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없음 [377726] · 쪽지

2015-11-24 17:00:23
조회수 6,331

현실 감각이라는 것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899541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오르비 보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오르비언 분들은 현실 감각이라는 것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제가 쓸 데 없는(?) 것들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여러분들이 다른 생각 안하고 공부만 열심히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은

쉽게 의사 월 천을 외치시고
쉽게 공대 취직을 말하세요

물론 다른 직업에 비해 의사라는 직업에서 월 천만원 이상을 버는 사람의 비율이 높은 것도, 인문계열 학과에 비해 공대에서 취직률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취직 이후의 삶이, 취직 하기 위한 삶이 어떨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계시는 것 같아요.

본인이 나아갈 삶이라고 생각되면, 알아보세요.
주변에 아는 분이 없더라도, 모르는 사람들에게라도 물어보면 다들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알려주는 친절함 정도는 모두 갖고 있습니다.

수험생 분들은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들이지만, 이제 수험 생활이 끝난 여러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으셨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사회인이세요. 이제부터는 주변인이 아닌 여러분들이 무언가를 직접 찾아야 하는 겁니다.

공대생이 취직은 잘 되지만, 취직 후에는 대부분 마산, 창원 등의 대도시가 아닌 곳, 혹은 심지어 해외로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점, 야근 안하는 날이 신기한 날이라고 인식해야 하는 점 등은 쉽게 알 수 있어요

의사가 되는 과정은 14년이나 걸린다는 점(물론 6년과정만 마친 일반의도 의사이지만), 레지던트, 인턴 때도 봉급은 받지만 주 100시간 이상 일하며 최저시급에 못미치는 돈을 받는다는 점, 월 천만원 주는 과도, 지역도 흔하지 않지만, 그 마저도 받기 위해선 몸을 상해가며 일해야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죠.

찾으세요. 인터넷이든 주변 사람들이든. 시간은 충분해요. 얼마나 현실이 어려운지, 내가 어떤 걸 감당하고 살아야 하는지 알아보세요. 그리고 어른이 되면 바꿔주세요. 같은 스무살도 현실을 아는 스무살과 현실을 모르는 스무살의 눈은 달라요. 꿈만 꾸는 사람과 꿈을 이루는 사람은 당연히 다르죠.

여러분들이 조금 더 현실을 직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이미 지나온 길을 후회할 뿐이예요. 의사가 되고 나서 "공대 갈걸, 내 젊음을 다 버렸어!"라고 하든지, 공대를 졸업하고 나서 "공대 졸업하고 의전준비나 해야 한다니" 따위의 후회는 정말 시간낭비일뿐이예요. 지금 충분히 고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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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510890 · 15/11/24 18:55 · MS 2014

    조용히 좋아요 누릅니다

  • 공부나해야죠 · 552494 · 15/11/24 19:13 · MS 2015

    많이 공감하고 갑니다. 의사 공대를 떠나 어떤 직업군이든 실제로 그 직업을 겪어보지 않으면 그 직업의 뒷면을 알수 없죠. 수험생들이야 밖에서 보니까 아름다워보이고 멋있어 보이지만 실상은 아주 더럽고 치열한 또다른 입시판일수 있다는걸 놓치는것 같네요.

    더불어 여담입니다만. 수험생들이 너무 황금만능주의의 잣대로 직업을 바라보는건 아닌가 하는 씁쓸한 걱정도 해봅니다.

  • 광광우름 · 614004 · 15/11/24 19:59 · MS 2015

    취업박살 문돌이... 애초에 고민할 필요가 없어서 개꿀...

  • 코카펩씨 · 481991 · 15/11/30 16:51 · MS 2013

    쥬륵...ㅜ

  • 행쇼 · 611954 · 15/11/24 23:08

    애초에 개꿀빨면서 돈버는직업은 거의 없음
    많은 돈을 벌면 대가가 있는법

  • 연필로마킹했는데만점 · 533316 · 15/11/24 23:11 · MS 2014

    공감합니다.
    현직 의사분이나
    인사과에 계신 분과 소주한잔하면서 듣는 "몸으로 부딫히는 삶" 에 대한 이야기들은
    입시사이트의 그것과 사뭇 다릅니다.

    "그래도 다른 이들보다야 낫지않은가" 라는 말로 덮기엔 그 각자의 고난이 너무 외로운 거라더군요

  • cindy96 · 482214 · 15/11/25 01:06

    좋은글 감사합니다!!

  • 하디스골드 · 361385 · 15/11/25 10:43 · MS 2010

    그래도 좋은 곳은 좋던데요?ㅎㅎ의대에서 좋은 곳은 가기가 어렵고, 또한 지역 by 지역, 학교by 학교이며 동문by동문인지라 일반적인 결론이 나지 않는 것이지 좋은 곳은 좋습니다. 그리고 의사의 진로에 있어 어려운 것은 최소 10년 이상을 생각하고 입학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지금 전문의로 나오시는 분들 대부분은 2000년대 초반~중반에 입학하신 분들인데, 사실 그 때와 지금은 인기과를 비롯 개원상황이 쫌 많이 달라졌습니다. 앞으로 10년 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개원의 또는 봉급의의 삶이 이어질지 아니면 병원에 따라 또는 동문에 따라 해외로 나가게 되는 의사가 늘어날지는 지금으로선 판단이 쉽지 않죠. 그래도 큰 그림은 있기에 당장의 인기보다는 어느 정도 미래를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p.s 의사는 모르겠지만 의학은 미래에도 빛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 매타 · 447885 · 15/11/25 14:31 · MS 2013

    굳이 따지자면 사람by 사람이 맞는것 아닐까요
    개인의 노력 여하에따라 가장 크게 바뀔것 같은데

  • 하디스골드 · 361385 · 15/11/26 16:02 · MS 2010

    흠..학교나 병원에 따라 아예 주어지지 않는 기회도 있습니다. 그런 건 아무리 개인이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거죠..

  • 제드2 · 577900 · 15/11/25 15:02 · M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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