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뇌과학에 근거한 루틴의 중요성과 팁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1366318
1. 루틴(=습관)이 중요한 이유
우리가 공부를 할 때 큰 문제 중 하나는 '공부를 하기 싫다는 것'임. 하기 싫은 공부를 어떻게 하느냐가 수험생활의 관건인데 이 부분에서 루틴이 매우 매우 큰 도움을 줌
우리 뇌는 충분히 익숙해진 행동에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음. 이게 무슨 소리냐면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을 키고 오르비를 본다거나, 공부 끝내고 집에 들어오면 옷부터 갈아입는다든가 하는 일은 의식적으로 하지 않음.
("아 일어났으니까 오르비를 켜야겠군.", "집에 왔으니 옷을 갈아입어야겠군."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저 행동들을 하지 않잖음? 또 기침이 나오면 "아 기침이 나오니 막아야겠네. 손으로 막을까 팔로 막을까.. 팔로 막자."라고 고민한 뒤에 팔로 막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막음.)
루틴이 이미 형성돼서 굳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도 행동하는 거임
행동이 반복될 때마다 뇌에서 그 행동을 담당하는 뉴런들의 연결이 강화되기 때문.
공부도 같은 맥락으로 작용 가능함
원래대로라면 "아 공부하러 가야지.. 하기 싫네."라고 생각한 뒤에 공부를 하러 가겠지만, 루틴을 형성하면 아무 생각 없이 공부를 하러 가는 경지까지 오를 수 있음.
2. 그래서 루틴을 어떻게 형성하는데?
사실 행동을 반복하면 루틴이 형성되는 거니까 그냥 반복하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쉬웠으면 누구나 하루 순공 10시간씩 1년 내내 공부할 거임
그래서 반복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팁을 쓰고자 함
(1) 정체성 변화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람이라고 믿을 경우 그 믿음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함
자신이 독실한 신자라고 생각하면 교회를 열심히 갈 것이고, 민주주의를 잘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투표에 잘 참여한다는 거
반대로 생각했을 때도 유효한데, "난 아침형 인간이 아니야."라고 생각하면 계속 아침에 잘 못 일어나게 되고, "난 수학을 못해."라고 생각하면 계속 수학을 안하게 될 확률이 높음
나 같은 경우는 수험생활을 할 때 열심히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강사들에 빙의하려고 했음(현우진, 김승리 등)
나도 하루하루 하기 싫은 일을 꾸역꾸역 해가며 오는 쾌감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한 것
애초에 '정체성'을 뜻하는 'identity'라는 단어가 '실재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essentitas'와 '반복적으로'를 뜻하는 'identidem'에서 파생되었다고 함. '정체성=반복된 실재'인 거지
(2) 구체적 계획
이건 다들 많이 들어봤을 듯한데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야 함
일반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하지 않을 때 동기는 결여됨. 예를 들어 막연히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해야지'라고 생각하면 그걸 지키기는 쉽지 않음
즉 계획을 짤 때 자신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할지 명시하면 더 지키기가 쉽다.
(3) 습관 쌓기
'습관 쌓기'란 이미 하고 있는 습관에 새로운 행동을 덧붙여서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거임
예를 들어 자신이 아침에 일어나면 화장실을 가는 습관이 있다고 하자.
그리고 이불을 개는 습관을 새롭게 기르고 싶다고 하자. 그럼 자기 전 밤에 계획하는 거임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 갔다가 방으로 돌아오면 이불을 개자."
그러면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는 행동이 방으로 돌아와서 이불을 개는 행동의 신호가 되고
신호는 뇌가 행동을 시작하게끔 자극하기 때문에 더 쉽게 이불을 개는 습관을 기를 수 있음
(4) 환경 형성
인간은 생각보다 더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음
예를 들어
부엌을 지나가는데 식탁에 과자가 담긴 접시가 놓여있으면 별 생각 없이 하나 집어 먹게 됨
남자 화장실 소변기 중앙에 붙은 파리 스티커는 화장실 청소 비용을 연간 8% 낮췄다고 함
편의점에서 마이쮸나 껌처럼 부담없이 추가로 슥 구매 가능한 애들은 계산대 쪽에 진열해놓음
그래서 환경을 공부하기 좋게 만드는 게 좋은데
① 일단 휴대폰은 그냥 없는 게 나음
연구에 따르면 휴대폰을 아무리 무음으로 해놓고 화면을 꺼놔도, 눈에 보이는 위치에 있기만 하면 집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함
② 한 장소에서 한 가지 일만 하는 게 좋음
불면증 관련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불면증 환자들에게 피곤할 때만 침대에 누우라고 지시했다고 함
환자들은 졸릴 때까지 다른 곳에 앉아 있어야 했음
시간이 지나자 환자들은 침대를 수면 행위와 연결시키기 시작했고, 침대에 누웠을 때 이전보다 빨리 잠들 수 있었다고 함
이들의 뇌가 침대에서 해야 할 행동이 휴대폰을 본다든가 하는 것이 아니라 잠이라는 사실을 습득한 거임.
상황적 단서는 뇌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특정한 장소에 있으면 그 장소와 연관된 기억을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됨.
3. 루틴을 형성하고 나서 유의할 점
(1) 흔히 비만 환자나 흡연자라면 자제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음
그러나 과학자들이 어마어마한 자제력을 가진 듯 보이는 사람들을 분석했더니, 그들 역시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고 함
다만 엄청난 자제력을 지닌 사람들은 자제력을 발휘할 필요를 최소화한 사람들이었음
대단한 의지나 자제력이 없어도 삶을 더 잘 살도록 설계한 거고 유혹적인 상황에서 보내는 시간을 적게 만든 거임
자제력은 단기적으로는 쓸모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인 전략으로 택하기는 힘듦. 한두 번쯤 유혹에 저항할 수 있겠으나 매번 자신의 욕구를 무시하는 의지력을 끌어올릴 수는 없다.
(2) 루틴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공했다는 느낌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함. 비록 그게 아주 사소할지라도..
성공했다고 느끼는 것은 루틴이 성과를 냈고 계속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신호를 주기 때문
(3) 루틴을 완벽하게 지키지 못했다고 해서 소용없다고 생각해버리면 안 됨
완벽이 아니면 소용없다는 생각은 쉽게 루틴에서 탈선하는 위험 요소임
당연히 한두 번 실수할 수 있고 실패할 수 있음. 다시 되돌아오는 게 더 중요함
(4) 루틴은 성과를 내기 전까지는 아무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임
석공이 100번 망치를 내리치기까지는 돌에 금조차 가지 않다가,
101번째 내려쳤을 때 돌이 갈라지면 우리는 그걸 보고
"101번째 타격만으로 돌이 갈라졌네?"라고 생각하지 않음
그러니까 정신을 차리라는 건데 쓰다보니까 귀찮아서 이건 모 시대인재 강사의 어록으로 대체함
끝.
출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현역이 n수생 칼럼을 어떻게 이김 수시제도 도입해서 현역만의 리그 만들어줘
-
잠을많이못자서 1
아침에굉장히힘들엇음 존나졸앗음
-
점심은 샐러드 2
네
-
언매 미적 생 지 작수 54455 —> 3모 31212 이번 3모 공통 21번 하나...
-
작년에 배웠던게 왜 기억이 안나냐...
-
서울이 법적으로 수도였던 적은 없음 노무현 때 대통령 방해하려고 성종때 경국대전 ㅇㅈㄹ 한거지
-
의사쌤 표정 어두워지면서 이명 때문에 모레 또 와야겠다고 하심.. ㅈ됐댜…
-
내 계좌 망함 2
2.2주석 입갤 ㅋㅋ
-
문과(자연과학 포함)는 인구의 2%면 충분하지 않음? 5
근데 왜 대학 모집 인원의 절반 이상이 문과임? 공학을 곁들이지 않은 자연과학과,...
-
특정안당하겠지
-
기출코드(수분감 진짜 작년에 다 외우다싶이 해서) 뉴런 시냅스 드릴 9평전까지 하고...
-
고3 3모 등급 기준으로
-
영어 풀때 해석 1
해석 하심? 저는 보통 그냥 영어로 받아들이긴 하는데...시다른분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함
-
작년 7월에 더 살걸 후회되네
-
국어 질문 3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조건을 구성했음에도 괜찮지 않나요? 왜 답이 5번일까요
-
대치동vs독서실 대치동에서 집까지는 왕복 2시간 좀 넘음
-
자기 신기 있다고 막 댓글 사람들 이렇다 저렇다는거 맞춰준다고 해놓고 내댓글만 댓글...
-
숏은 승리한다 1
버스 수익률 100퍼 돌파 cex
-
ㅈㄱㄴ
-
얼 1
버기! 오늘도 파이팅요
-
칼같이 나누고 이해는 확실히 시간쓰고 정리는 그냥 그렇구나 이렇게 하는게 갑 오브...
-
D-10 6
할수있다 해야한다
-
아아.. 기초적인 임플란트지..
-
내 인생이 걸려있는 중차대한 문제임
-
시력때매 3급인데 허 참...
-
ㅈㄴ 오래걸렸는데 해설지 중복순열딸깍 머지 .. 생각보다 확통 경우의 수만 내니까...
-
내가 후드에 청바지 조아해서 셀린느 후드에 청바지 입고 머리ㅜ거지존이라 셀린느 검정...
-
지금 이미지 세젤쉬, 미친기분 시작편 다 2-3회독 돌리고 미친개념 들어왔는데...
-
수학만 다운로드해서 들을거라 안겹치게가능한데 가능하신분 채팅주세요!
-
깨알 자연수 뭔가 귀여움요ㅋㅋ
-
신청했는데 떨어져서 다른 지점에 전화 돌리면서 자리 남았는지 물어봐도 괜찮나요
-
눈물이 나는 이유가 그냥 벚꽃이 예뻐서 그런건지...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단둘이...
-
n제 푸는데 변곡접선 쓰는 문제가 한문제집당 하나씩은 잇는 더 같은데 나올 가능성이 잇나?
-
08년생 정시러입니다. 수분감 하면서 문제집 하나 더 풀려고 하는데 고2마더텅 푸는...
-
윤씨 1
윤성훈 쌤 교재 중에 엠스킬 12를 작년에도 했어서 아직 책이 있는데 그냥 작년...
-
토요일에 살걸
-
논술 ㅣ 인문학 수업과 철학 논문 수업에 대한 생각 3
원문 바로가기 :...
-
.
-
다놓침..
-
흠 칼럼 써보고 싶네요
-
상의 흰티에 이 후드티 걸치고 청바지입고 모자는이 모자 입고 다니면 약간 재는 왤캐...
-
기숙이들 투표 1
갑자기 궁금해진건데 기숙에서 수능 준비하시는 분들은 투표 어떻게 하시나요? 쉬는시간에 나갔다오나
-
김현숙 전 여가부장관이심 ㄷㄷ
-
매일 독서실 끝나고 집갈때 걸으면서 들어보려는데 도움될까요?
-
몇달 남은 거면 25거 들을까 그냥
-
상관없나요?...
-
작년과 비교해서 백분위가 얼마나 오를까요...? 작년에는 과탐 미/기 필수였습니다...
-
얼벅기 0
벅벅
-
(폭로) 입대 D-1, 수능 영어의 모든 것에 대해 밝힙니다. 13
안녕하십니까. 한대산 영어 연구소입니다. 한대산 영어 연구소의 팀장인 저,...

좋은 글 감사합니다계산대에 마이쮸 껌을 놓은 이유가 있었군요 ㅋㅋ

이런글 좋아여 ><찾아보니 굉장히 유명한 책이네요
이런 책은 어디서 들은 건가요?
하루에 책 뭐 읽을지 고민 30분은 하는 듯
좋아욧
글너무조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