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설 [1197495]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4-09-16 22:11:03
조회수 1,592

하원하면서 읽어보시라고 썼어요 (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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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마찬가지로

제 귀갓길은 으레 밤입니다.

하루의 흔적이 뒤꿈치에 길게 늘어져
치적치적 걷다 보면

발을 한번 세게 구르곤
시선은 저 위로 보내버립니다.

이때만 볼 수 있는 어떤 색깔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도 기억나지 않는 순간부터,

보란 듯이 선명히 박힌
바라만 보이는 대낮 구름보단

어둔 밤하늘 한 꺼풀 물러나
다소 무겁게 흐르는
그런 잠긴 흰색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를 티 내지 않지만,
지긋이 바라보면 또 분명 

눈을 맞춰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게 눈이 맞은 자취를 짚어보니
어느새 제법 긴 곡선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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