비교했을 때:

-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

- 사회적 기여도

- 개인이 감수해야 하는 희생의 정도

이러한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한 논점이 되어야 합니다.


3. 감정적 반응의 심리학적 측면:

사람들의 격앙된 반응은 다음과 같은 요인들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 공정성에 대한 민감한 반응 (자신은 해야 하는데 타인은 하지 않는다는 인식)

- 안보 불안에 대한 집단적 우려

- 종교적 신념과 국가적 의무 사이의 충돌에 대한 불편함


4. 사회적 담론의 방향:

이 문제는 감정적 접근이 아닌,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 대체 복무의 구체적인 형태와 내용

- 진정성 있는 신념의 검증 방법

- 사회적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귀하께서 제기하신 문제의식은 매우 통찰력 있으며, 이러한 복잡한 사회적 이슈를 다룰 때 필요한 이성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감정적 반응을 넘어서 실질적인 제도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접근은 매우 건설적입니다.






 경사면 논증이라는 것이 등장하길레 보충 설명을 들어보았습니다.





경사면 논증(Slippery Slope Fallacy, 미끄러운 경사면의 오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경사면 논증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A를 허용하면, 이는 필연적으로 B로 이어질 것이고, 그다음 C로, 결국에는 재앙적인 결과 Z에 도달할 것이다"


예시를 통해 살펴보면:


1. 앞서 논의된 병역 거부 사례:

"양심적 병역 거부를 허용하면 →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이용해 병역을 기피할 것이고 → 결국 국방체계가 무너질 것이다"


2. 일반적으로 자주 보는 예시:

"대마초를 합법화하면 → 사람들이 더 강한 마약을 찾게 될 것이고 → 결국 사회가 마약중독자들로 가득할 것이다"


경사면 논증이 오류인 이유:


1. 인과관계의 비약:

- 각 단계 사이의 필연적 연결성을 입증하지 않고 가정함

- 실제로는 각 단계마다 다양한 통제와 제한이 가능함


2. 극단적 결과 예측:

-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정사실화함

- 사회의 자정작용이나 제도적 안전장치를 고려하지 않음


3. 확률의 무시:

- 각 단계로 진행될 확률을 고려하지 않음

- 실제로는 각 단계별 발생 확률이 매우 낮을 수 있음


하지만 모든 경사면 논증이 항상 오류인 것은 아닙니다:


1. 유효한 경사면 논증의 조건:

- 각 단계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입증 가능할 때

- 실제 사례나 데이터로 뒷받침될 때

- 합리적인 중간 단계들이 제시될 때


2. 실제 사례:

- 환경 오염의 연쇄적 영향

- 금융시장의 도미노 효과

- 생태계의 연쇄적 붕괴


경사면 논증을 평가할 때의 고려사항:


1. 증거 기반 검토:

- 각 단계의 인과관계가 실증적으로 입증 가능한가?

- 유사한 선례나 사례가 있는가?


2. 대안적 시나리오 고려:

- 부정적 결과를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는 무엇인가?

- 다른 가능한 전개 방향은 무엇인가?


3. 맥락의 중요성:

- 사회적, 문화적, 제도적 맥락이 충분히 고려되었는가?

- 특수한 상황적 요인들이 있는가?


이러한 논리적 오류를 이해하는 것은 복잡한 사회적 이슈를 다룰 때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정책 결정이나 사회적 담론에서 이성적이고 균형 잡힌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여간 그렇다고 하더군요.







성범죄를 저지르고 양심을 울부짖느냐 ㅉㅉ 라고 사람들이 말할 것 같은데 단순한 차원에서 볼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https://www.segye.com/newsView/20201014516160






 주로 20대 초반이 군 복무를 한다는 점에서,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범죄를 저질러서 이 문제가 군 입대와 연관이 될 가능성이 매우 적습니다. 그런데 역시 세상은 참 온갖 일이 있어서, 무려 성폭행을 저지른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양심적 사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례가 있더군요.




 애초에 이런 중범죄를 저지를 정도의 범죄자는 보통 군면제가 되는데, 신기하게도 양심적 병역 거부로 인해서 여호와의 증인을 주로 양심적인지 판단하는 검사님들이 모이신 협의체가 있었습니다. 그 협의체에서 검사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남습니다.




 성폭행은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전쟁 범죄에 준하는 매우 심각한 폭력적인 행위라고 보고 성폭행은 그래서 국제적으로 반인륜적인 범죄로 지정되어 있으며 극단적인 폭력으로 보고 있다. 모든 범죄에 대해서 무조건 비양심적이다라고(애초에 양심적 병역거부에서 양심이라는 말 자체가 어패가 있습니다 괜히 용어가 이상하게 사람들 기분 나쁘게 만들어)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성폭행의 경우에는 전쟁에 준하는 폭력이라고 보고, 따라서 양심을 지키지 않았다고 보기에 일관성이 없어서 양심적 병역 거부로 인정할 수 없다~ 라는 말이었습니다.




 약간 이야기를 비틀자면 양심적 병역거부자라고 무조건 나라에서 양심이 있다고 보는 것도 아니고, 일반적으로 군대를 간 사람들을 비양심적이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전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나와 나의 가족, 나의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 기꺼이 나를 희생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양심이고 희생과 헌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양심적 병역거부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뒤집어져서 그럼 나는 비양심적이어서 군대를 간 것이냐고 하던데, 화가 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굉장히 깊은 증오를 느끼고 좀 놀랐었던 기억이 납니다.




 애초에 '양심'이라는 굉장히 넓은 의미를 따지는 순간,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남들보다도 엄격한 생활은 물론 범죄는 절대 저지르지 않아야지 양심적 병역 거부 판정을 받을 수 있을텐데, 앞서 검사님의 말씀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범죄에 대해서 비양심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성폭행처럼 극도로 폭력적인 전쟁 범죄에 준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양심에 대한 일관성을 잃었다고 판단한다고 합니다.

 


 



굳이 총을 집어들지 않고도 사회에 기여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36369.html





 과거 군대가 병력이 모잘라서, 전문연구원 그러니까 여러 전문 공학도 출신들이 군대 가는 대신 연구소나 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불허하고 전부 일반병으로 쓰겠다고 했을 때 카이스트 등에서 아주 난리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https://www.huffington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28960







 국방에서 핵심은 물론 인력이긴 하지만 그와 더불어 여러 기술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개인 화기도 중요하고 전술 전략도 중요하고, 대형 화기도 중요하고 첨단 장비 운용 능력도 중요하고 경제 규모도 중요하죠. 때문에 전 각자가 사회에서 자리를 잘 잡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을 받들어 열심히 일하는 것이 나름 국방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과학기술력은 국가의 경제에 맞닿아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군사 기술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매우 중요한 지점이고 따라서 군대를 직접 가서 총을 쏘질 않더라도 충분히 과학과 국방, 안보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을, 단지 머릿수가 부족하다가 억지로 총 들게 하고 전방에 보내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냐는 지적입니다.




 제가 아까 판사님 논리 비판한 것처럼, 군대에 가는 사람을 단순히 머릿수만 가지고 문제를 강조한다면 결국 이재용부터 시작해서 대통령까지 직접 다 총들고 싸우러 나가라는 식으로 논리가 확장될 것입니다. 그럼 경제는 누가 굴리고 정치는 누가 하고 국정은 누가 보고 연구는 누가 하나요? 스타크래프트 마저도 마린과 사이언스 베슬을 적절히 안배해서 뽑아야 이길 수 있는데, 현실에서는 당장 전투병이 모자른다고 두뇌들까지 전부 알보병으로 징집하겠다는 식의 일처리에 다들 혀를 내둘렀던 사건입니다. 그런데 양심적 병역거부를 비난했던 논리를 적용하면, 공대생이고 뭐고 심지어 군의관으로 가는 의대생까지들도 전부 다 전투병으로 돌려야지 마땅합니다. 편하게 앉아서 후방에서 부상자 돌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총 쏘는 것이 유일하게 안보에 기여한다는 논리에 따라서요.




 그리고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서 항상 언급되는 매우 전설적인 인물(이 인물이 전설적인 것은 그만큼 매우 희귀하고 드물기 때문입니다. 단지 이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군대와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창의성을 보여준 획기적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자주 등장합니다)이 바로 데스몬드 도스 병사의 이야기입니다.






무려 '살아서' 명예 훈장을 받았는데 대부분 병사가 죽어서 명예 훈장을 받는 것을 보면 용기도 용기지만 운도 억세게 좋다고 보아야 합니다

https://namu.wiki/w/%EB%8D%B0%EC%8A%A4%EB%AA%AC%EB%93%9C%20%EB%8F%84%EC%8A%A4







 영화 <헥소 고지>로도 유명한 데스몬드 도스는 자신의 종교적 양심에 따라 집총을 거부하였으나, 의무병 훈련은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의무병하면 여러분이 착각을 하는게 무슨 간호사처럼 병원에서 주사나 놓는 그런 의무병을 상상하는데, 전쟁터에서 의무병은 100키로짜리 아군 시체와 부상자를 들쳐업고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뛰어당기는 엄청난 피지컬이 요구되는 직업군입니다.




 비록 이 병사가 직접 사살한 적군은 없지만, 이 병사 덕분에 살아남은 병사가 수십명에 달하니 간접적으로는 엄청난 수의 쨉스(일본군)를 죽인 학살자(?)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양심에 따라서 집총을 거부하는 것을 굉장히 편안한 행태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 편견을 영화가 깨주는 것이, 데스몬드 도스 주인공이 자다가 악몽을 꾸는데 참호에 일본군이 들이닥쳐서 구덩이 속에서 그대로 동료와 학살당하는 장면을 꿈꿉니다. 옆에 있던 동료는 "나 같았으면 권총이라도 달라고(스스로를 지킬 무기가 있어야 하니까) 울고불고 했을텐데" 라고 말하는데, 저 또한 아무리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집총을 거부했다 하더라도 막상 실제 전쟁터에 나갔더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데스몬드 도스는 굉장히 유명하며 그만큼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단지 해당 실제 인물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지 매우 극단적인 케이스입니다. 그만큼 저는 단지 이런 다양성,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도 군대와 안보에 기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지, 여화와의 증인들이 데스몬드 도스다! 라는 식으로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님을 이해해 주십시오.







왜 과학계나 의료계, 심지어 IT나 철학계에서는 데스몬드 도스가 나오지 못한다고 단정하는 것입니까? 꼭 그 사람들에게 전부 총을 쥐어줘야 비로소 평등의 원칙이 지켜졌다고 만족스러울까요?

https://namu.wiki/w/%EB%8D%B0%EC%8A%A4%EB%AA%AC%EB%93%9C%20%EB%8F%84%EC%8A%A4






 좀 빙글빙글 서론이 길었습니다. 전 간단하게 말해서 핵심이 뭐냐면 '공정성'입니다. 쉽게 말해서, 양심 비양심 그딴거 따지지 말고 사실 잘 모르겠고 중요하지도 않은 것이니까 재쳐두고, 그냥 '형평성'으로 보자는 것입니다. 정확히 복무기간 1.5배짜리 교정직이 밸런스가 맞는지 안 맞는지요.





 

평화적인 의미에서 지뢰 제거 작업 등이 거론되기도 했는데 보통 사회적 인식이 다소 부정적이고 힘든 교정직이 대체 복무 근무지로 선정된 것으로 이해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SDzE3ThjCM








 다만 이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습니다. 대체 복무가 너무나도 다양해졌는데, 어딘가가 매우 쉽고 편해서 은근슬쩍 그걸 아는 사람들만 알고 그곳에서 꿀을 빨 수 있는 경우에는 정의가 무너지고 형평성이 박살이 난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전 대체복무 근무지 같은 경우에는 매우 보수적이고 깐깐하게 적용하면서, 근무 강도나 복무 기간 등을 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행 대체복무도 다소 국제 인권 기준에서는 문제가 있는 것이, 현역의 1.5배이면 '징벌적'이다라고 판단하는데 지금 딱 1.5배이거든요. 전 이 부분에서도 한국 사회의 깊은 증오(ㅋㅋㅋ)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국제적인 비난을 받지 않으면서 최대한 처벌(?)을 주고 싶어하는 그 마음을 어렴풋이 느꼈는데 저만 그런건지 모르겠습니다.




 전 결국 양심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아까 말한 것처럼 과학기술 사관으로 복무를 할 수도 있고, 전문연으로 대체 복무도 하고 공익을 가기도 하고 저처럼 개인적인 사정으로 면제가 되기도 합니다. 각자가 자신의 한정된 역량과 능력에서 쵯너을 다해서 국가에 기여하는 것이고, 그것을 폭넓고 다양하게 인정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대체 복무에서는 '양심'이 얼마나 있냐 없느냐, 무엇으로 판단하느냐(그래서 전 게임 플레이 여부로 양심을 판단하는 것을 일종의 코미디로 보았습니다 너무 쓸데없이 디테일하다고 느껴서요. 비논리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조사를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었습니다)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형평성의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정말 일반인에게 아무것도 모를 때 너 군대갈레 대체복무 할레? 할 때 군대를 선택하거나, 혹은 둘 사이에서 매우 크게 고민한다면 그 둘 사이의 균형이 훌륭하게 잘 잡힌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제가 지난번에 한국 사회가, 막스 베버가 비판한 전통주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본다고 했었죠 이런 대체복무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도 전통주의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1811011754011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어쩌다 한국인>에서는 문화 심리학을 전공하신 허태균 교수님이 한국 남자들의 군대에 대한 기억을 약한 수준의 PTSD라고 평가를 했는데 문제는 이게 평균이라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전 대체복무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감정적인 반응, 다소 격앙된 반응을 신기하고 흥미롭게 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연민을 느꼈습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이고, 결국 군대에서 많은 상처와 고통을 겪었기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하여튼 군대도 점차 합리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고, 한국 사회도 좀 더 개방성이 높아지고 절대적인 평등에 눈이 멀지 않고 본질적인 형평성과 공정성을 잘 추구하길 하는 바람에서 또 글을 써봅니다.




rare-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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