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 [344255] · MS 2010 · 쪽지

2015-12-09 15:21:06
조회수 10,932

252353 → 11111 휴학 후 재수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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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 성적표를 수만휘에서 보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오르비에 입시생들이 더 많다보니 여기에도 글을 쓰게 되었네요

이 글을 읽고,

재수 결심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특히 대학 다니다가 다른 꿈을 가져 재수하시는 분들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저는 고려대학교 생명공학부를 다니다가 2학년 2학기 까지 마친후 휴학했습니다.

이걸 말하고 나면 대부분 반응이 아 뭐야 원래 고대.... 뭐 이런 반응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고등학교 때 생물이 좋아서 올림피아드나 이런 교외 대회에 많이 나갔고,

그 스펙 덕분에 특기자 전형으로 고려대학교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특기자 전형은 아무래도 수능 성적이 반영되지 않다보니, 수능공부에 많이 소홀했었죠.

그래도 생물은 잘하니까, 대학은 갈 수 있으니까요. 그 때는 그생각 뿐이었어요

정말 생물빼고는 '아뭐야 원래 고대...'라는 말을 들을 자격이 없어요.

고등학생때 저는 교수가 되고 싶었는데, 막상 대학에 가보니 온통 날고 기는 애들 뿐이더라구요

한번 좌절을 느끼고, 1학년 열심히 놀고나니...

어디가서 고대생이라고 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멍청해졌어요....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생명공학부라는 과의 특성상 의전, 치전, 약대를 준비하는 선후배, 동기들 사이에서

저는 과연 제가 나중에 뭘 해야할지, 그리고 지금 나는 뭘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어서

2학년은 정말 의미 없는 학교생활 그 자체였고 이대로 이 과를 졸업하는게 무슨 의미가있을까

싶어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여행도 다녀오고, 교수님과 상담도 해보고....

그러다 의약계열로 가야겠다고 결심을 했을때 제 학점은..... 하.... 시망......

좁아진 의전의 문을 뚫고 들어가기에는 마치 계란으로 바..주카포를 치는 느낌?

1년을 재수강을 해서 약대를 가느냐, 진짜 눈 딱 감고 1년 미친사람처럼 재수해서 의대를 가느냐

그 기로에 서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재수를 선택했습니다.

집안에서도 얼마나 반대가 심하셨는지...

선행반 등록해놓고도 일주일간 허락을 못받아서 1월 초에 겨우 시작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한번도 수능공부를 해본적이 없다보니 초반에 정말...

수업도 무슨소린지 하나도 못 쫓아 가겠더라구요. 특히 수학....

13학년도 성적표 보면 아시겠지만, 5등급을 받았고

2년동안 수학책 한번 안 펴본 제게 무슨 베이스가 있었겠습니까.

그래도 죽으란 법은 없으니까 일단 개념서 정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노트 한권에 단권화를 시작했죠. 수학의 바이블과 개념원리를 공부하고, 그 노트에

중요한 내용을 모아모아 적어놓고 그걸로 공부했어요.


(* 제가 개념서를 공부했던 방법!

수학의 바이블을 2페이지 정도 공부하고, 책을 덮은 뒤 연습장에 책을 그대로 옮겨 적어보려고

노력했어요 토씨하나 안틀리고 까지는 아니어도... 느낌 아시죠?

제가 연습장에 쓰면서 제가 그 내용을 이해해서 막힘없이 쓴다는 느낌이 들때 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선행반 마칠때까지 저만의 개념노트 한권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그 이후에는 다른 문제들 욕심 내지 않고 기출만... 정말정말 열심히 돌려풀고 정리하고

다른 풀이법도 고민해보고 기출 빠순이로 살았습니다.

어려운 문제는 찾아풀지 않고 학원에서 일단 숙제로 주는것만 풀었고

이외의 시간은 기출로만 공부했구요.

5월되니까 뭔가 풀리기 시작한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도 6월 평가원에는 수학이 3등급이 나와서... 좌절 그자체

일주일에 40시간씩 수학했었거든요. 참.. 그때 재수시작한 것에 대해서 회의감도 컸었습니다.

그래도 그때 포기하기에는 제 지난 5개월이 너무 아까워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죠.

그 이후에도 기출, 사실 그때쯤되니까 기출이 외워져서

숫자만 바꾼 기출변형도 풀어보고, 학원쌤들께 고난도 기출 변형 받아서 풀었어요

그래도 항상 기출이 중심이었습니다.


6평이후에는 과탐이 말썽이었어요.

6월 평가원때 과탐 두과목 다 50점씩을 받아서 아 그래도 과탐이 잘 나오니까

최저는 맞춰서 어디 지방의라도 갈 수 있겠지 싶었는데

7월, 8월 사설 모의고사에서 특히 생2가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9월 평가원에서는 4등급이 뜨더라구요.... 수학이 2등급으로 올랐지만

오히려 최저도 못맞추고 6평보다 더 최악의 성적표가 나왔어요

그때 진짜 체력적으로도 지치고 제 노력만큼 보상받지 못하는것 같아서...

괜히 선행반부터 했다 싶고 나아가서는 진짜 재수 괜히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참 9평이후가 정말 맘잡기 힘들었던것 같아요.

한번은 학원 수학쌤중에 한분께 질문하는데, 제가 매일 같이 '저는 수학을 못하니까요...'를

입에 달고 살았다보니 그날도 어김없이 그 말을 했을 때 선생님께서 절 많이 혼내셨어요

그런 생각에 갇혀있으니 풀 수 있는 문제도 못푼다고.

그 말을 듣자마자 너무 힘들었던 마음에 펑펑 울었던 적도 있어요..

그때 선생님들께서 많이 위로해주셔서 다시 마음 잡고 열심히 했죠.


과학특기자니까 과탐은 잘보겠지 뭐 이런생각에 과탐 공부에 소홀했던 저를 반성하고

수학공부를 일주일에 25-30시간으로 줄이고 그시간을 끌어다가 과탐에 쏟아 부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생물덕후다보니 베이스가 없진 않아서 문제경험을 높이는 방법으로 공부했고

평가원기출, 교육청 기출, 사설 기출 할것없이 닥치는 대로 다풀었어요.

틀린 문제는 선지를 외우다시피 했고 자주 나오는 선지는 분석해서 왜 이걸 자주 내는지

오답률이 높은 선지는 뭐가 있고, 오답률이 왜 높은지 분석했구요. (뭐랑 헷갈려서 틀리는지)


저는 동기들에게 그리고 정말정말 가까운 친구들을 제외한 다른 친구들에게

재수를 비밀로했었는데 9평이후에 정말정말 연락해서 만나고 싶었고 위로받고 싶었어요.

그 마지막 두달은 그걸 참는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제가 재수한걸 아는 친구들이 얼마 안남았다고 조금만 참으라고 잘 말려줘서

조용히 재수를 마칠 수 있었네요.


성적이 잘 나와서 할 수 있는 말이겠지만

저는 정말 재수하기를 잘했어요.

일년동안 배운게 참 많고,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화장하고 네일아트하고 이런거에 관심많은 제가 정말 임꺽정....ㅋㅋㅋㅋ처럼

머리 틀어올려 펜으로 고정시키고ㅋㅋㅋ 그러고 1년을 보냈네요.

글을 다 쓰고 보니 재수 성공기... 라기보다는 왜이렇게 자서전 같은지 ㅋㅋㅋㅋㅋ


과목별로 공부방법은 오답노트들 사진 찍어서 같이 올려볼 생각이에요

제로베이스로 공부시작하시려는 분들! 이글읽고 용기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정말 도와드리고 싶어요!


스압.....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많이많이 물어봐주세요! 다 답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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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loudnine · 426560 · 15/12/09 15:31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고생하셨습니다 ^^

  • 지아 · 344255 · 15/12/09 15:34 · MS 2010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지아 · 344255 · 15/12/09 15:38 · MS 2010

    감사합니다...고생하셨다는 말이 왜이렇게 감사한지 ....

  • HBItFCeUw6R7rs · 594777 · 15/12/09 15:31

    올해 문과로 시험보고 이과로 전과하려는 학생인데 이글보고 희망을얻었어요
    정말 대단하세요!

  • 지아 · 344255 · 15/12/09 15:39 · MS 2010

    ㅠㅠ 전과 힘든데 정말 화이팅이에요!!
    수과탐 둘다 개념부터 탄탄히 잘하시길!!

  • 하니한의해 · 409481 · 15/12/09 15:45 · MS 2012

    수학이랑 과탐만으로도 시간 모자른디..ㅠㅠ 국어랑 영어는 어떤식으로 공부하셨나욤

  • 지아 · 344255 · 15/12/09 15:49 · MS 2010

    일주일에 60시간정도씩 공부했던것 같은데... 그정도면 시간이 부족하진 않을거에요
    주제넘지만 나중에 자세하게 공부법을 올리긴 할거에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국어는 시간단축연습을 했구요, 영어는 단어채우고 사실상 ebs하느라 정신없었죠
    국어는 모의고사를 65분 내에 푸는 연습을 했어요.
    아무래도 한국인이다보니 한번이라도 더 읽으면 조금 더 이해되는 것 같아서...?
    영어는 ebs자체가 양이 많아서 학원수업 복습 충실하게 하는 정도로만 했습니다.
    단어 매일매일 외우고요!

  • 으컁으컁 · 563918 · 15/12/09 15:57 · MS 2015

    정말 대단하십니다..
    학원은 재수학원 다니신건가요?? 강대??

  • 지아 · 344255 · 15/12/09 16:17 · MS 2010

    강대는 아니고 강남에서 재종반 다녔어요ㅎㅎㅎ

  • 다잊어야해욥 · 539768 · 15/12/09 16:22 · MS 2014

    저기 재수학원 어딘지 쪽지로라도 보내주시면 안될까요 ㅠㅠ

  • 지아 · 344255 · 15/12/09 16:38 · MS 2010

    강남청솔 다녔어요!!

  • 닥터마틴 · 623968 · 15/12/10 11:24 · MS 2015

    수만휘에서 봤던분이네ㅎㅎ 저도 강청이에여! 정시는 어디로 쓰실거죠?

  • 지아 · 344255 · 15/12/10 23:52 · MS 2010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됴큥듀큥 · 573113 · 15/12/09 22:53 · MS 2015

    생2어떻게 공부하셨어요??

  • 지아 · 344255 · 15/12/10 23:56 · MS 2010

    생2는 수학 공부하는것처럼 먼저 개념서 돌리고.... 평가원부터 사설까지 모의고사형 기출 다 풀었어요
    저는 사실 따로 과목별 공부법이있다기보다는 모든과목이 공부하는방법이 다 같아서.... 글에 써있는 수학공부법같이 과탐도 했습니당

  • 지아 · 344255 · 15/12/10 23:57 · MS 2010

    아 그리고 아무래도 제가 생공이었고 과학특기자로 처음에 입학했을때도 생물 관련 스펙으로 들어갔던거라 과탐은 좀 베이스가 있는편이었어요....!!

  • 정답을 향하여 · 476982 · 15/12/10 20:21 · MS 2013

    문과이지만 수학은 문과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공부하시길래 수학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글을 읽어보면 수학은 개념서를 혼자 정독하는 공부를 하셨다고 했는데 본인이 그 이전 수능에서 5등급인
    상태에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수학 인강같은건 일체 안들으시고 혼자 개념서로만 공부하신건가요?
    그리고 국어에서 이과는 아무래도 과학기술지문 같은게 많이 나오는데 그런건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 지아 · 344255 · 15/12/11 00:04 · MS 2010

    저는 재수종합반을 다녔기때문에
    인강보다는 학원수업에 충실했고 자습시간에 혼자 개념서 정독을 한거에요!
    모르는건 학원쌤들께 물어봤구요!!
    어차피 개념은 제가 혼자 곱씹으나 인강이나 별반차이가 없다고생각해서...
    고등학교때 저방법으로 내신을공부해서 내신은 나쁘지 않았기때문에 그 방법이 저한테 딱맞는다는 확신이 있어서 그렇게했습니다.
    또 어떤분께는 인강이 나은경우가 있겠죠!!
    대신 저는 학원에서 수학특강을 듣고 질문을 자주 하는방식으로 그부분을 채운것같아요
    국어는...사실 고3때도 거의1등급이 계속나왔었고 재수때도 계속 그랬어서 문법같은 암기파트를 제외하고는 거의 공부를 안했어요...그냥...시간단축연습만하고...
    그런부분은 못도와드려 죄송해요ㅠ

  • Wirt&Greg · 490307 · 15/12/11 03:42 · MS 2014

    저랑 상황이랑 동기가 비슷하셔서 위로가 돼요ㅠㅠㅠ 저도 현역15인데 내년 수능 다시 준비하려니까 1년 사이에 머리가 백지가 됐더라구요...ㅠ 저도 수학이 많이 약한데 공부하실때 과목별 비중은 어떻게 두셨나요??

  • 지아 · 344255 · 15/12/11 07:40 · MS 2010

    60시간을 기준으로 1612....정도..?
    나중에는 1423정도 했구요....

  • Wirt&Greg · 490307 · 15/12/11 20:39 · MS 2014

    답글 감사합니다! 저도 수학 비중 늘려야겟네용

  • lsa660 · 528879 · 15/12/11 11:10 · MS 2014

    감사합니다^^

  • 왜들그래무섭게 · 631940 · 15/12/16 22:13 · MS 2015

    답변 한번만 해주세요ㅠㅠ 공부하다가 쉬고싶을땐 어떻게 얼마나 쉬셨나요? 밥먹고 나선 바로 공부하셨나요? 아님 폰을 만진다던지 스트레스를 풀다 공부하셨나요? 한 사람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답변한 한번만요ㅠ

  • 지아 · 344255 · 16/01/28 17:53 · MS 2010

    주중에는 그냥 참았어요!
    그리고 한 7월정도까지는 쉬고싶다는 생각자체가 별로 안들었던것 같아요~
    밥은 15분?정도만에 먹고 공부했구요...
    제가 다녔던 학원이 폰을 만진다거나 다른걸 할수있는 학원이 아니었던지라 그냥 자습에 충실했었어요...!!

  • 일단가고보자 · 462161 · 15/12/17 00:10 · MS 2013

    바이블 기초잡기 좋았나요?
    아무튼 정말대단하시네요;;

  • 지아 · 344255 · 16/01/28 17:54 · MS 2010

    저는 개념서를 바이블 밖에 안봐서 다른 책들을 모르지만...!! 저는 좋았어요~~

  • HSUF · 416416 · 15/12/23 20:03 · MS 2012

    바이블로하신후 그다음은 어떤책으로하셨나여?

  • 지아 · 344255 · 16/01/28 17:55 · MS 2010

    학원교재 봤구요, 기출문제 다양하게 풀었어요! 4점 기출문제 모아놓은것 되게 자주봤어요~

  • Rudy · 699790 · 16/12/30 15:17 · MS 2016

    와드박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