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홀릭 [1299522]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4-08-22 04: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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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사 愛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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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습니다. 

지금 제 손끝부터 마디마다 흐르는 전류와 혈류와 신경이 

곤두서 있는 모든 것들이 

진실로 당신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저를 정말 부끄러운 한 때의 기억으로 남겨두고 있을지 모릅니다만 

저는 당신 소식을 정말 듣고 싶어요. 

이제 그럴 수 없으니 저는 제 가슴을 가끔 움켜잡고 있는 그대로 긁어댈 뿐입니다. 

내가 널 정말 사랑했다고. 아직까지도 그렇다고. 

입과 귀와 눈을 닫고 

심장 안쪽으로 마구 소리치면서.


저의 마지막 날이 수십년 뒤라면 너무 슬플 거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 때에는 당신도 그리고 저도 서로를 기억해내지 못할 것 같아서.


열 마디 손가락으로 셀 수 있게 

차라리 저의 마지막이 수년 뒤가 된다면 어떨까요. 


그 때는 당신이 절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런 실낱 같은 희망도 결국에는 제 착각이고 망상에 불과하겠죠.


제 마지막 날조차 

결국 그 날도 


저의 세상에는 

당신이 없고,


당신의 세상에는 

또 제가 없다는. 


그 잔인한 사실이 

저를 또 쥐어짜고 숨막히게 합니다.


오직 기억하는 건 

당신이 저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들과

저와 당신이 함께 나눈 정말 짧은 날들의 잔상

 

아하

당신의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진, 


나라는 존재가 할 수 있는 건 이게 마지막이구나.


아파해서 미안합니다. 

눈물 흘려서 미안하고 원망해서 미안하고

사랑해서 미안합니다.


다시는 사랑하지도 아파하지도 않겠습니다.

기억하지도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부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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