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선생님이과외학생보다공부를못하면일어나는일.txt/공부하세요(?)님 보세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1974488
요청대로 써드릴게요
여러분들은 이 글의 이상한 점을 찾아주세요 이스터에그가 나름 있습니다
웹소 반 편 분량입니다.
그날은 추운 날이었다. 수능을 거하게 말아먹어 이번 겨울이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한숨 한 번에 입김이 하얗게 퍼진다.
'아 드럽게도 추워라.'
그렇지만 나는 목도리를 꺼내 들며 외출 준비를 했다. 이 모든 것이 다 망할 과외때문이다.
"공부야, 네가 그렇게 수능을 망치니 과외라도 해보지 않을래? 4등급이라면서?"
옆집 아주머니의 제안을 들은 우리 어머니는 귀가 솔깃해지셨는지, 며칠 전 저녁 식사시간에 나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런데 왜 내 수능등급을 옆집 아주머니가 알고 있는 것이지? 하여튼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 화가 조금 나셨다고 한다. 우리 아이의 수학 실력이 4등급 밖에 안된다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아주머니의 말이 어이가 없었다나.
'실제로 4등급은 맞지만...'
뭐, 어머니는 나의 포텐셜이 엄청나다고 생각하시니까.
과외를 해준다는 사람은 옆집 아주머니의 딸이었다. 무슨 의대인지 약대인지를 갔다고 하더라. 듣기로는 서울대를 버리고 지금 다니는 학교를 간다는데, 학력만 들으면 엄청난 사람인 것 같다. 수능 성적표도 보여주었는데 성적표에 적힌 숫자가 눈 앞에 아른 거릴 정도로 열심히, 반복해서 보았다. 이런 성적을 받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아니 대한민국의 평균은 5등급 아닌가, 나도 나름 평균 위라서 괜찮게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수학 선생님은 정말 어떤 사람인 것이지? 천상계?? 모르겠네...'
[2025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통지표]
이름 : 김기하
한국사영역 1
국어영역(언어와 매체) 145/100/1
수학영역(기하) 167/100/1
영어영역 1
과학탐구영역
제1 선택 화학1 70/99/1
제2 선택 생명과학2 83/100/1
하여튼 눈이 쌓여 언 거리를 천천히 걸어가며, 약속 장소인 카페로 이동했다. 카페 문 앞에서 누가 과외 선생님 같이 생겼는지 눈알을 굴리며 천천히 바라보았다. 저기 보였다. 옆집 아주머니와 매우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분도 나의 존재를 눈치채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 흰 니트에 물결펌을 얹은 갈색 어깨 기장의 머리, 청바지와 옆에 벗어둔 코트까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대학생의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 공부 맞지? 나는 옆집 기하 언니라고 해!"
"이미 많이 소문을 들어서 알고 있어요! 만나 뵈어 정말 영광이에요."
"그래, 그럼 본격적으로 과외를 시작해볼까?"
역시 잡담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을 보고 프로답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공부의 수학 실력이 궁금해서 편하게 레벨 테스트를 볼 거야, 한 번 풀어볼까?"
"네!!"
의욕이 괜히 솟아 너무 크게 대답을 해버리고 말았다. 다행히 눈치를 채지 못한 것인지, 어느 순간 내 자리에는 3장 정도 A4에 출력되어 스테이플러가 찍힌 문제지가 있었다. 옆에 내려둔 가방에서 조심스럽게 필통을 꺼내 샤프로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슥, 스슥
생각보다 쉬웠다.
'아직 수학하던 기억이 남아있나? 왜 이렇게 쉽지?'
주어진 문제는 간단한 음함수 미분 문제였다. 수능으로 치면 25번 3점 난이도로 배치될 것 같은 수준이었다. 공통보다 미적에 나름 자신이 있던 나는 문제를 쉽게 풀었다. 사실 고백하자면, 미적에 더 자신이 있어서 쉽게 푼 것이 아니었다. 어제 오르비에서 이런 내용의 칼럼을 본 것이었다.
'내용이 조금 많이 이상하고 하트 이모티콘도 많고 그랬지만..수학적인 부분에서 틀린 점은 없었으니까! 역시 오르비는 수험생 커뮤니티가 맞다니까~'
편한 마음으로 한 문제를 푼 나는 다음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빨리 문제를 푸는 속도에 과외 선생님은 조금 당황한 눈치였다. 나는 또 한 번 의기양양해하며 다음 문제를 보았다.
이번 문제는 쉽게 풀기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수능에서 4점 난도로 나올 것 같은 문제였다. 속도 문제였는데, 적분과 미분이 살짝 헷갈렸다.
'이걸 어떻게 하더라...엑스 세제곱을...'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 어떻게 어떻게 풀었다. 답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레벨 테스트 문제를 한 번씩 다 보고 나서, 선생님이 채점을 시작했다.
역시나, 처음 한 문제 이후에는 전부 긴가민가한 상태로 풀었더니 동그라미와 가위표가 섞여있는 시험지가 되었다. 자주 있는 일이라서 큰 타격 없이 채점 결과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자 그럼 지금부터 문제 풀어줄게!"
선생님은 연필을 잡고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
"아까 2번 문제는 속도 가속도 문제지? 이렇게 엑스 세제곱을 적분하면 삼엑스제곱이 되는데..."
'뭔가 설명이 이상한데?'
"선생님? 설명이 뭔가 이상해요."
선생님이 나를 낚으려고 저렇게 말했나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닌 것 같고 진짜 모르는 것 같다.
"왜? 엑스 세제곱을 적분하면.."
그 다음문제도 비슷했다. 아무리 내가 수학 4등급이라지만 사인 법칙은 알고 있는데, 그것도 모른다고? 아니 의대 다닌다면서 왜 저러는 것인지 점점 마음 속에는 의심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알쏭달쏭 어지러운 과외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는 길, 유튜브를 보면서 숏츠를 볼까 싶다가 아까 과외보다 더 도움이 된, 음함수 미분 칼럼이 적혀있는 그 사이트, 오르비에 들어갔다. 여러 갈드컵과 합격 ㅇㅈ과 그냥 ㅇㅈ과 그 사이에서 사람들이 크게 한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보였다. 메인글이었다.
'이게 뭐야?'
제목부터 자극적이었다.
이 ㅅㄲ 수능성적표로 사기 ㅈㄴ치네 미친놈아 애들 상대로 사기를 치냐?
클릭.
대충 글을 천천히 읽는데, 저 수능성적표 너무 익숙하다. 그리고 글 밑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실제 성적은 이거임, 그리고 이 사람 XX전형으로 XX대학교 감 ㅋ 인증해준다
어라. 역시 수학 평균은 오등급이라니까.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인하대 공학융합 4
인하대 공학융합학부는 오티나 새터 그런 거 안하나요? 추가합격했는데 어떻게 찾아보는지 모르겠습니다
-
여론은 복학한다고 하던데..어케될거같나요?
-
특성화고는 배우는게 일반고랑 달라서 aa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들었는데 특성화고에서...
-
좀 일찍 좀 하지
-
이유없이 진학사만 들락날락하고있음 대가리아프네 ㄹㅇ
-
왜이렇게 조금 뽑나요..? 여자 11명 뽑는거면 걍 자취 확정 아닌가..
-
그게 나야 바 둠바 두비두밥~ ^^
-
응애
-
국어- 리얼리스트 수학- 강윤구 영어- 김범구 지구- 엄영대 생명- 박상현이 이젠 없네????
-
새대갔다왔어요 21
새벽부터 막 토해서 뒷풀이는 못감ㅜㅜ 그래도 나름 재밌었구 서울대응원단<<고트임...
-
내가 비운의 주인공이라니
-
N번방 몰린 서울대생..."직장 잃고 인생 파탄, 사과도 없어" 23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일명 ‘서울대 N번방’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서울대...
-
성대도 붙었다 0
기분 좋네요
-
주변에 계신 의반러 분들 성공확률이 어느 정도인거 같나요?
-
ㄷㄷ
-
,,
-
“見たことがある“ ㅇㅈㄹ하심ㅋㅋㅋㅋㅋㅋ
-
스블 안올라와서 0
드릴드랑 샤인미를 다풀었잖아 완전 럭키비키잖아
-
진짜 개짜증난다 몰래 수능쳐야되서 지원도 못받는데 ㅠ
-
전이랑 같은 시간 자도 조는게 사라지고 체력 자체가 올라가는데 운동하다보면...
-
..
-
에리카 컴공 0
추합 2찬데 예비 18이면 가망없나
-
새내기대학 후기 10
의대갈걸
-
1-1까지만 다니고 군대감 군수중인데 어디정도는 붙어야 학교 옮길만하냐
-
심심함 2
적당히 어려운 수2 문제 하나 잇나
-
제이팝 추 0
-
약대 찐(?)합격 21
언매3 영어3 인데 수과탐 만점받고 약대 갑니다~~~
-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 공대의 현실은 잘 알고 계신가요?
-
경희대 의류디자인 농어촌 빠지실 분 없으실까요..? ㅠㅠㅠ 주변에 아는 분들이라도 답변 부탁드립니다
-
찾아보니 하니가 비자를 받아도 비자의 종류가 중요하군요. 0
대한민국 내에서 연예활동을 하려면 E-6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하니가 받은...
-
3.8정도 유지하려면 엄청 힘든가요..? ㅠㅠ 비과학고 출신이 순공 몇 시간 정도...
-
메일 보낸 지 4시간 지났는데;;;
-
ict 예비 0
몇까지 돌았는지 아시는 분?? 원래 353이였는데 안전빵인가
-
씨발년아....... 아 개빡치네 쓰면 버리기라도하던가 뚜껑 닫아서 버리려다가...
-
제이팝 추 3
요루시카는 거를 곡이 아예 없어서... 추천하는 의미가 있나 싶긴해요
-
정부가 의대증원 2000명을 하려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4
수만휘의 Toefl 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작성자분께 허락을 구하고 퍼온...
-
진학사에서 앞 표본 봤을 때 중간 추합 쯤에서 붙을 분들이 대거 있는 거 같아서요,...
-
스카이빵에 의대 증원인데 연쇄적으로 추합많이돌아야하는거아닌가 다 어디감
-
신창섭 3
와 신창섭이 내 수능중독을 정상화해주네 수능공부할 시간이 없다......
-
컴공 기준 ㅇㅇ
-
어덕션이랑 어브덕션 했는데 고관절이 아프니까 유사고자의 고통이 느껴져 존나 이상하고...
-
ㅋㅋ
-
좀 오바겠지?
-
음.........
-
와 이렐리아 0
ㄷㄷ
-
정원 25명 지원 95명 2024예비 9명 2023예비 15명 2022예비 15명...
-
추합은 조발 안하나요
-
ㄱㅈㅇ ㅎㅇㅌ
-
인하대 반도체시스테공힉과 왤케 예비 안 빠지는거 같나요… 2차추합때는 될줄 알았는데.. ㅠㅠ
-
그거 절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1000% 진실임 한문제 실수로 더 틀려서 대학...
어떻게 사람 이름이 김기하
안시호로 지으려다가 참았다
![](https://s3.orbi.kr/data/emoticons/2020_foolsday/oribi/008.gif)
수학 칼럼에 하트 이모티콘 다수![](https://s3.orbi.kr/data/emoticons/2020_foolsday/oribi/008.gif)
아 근데 도움되는 칼럼은 맞잖음![](https://s3.orbi.kr/data/emoticons/dangi_animated/025.gif)
미친놈들아 애들 상대로 사기를 치냐>미친놈아 애들 상대로 사기를 치냐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