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열대 [521833] · MS 2018 · 쪽지

2015-11-23 01:16:30
조회수 9,312

+1을 고민하시는 분들, 지금은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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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삼수를 마치고 처음이자 마지막(...) 원서영역만을 앞두고 있는데

재수, 삼수 혹은 그 이상 N수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새벽감성에 힘입어 이 글을 바치고 싶습니다

우선 여기는 오르비기에 저보다 높은 성적을 받은 분들도 반수 혹은 +1을 하실 수도 있지만
어쨌든 저는 수능 331145 -> 222114 -> 예상등급 121111로
뭐 성공적이라면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저도 이정도면 아쉽지만 만족합니다.

여러분들 상황.. 제가 두 번이나 겪어봐서 너무나도 잘 압니다
이번 수능 역시 평가원 모의고사보단 성적이 떨어졌지만
첫번째, 두번째 수능은 진짜 처참하게 추락했거든요

평가원 모의고사에 찍힌 깔끔하고 자랑스러운 등급
사설 모의고사 성적표 뒷면에 나오던 휘황찬란한 지망가능대학
이런건 다 휴지조각이 되어버린지 오래

수능 가채점을 끝내고 tv를 틀었는데 온통 수능얘기에 미칠것만 같았고
나만 믿고 계시던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만 들고
수능 끝나면 같이 여행도 다니고 밤새 랭겜돌리기로 약속한 친구들의 연락이 반갑지 않겠죠
친구들과 재밌게 논다고 놀았는데
집에 오면서 혼자 버스에 앉아있으면 물밀듯 밀려오는 자괴감

이건 뭐 거의 성지순례 다니듯 치른 논술시험
붙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붙기 힘든건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어요
수시로 먼저 입시판 떠난 친구들로부터 느껴지는 열등감
지하철이나 버스, 혹은 길거리에서 과잠이 보이면 
괜히 등 뒤의 학교 이름을 유심히 쳐다보게 되는 습관

불과 수능 며칠 전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농담삼아
야! 넌 XX대나 가라! 라고 떠들었었고
수시로 XX대 쓴 다른 친구를 속으로 비웃었었는데
XX대가 점수가 모자라네?

무엇보다 가장 열받고 화나고 미치겠는것은
나보다 공부도 못하고 수능도 못본 다른 친구의
'논술 합격소식'

계속되는 열등감과 자괴감, 그로 인한 엄청난 자존심 하락
그 어떤 말도 당신을 위로할 수는 없을거예요

이런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게 빠른 +1이죠. 모든걸 리셋하고 다시 시작하는거거든요.
그런 마음에 빨리 재종 선행반, 선선행반을 알아본다든지
인강을 벌써 구매한다든가 ebs 수능스타트?? 교재를 구입한다든가 하실텐데
이러면 뭔가 내년엔 정말 잘 될것 같은 기분이 들고 해서 기분이 좀 나아질 수 있긴 해요

그런데 95년생 미만의 분들에게 감히 조언 하나 드리자면
지금은 수능과 입시는 다 잊고 잠시 쉬시는게 맞다고 봅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여행도 다니고 콘서트도 다니고, 
맛집투어 술집 pc방 노래방 당구장도 원없이 다니세요
단기알바를 하는 것도 정말 좋은 방법이고
저는 하루 밤새 물류알바를 해서 눈물 젖은 7만원을 번 기억도 있네요ㅋㅋ 
무슨 방법이든 저는 지금은 수능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고
마음을 리프래쉬하고 재정비해서 툴툴 털고 일어날 방법을 찾는게 좋다고 봐요

재종반 정규반 개강이 2월 중순쯤이죠
그럼 수능까지 대략 9개월정도 시간이 주어지는건데
국영수탐 33333 이상이라면 여러분이 올1을 찍기에 9개월은 생각보다 차고 넘치는 시간입니다

무엇보다, 12월부터 다시 수능공부하면
나중에 9월 10월가서 너무 지겹고 지쳐요
그런데 제가 삼수까지 오면서 느낀게
2~8월보다 더 중요한게 9~11월이라는거
이때 열심히하는 사람들이 결국 성공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체력 안배는 진짜 중요한 요소예요

감을 잃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을텐데
ㄹㅇ거짓말이 아니라 1주일만 학원에 갇혀있으면 감 다 돌아오니까 걱정마세요

이건 좀 핀트가 다른 조언입니다만,
정시를 쓰지 않는 진짜 바보같은 짓은 하지 마세요
아무도 모르거든요 어디가 어떻게 빵꾸가 날지는..

그러니까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아직 성적표도, 수시 합격자 발표도, 정시 폭빵폭빵빵빵폭폭도
아무것도 끝난건 없어요

수능을 잘봤든 못봤든 상관없이
그냥 지금부터 약 2주간은 여러분의 세상이예요
재수든 삼수든 논술이든 다 잊고 편하게 놀고 먹고 쉬세요





들을 자격 없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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