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화1을 버리게 된 과정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0162431
2022년, S 모 고등학교(자사고, 안 가는 걸 추천)에 다니고 있던 김옯붕(18)은 내신에서 물리, 화학, 지구과학을 골랐다. 결과는 놀라웠다. 물1 전교 13등, 화1 전교 1등, 지1 4등급(...)
김옯붕은 수능 선택과목을 고르는 시즌이 되자, 고민할 것도 없이 생지 따위 갖다 버리고 상남자답게 물1화1을 택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2022년 11월, 집앞 학원에서 수능 미리 쳐보기 이벤트가 있었다. 정시파이터를 꿈꾸던 옯붕은 곧바로 지원서를 넣고 시험을 보러 갔다.
2023학년도 수능. 되돌아보면 그것은 김옯붕에게 참 잘 맞는 시험이었다.
딱 한 과목만 빼면.
1교시 국어. 96점(언매 35, 39 틀): 시험 끝나고 나만 17번 1번 했어서 매우 당황
2교시 수학: 92점(미적 22, 30 틀): 기깔나게 22빼고 다풀고 이거 설마 96점임? 하다가 30번 극'댓'값 조건 못보고 86적고 개같이 멸망
3교시 영어: 95점
4교시 물1: 50점
물1 19번까지 다풀고 13분이 남자, 김옯붕은 쓸데없는 상념에 빠져 '아.. 고2때 이정도로 시험을 잘 보다니.. 이러다 실제 수능에선 뉴스에 나는 거 아냐?'와 같이 본인을 초천재미소녀병약아인슈타인으로 착각하며 20번을 풀고 시험을 마쳤다.
마지막 화1. 어지간한 모의고사에서는 50점이 나왔던 터라,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페이지를 넘긴다.
그런데.. 문제가 정말 말도 안 되게 어려웠다. 7번 동적평형, 9번 몰농도 문제부터 상당히 쩔쩔맸고, 11번, 12번에서는 n l ml ms와 제3~제5 이온화에너지라는 괴랄하기 그지없는 자료들을 풀며 어찌저찌 열심히 넘겼다. 아니 근데 왜 11~14는 개같이 어려운데 15, 16은 쉽지? 배치 왜 이따구로함? 하는 의문을 품은 채 4페이지로 넘어갔다. 4페이지에 넘어갔을 때 남은 시간은 단 5분. 제일 만만해 보이는 18번을 초스피드로 푼 뒤 그 다음으로 쉬워 보이던 20번을 붙잡고 있다가 시간이 끝난다. 나머지는 다 찍었다.
채점 결과는 놀라웠다. 37점. 17 19 20 다 틀리고, 앞에서 11 15도 나갔다. 하...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3등급이었다. 하필 2컷이 38점에서 끊겼던 것이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와서는 뭐라 표현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인터넷에 올라온 20번 문제를 다시 풀어 보았다. a,b,c=2,3,4인 걸 그냥 찍는 것 외에는 어떠한 논리적인 풀이법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 내가 그렇게나 못 본 '딱 한 과목'은 참으로 딱한 과목이었구나. 아니, 이건 그냥 하면 안 되는 과목이었구나. 이런 과목을 고른 내 잘못이었구나..
시간은 흘러 고3이 된 김옯붕(19). 오늘은 5월 학력평가(당시 교육청 해킹사건으로 연기됨)를 치는 날이었다. 5월 학력평가부터는 과탐 2과목이 출제되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 망할 놈의 화1 대신 장난삼아 내신 시간에 취미로 공부했던 지2를 응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 시험에서 원점수 50점, 표준점수 100점이 성적표에 찍히고 난 이후..
나는 두 번 다시 화학의 ㅎ자도 꺼내지 않았다.
전국의 모든 화1 응시생 여러분
존경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옷에 다배겠네 어케드가
-
사탐런 질문 3
작수 사문했는데 시간 거의 딱 맞춰서 다 풀었고 도표는 다 맞았는데 개념 4틀해서...
-
화분 너무 무거운 것
-
수면제 먹었다 12
망한 현생에서 잠시 떠나있자
-
샤대문과<어느정도임?
-
나군 성신여대 38명 뽑음 22년도 51명, 23년도 54명, 24년도 39명 뽑음...
-
범준아 수2 안올리냐? 11
나 적분 개못한다고 이러다가 스블보다 기원이 스1이 먼저 끝나겠어
-
건대 전과 3
건대 경제에서 공대로 전과 가는 것도 쉬움 ? 학점만 보는 건가 ?
-
본적이없음 걍 우리관에없는건가
-
4차 충원만으로 벌써 10명이 다 찬걸까 내일 전화추합 돌아가긴 할까
-
나도진짜열심히했는데 15
좋은곳가서오르비에서칼럼도올리고 사람들한테도움많이되는거많이올리고싶었는데...
-
백설기인데 뭘 생각한거에요?
-
수학 왜 내신대비랑 수능대비를 다르게 생각하지? 나는 쎈 블랙라벨 둘다 풀었고 둘다...
-
쭉쭉쭉쭉
-
이거맞냐? 대형과도아니고 ㅅㅂ 나 28등쯤이었는데 이러면 다니기싫을거같은데 가군...
-
보통 마지막 전추 때 2차만큼 돌기도 하나요 ?
-
추합가능성 3
208명모집 추합 항상 한바퀴이상돌았음 141->86->55->16 가능?? 추합...
-
신택스가 개정이 안돼서 2년전 교재로 강의들어도 문제가 없음 교재값 세이브 고트...
-
홍대ㅅㅂ아 ㅋㅋ 6
다군 홍대 시발처찢겨죽어도 붙을 거 썻고 1바퀴만돌아도 낭낭하게붙을거 지금...
-
별 것도 아닌 문제이지만 모든 조건 하나하나 다 뜯어보면서 뭔 의미이지? 여기에...
-
갑자기 드는 생각이 국어는 어떻게 해야 난도높은 시험에도 당황하지 않게 대비할수있을까요???
-
술은 원래 '수블' 정도로 발음됐을 거란 거 알고 계신가용 1
중세국어에선 '수을'로 쓰였는데 차자 표기를 보면 그 이전에는 '*수블' 정도였고...
-
애플 밀크티??? 먹어본 사람??? 주문할까 고민중
-
풀이 2개 이상으로 풀어보기. 그 이상은 귀찮아서 못해먹겠음
-
공군 카투사 이미 떨어졌는데 육군 기행병도 떨어지면 4
그냥 육군일반밖에 남은 게 없네 어쩔수없다...
-
이번에 수학때문에 재수하는 문과에요 중3~높4 왔다갔다했구요 재수니까 낮1 높2까지...
-
있으신분 올려주시면 감사합니다 ㅠㅠ 선물드릴게여
-
햇빛 안본지도 2주지남 캬
-
연치 설경 관동의 올합격인데 설경 선택하셨다고 하네요...
-
헬스 끝 4
우물 귀환해야지
-
수능판 최악의 용어 13
기 출 분 석<<<이거 때문에 애먹은 사람들 의외로 많음 ㄹㅇ 어디가서 공부로 상담...
-
야식 먹을까요? 2
삼겹살 두줄 소금후추뿌려서 에어프라이기 7분 돌리고 맥주랑 같이 먹?말?
-
한참 주가 올리다가 국방부에 호출당했는데 나오기도 전에 돌아갈곳(물리1)이 망함
-
잘자요 3
Kendrick Lamar&SZA-luther
-
롤할려고했는데못하겠어요..
-
라면 끓이기는 좀 헤비해서 생라면 먹었는데 굿굿
-
국어 현유찬 황요일 수학 최지욱 성치경 차주현 지구 나진환 홍은영 사문 김미양...
-
보건과학대학은 0
진로가 보통 어디쪽인가요
-
하루종일 쌩쌩하게 깨여있었음 그래서 그런가 존나 졸림
-
전 하복 생활복 상의에 체육복 바지 조합으로 1년 내내 다녔는듯 가끔 놀러갈 때만...
-
진짜 조금만 해야지 나도 이제 미래를 생각해야지 응..
-
무소속이면 기준이 뭐든 9등급 확정이야
-
가군 78명 모집 예비 48에서 6번까지 왔는데 전화 추합 가능할까요....????
-
뇌 신경망 구조=기억
-
* 자세한 문의는 아래의 링크를 통해 연락 바랍니다....
-
의외로 명곡인것 8
-
수학 “기출분석” 이 새끼가 너무 모호함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제대로 쫘악 다...
-
서울대 의예과 재학 / 자사고 수석 입학, 수석 졸업 / 내신 1.5 / 수능...
-
평균미만의 결과만이 남을뿐
포뱃 ㅈㄴ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