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꿈과 안정된 삶 사이에서 고민해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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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연세대 대기과학과에 가고 싶었습니다. 고3 1년 동안 딱 그 한 곳만 바라봤고, 제가 그곳에서 꼭 이루고 싶었던 목표도 나름 명확했었지요. 교육청,평가원,사설 등등 대부분의 모의고사에서 연세대 대기과학과 적정~안정 정도의 점수가 나왔었습니다. 그런 결과를 받아들 때마다 힘들었던 수험생활 중에 조금은 안심하기도 했고, 설레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이든 친구들이든 학원 강사든 언제나 대기과학과가 내가 원하는 곳이고, 반드시 갈 수 있고, 설령 좀 더 높은 성적이 나오더라도 꼭 그곳에 갈 거라고 말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수능을 쳤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능 결과를 보니, 대기과학과 가기에는 아까운 성적이 나왔었습니다. 진학사, 텔그 등등 2등과 많이 차이날 정도로 압도적인 1등이었어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이 간사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심각하게 고민이 되더라고요. 솔직히 대기과학과에 진학하게 된다면 남들에 비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뒤쳐지는 건 사실입니다. 대기업 취직 힘들고, 연구직은 박봉이고, 1년에 2명 뽑는 5급 기상직에 붙어도 연차 쌓여봤자 1년에 4천정도입니다. 저희 집이 그렇게 가난한 편은 아니라도, 부유한 편은 절대 아니었고, 경제적인 안정에 대한 열망(어쩌면 열등감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이 있었고, 결국 계약학과/공대 쪽에 눈이 자연스레 가게 되더군요..계약학과도 시반공을 제외한다면 연고 급에서는 꽤 갈만한 성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대기과학을 너무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끈질긴 고민 끝에 복전을 하려고 했으나, 계약학과는 복전이 어려웠기에 기계공학과를 안정으로 지원하고(기계공이 대기과학과 선수 과목이 공과대학에서는 제일 많이 겹치더라구요)기계공/대기과학 복전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심리적으로 힘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번째는 수치심입니다. 누군가 꿈에 대해 물어보면 언제나 그렇게 말해왔고, 수능 좀 더 잘쳐도 반드시 대기과학과를 갈거라고 말했었는데 저의 지금 이런 상황이 남들에게는 너무 속물적이고, 간사해보이고, 그저 멋있어 보이려고 그렇게 말했을 거라고 생각될까 두렵습니다. 두번째로는 두려움입니다. 차라리 계약학과를 갔으면 몰라, 기계공학과라는 곳이 꿈을 버리고 선택할 만큼 안정적인 곳인지도 잘 모르겠고, 어중간하게 복전하겠답시고 무모한 선택을 한 것일까봐 좀 걱정이 많이 됩니다..
복잡한 마음에 두서없이 글 남겼습니다. 길게 타이핑으로 글 남긴 건 또 오랜만이네요.이런 상황에서 현재 재학중이신 분이나, 저와 같이 꿈과 안정된 삶 사이에서 고민을 해봤던 분(선택의 결과가 어떻든 상관 없습니다)들이 조언이나 응원 한마디씩 남겨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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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안정된 삶이 꿈이라서제 입장에서는 너무 부러운 말씀이네요. 스트레스 심하게 느낄 정도로 선택에 부담감을 느끼는지라..아무튼 댓글 감사합니다
추가로 정시로 연대 갈 머리면 유망한 학과 냅두고 하고 싶은 학과 가셔도 안정적으로 살 능력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사과 붙어서 경제통계 갈 수 있는데 인문까지 붙으면 철학과 가려구요.
가면 점수 아깝다 소리 들을걸요 ㅋㅋㅋ
모두 그게 맞다 생각하지 추하다고는 안 할듯
대기과학이 왜 공부하고 싶어요?
여기에 글 써주셔도 되고 메세지 보내셔도 괜찮습니다.
재학생입니다.
어릴적부터 직접 보고 느끼기 어려운 학문, 이를테면 전자기학(특히 회로이론), 생물학, 화학 등에 꽤 많은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소위 말하는 현상적인 학문에 좀 더 눈이 많이 갔던 것 같습니다. 대기과학이 그런 성격을 가진다고 생각한 게 첫번째 이유었어요.
두번째는 겨우 고등학교 정도 지식이지만, 물리1/2, 지구1/2를 공부를 하다보니 문제를 풀든, 지식적인 내용이든 점점 이 학문이 나한테 맞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는 것을 바탕으로 모르는 것을 예측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네요.
또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아질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관측 장비/기술의 비약적인 향상에 따라오는 데이터의 양적/질적 개선, 데이터를 처리하는 하드웨어의 발전(단순 성능향상을 포함 양자컴퓨터 개발 등)이대기과학/기상학이 빛을 보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꿈꾸던 일들을 내가 현실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설렘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네요.
아주많이 거창하게 말하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데 제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최대한 빨리 생각 정리해서 여쭙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1. 제가 대기과학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러합니다.
전 대기과학이라는 학문이 '단 1시간 이후도 인생을 예측하지도 못하는 나약한 인류가, 감히 세상을 예측하려고 드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매료되었어요.
대학에 와서도, 비록 생각은 가끔씩 변하기도 하지만(학문이 좋을 때도 있지만, 싫어질 때도 있는 것이죠) 그여전히 저에게 대기과학은 가슴뛰는 공부입니다. 아직도 대기과학을 공부하는게 재미있고 행복하곤 해요. 대기과학을 공부할 수 있음에 행복하고, 다행이라고 느낍니다.
2. '지금 무언가를 선택하면, 앞으로 쭉 정해진 채로 살게되지 않을까? 빨리 무언가 결정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압박으로부터 벗어나도 괜찮습니다.
이공계 대부분의 학과에서 학과 전공을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학부 3학년 1학기가 되며, 글쓴이 분의 사례로 들면 (기계 공학과에서) 1학년때 배우는 수학(미적벡)/물리(일물), 2학년때 배우는 공학수학(kreyzig)/여러 역학(열역학, 유체역학, 동역학 등)은 마찬가지로 대기과학을 이해하기 위한 베이스가 된답니다.
그러니까 보수적으로 잡아도 글쓴이 분에게는 충분히 고민할만한, 3학기 내외의 시간이 확보되어있는 것이죠. 그러니 이미 학과 지원을 마친 지금은, 걱정으로 점철된 시간을 보내기보단.. 보다 행복한 시간으로 지내길 바라요.
3. 알고 계시지만, '대기과학을 공부하는 것'은 긴 시간을 잡고 접근해야 합니다. (특이한 케이스가 아니라면, 대학원에 필연적으로 가야한다는 뜻) 그러니 학부 1~2학년때 천천히 고민하면서, 공부에 대한 열망이 충분하다면 '영어, 프로그래밍, 물리'에 초점을 맞추어 학습을 진행해보세요.
저학년때 쌓아놓은 베이스는, 훗날 미래에 본인이 원하는 바를 실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니까요. (차피 대기과학과에 진학하여도, 1~2학년때는 '대기과학'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 못합니다. 대기과학이라는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 약 3~4학기의 베이스를 쌓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4. 돈에 대한 이야기는 민감하고, 사람마다 생각이 달라 조언하기가 어렵네요.
다만 저는 '능력이 있는 사람은, 충분히 안정적인 삶(학문을 하는 데 있어서 지장이 없는 삶, 학문을 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라고 생각하기에, 공부를 열심히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메세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수치심 걱정은 ㄴㄴ
선수과목까지 찾아보시다니 정말 많은 고민을 하신게 느껴지네용ㅇㅇ 작성자분께서 얼마나 많은 고민과 그리고 그보다 더 큰 노력을 하셨을지 느껴집니당ㅇㅇㅇ 우선 작성자분의 노력덕분에 연게대학교 기계공학과라는 명문에 진학하신건데 이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 ? 무시하세용ㅇㅇㅇ 이 세상에는 가끔 모든 것을 가장 안 좋게 보려고 하는 삐뚤이들이 있는데, 거리를 두는 게 최고입니당ㅇㅇㅇ 그런 성적을 얻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을지 저도 느껴질 정도인데, 그걸 그렇게 생각한다? 사람이 얼마나 꼬인 건지 상상도 안되네용ㅇㅇㅇ 작성자분께서도 그런 생ㄱㄱ일랑 마시고 지금까지 노력한 자기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세용ㅇㅇㅇ 자존감은 평생 가져갈 수 있는 자산입니다. 나는 언제나 나와 함께 있으니까용ㅇㅇㅇ - 성균간대학교 26핫번 호소인- 그런데 이제 한잔한@@
현재 한국 기술기업들 상황 보면 공대도 그리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메디컬 정도면 편하고 고소득직업으로 인생이 바뀐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대는 결국 직장인 삶의 반복인지라 학력을 정말 끌어올리더라도, 연봉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직장인의 범주에서 바뀌지 않는 삶을 살아갈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만약 저였다면, 메디컬이 가능했더라면 우선 메디컬을 갔을 것 같고, 그게 아니라면 꿈을 향해 도전해보았을 것 같습니다. 한번사는 인생이고 예전처럼 현실적인 문제로 꿈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 아니지 않습니까. 또 이제 스무살 이신것 같은데 정말 젊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나이 입니다. 인생 정말 모릅니다. 한국에 자리가 없다면 해외로 나갈 수도 있는거고, 대기과학 관련한 분야에 한획을 그을수도 있는겁니다. 꿈이 있다면 한번 부딪혀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원서어캐쓰셨어요??
연기계, 설식영, 제주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