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어, 헷갈리는 선지를 줄이려면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8859379
헷갈리는 건 메모(표시)로 정리한다.
국어를 멋있게 푸는 방법은 간단해요.
눈으로 한 번에 정독하고,
선지에도 아무 표시를 안 남기고 답만 딸깍! 고르는 거죠
그래서 많은 중하위권 학생들(3~5등급)이
이러한 '간지나는 풀이'를 따라하려고 애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과연 이게 실전에서 잘 먹힐까요?
물론 케바케겠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수학 천재가 암산을 하는 걸 보고
출처_디글 유튜브(유퀴즈)
엇.. 나도 수학 잘하려면 이제 암산을 해야겠다!!
위처럼 생각하시는 분은 없겠죠.
불행하게도,
대다수의 우리는 천재가 아니에요.
괜히 멋있다고 따라 하다간, 점수를 잃을 수 있다는 거죠.
수학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누군가 만약 수학 시험을 볼 때 암산으로만 풀겠다 하면, 여러분은 뭐라 하실 건가요?
수학 시험을 암산으로만 풀려 하면,
평소 점수의 반도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수식을 머리로만 처리하려고 하면
풀이 과정을 '기억'하는 데에 에너지가 쓰여,
정작 풀이 과정을 '이해'하고 '추론'하는 데에 에너지를 쓸 수 없을 테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1EScy2kyjgY
제가 좋아하는 영상 중 하나인데요.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국어를 잘하는 사람들 중에 표시나 메모를 남기면서 푸는 사람도 많답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표시나 메모를 남긴다는 게 단편적으로는 시간이 더 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정확성을 높여 시간을 아끼는 전략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오해는 마시죠.
제 말이 무지성으로 아무런 표시나 메모를 많이 남기란 뜻이 아닙니다.
시험장에서도 표시나 메모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표시와 메모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요?
저는 다음의 3가지 전략을 제안합니다.
전략 1. 일단 머리로 처리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 표시나 메모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일단은 독해의 기본 조건인 '생각'을 먼저 해야 해요.
즉, 손부터 휘갈기지 말고, 일단은 머리로 최대한 처리해봅시다.
파악할 건 파악하고, 이해할 건 이해하고, 연결할 건 연결하는 거죠.
그렇게 일정 생각을 하고 난 뒤, 기억의 보조를 위해 표시/메모를 사용하는 겁니다.
가령, 다음과 같은 정보를 마주했다 합시다.
윗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아, <과두제 =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된 체제>구나
라는 걸 이해해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만약 이 정보가 휘발될 것 같다면 어떡할까요?
표시나 메모를 남겨주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 필요할 때 돌아와 이 표시/메모를 활용하여
과두제가 무엇이었는지 복기해주는 것이지요.
최소한의 생각도 없이 표시/메모만 남발하게 된다면,
지문 자체를 필사하고 있거나, 모든 문장에 밑줄을 긋게 될 것입니다.
전략 2. 중요한 정보일수록 표시/메모를 남긴다.
중요한 정보란,
출제자가 선지화하기 좋아하는 정보,
그 중에서도 정답 선지의 단서가 되기 좋은 정보,
즉 출제 포인트를 말합니다.
저는 수업에 다음과 같은 정보를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독서 - 개념의 정의, 두 대상의 차이점, 인과 관계
문학 - 인물이 처한 상황, 인물의 내면 심리
독해 단계에서
이러한 정보들을 미리 이해하고 처리하여 확보해두는 것은
문제 풀이 단계에서 큰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이 정보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면?
아무래도 선지 판단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겠죠.
그래서 표시나 메모를 남기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기 위해, 24 수능 지문을 보겠습니다.
실제 저는 지난 수능을 풀면서 위와 비슷한 표시를 남겼는데요.
그 이유는 왕안석과 오징의 차이(→중요한 정보)가 나타났지만
제가 이걸 기억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처리할 정보가 많았던 거죠.
저는
'왕안석은 도를 가변적, 오징은 도를 불변적으로 봤구나. 중요한 포인트겠따!'
라는 생각을 했으나, 이를 기억할 자신은 없으니
위와 같은 표시를 남긴 거죠.
그러니 이 선지도 말 그대로 '순삭'할 수 있었지요.
참고로 이 선지는 오답률 1위 문제의 주요 선지였습니다.
전략 3. 서술 구조가 단순할수록 표시, 복잡할수록 메모로 정리한다.
서술 구조가 단순할 때는 굳이 메모로 정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령, 다음과 같을 때지요.
2409인데요.
1차 압전 효과와 2차 압전 효과의 차이를
머리로 파악하기는 했지만,
굳이 기억하거나 메모하고 싶지는 않아요.
왜냐? 딱 봐도 서술 구조가 단순하니까요!
기억을 하기 보단, 그냥 아래와 같이 표시만 쳐두면 충분할 겁니다.
독해나 문제 풀이에서 필요할 때 돌아와 볼 수 있도록 깃발을 꽂는다 생각하시면 편해요.
그런데 아래와 같이 서술 구조가 복잡해지면 어떨까요?
2506입니다.
이와 같이 서술 구조가 복잡할 때는
표시만으로는 크게 효과를 얻기 힘듭니다.
돌아와서 봤을 때 다시 독해를 해야 하거든요.
이럴 때는 메모가 낫습니다.
역시 일단은, 머리로 최대한 처리해봐야겠죠.
그럼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아~~ 조건문에 포함됐을 때에도 판단적 본질은 자체는 있지만, 그게 '발현'되지는 않는다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나 이걸 기억할 자신은 없어요.
그러니 다음과 같이 메모를 남기는 거죠.
시험지 여백에 이렇게 메모해놓으면
선지 판단 시에 실수를 훨씬 줄일 수 있을 겁니다.
4줄 요약
1. 국어도 수학처럼 표시/메모를 동원하며 풀자. 그래야 안 헷갈린다.
2. 다만 머리로 최대한 처리하고 표시/메모를 동원하자.
3. 기억하기 힘든, 중요한 정보(출제 포인트)는 웬만하면 표시/메모를 남기자.
4. 구조가 단순하면 표시, 복잡하면 메모로 정리하자.
좋아요와 팔로우는 칼럼을 쓰는 데 큰 힘이 됩니다 :)
0 XDK (+1,000)
-
1,000
-
메인컷 몇 개지 6
10개론 턱없나
-
문과로 설문과 안가고 이과로 연고대 가는 이유는 머임? 9
문과로 돌리면 설문과 포텐있는 애들이 이과로 연고서성한 가는 이유는 머임? 설문과...
-
줄여서 “폭유”
-
며칠 전에 사과문 올라왔길래 드디어 정신을 좀 차리나 싶었는데 결국 이번주 동안...
-
감성글귀쓸때는 걍 지나가더니 아오 진짜 뒤질랜드?
-
체육/코딩/정치 이렇게 3개
-
라고 하네 누가 정리해준거 있어서 보는데 그렇다고함 그러나 충성심이 강한...
-
정답을 몰라서 0
여기저기 계속 발을 굴러
-
이재명 연설에 사람많은 반탄집회 배경 보도, 尹측 "현장왜곡 말라" 6
[파이낸셜뉴스] 3.1절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
-
자퇴 어케 하는지 못찾음…. 3/4이 돼야 전화해서 해결하든 할텐데 이거 어떡하냐
-
미적 풀어보는데 29번 못 품 극한은 그래도 예전에 했던 부분인데 뭔가 쉽지않네여 ㅠㅜ
-
히히 10
기분 좋네 히히
-
작수 확통5 2년전에 수2까지 돌린 이후로 손도 안댐 원래 현우진 시발점으로...
-
그냥 집에 있기로 함
-
진짜루 ㅇㅇ 이제 나정도면 옵창 아니지??
-
아.. 29
-
친구먹자 띠밸롬들아
-
교육과정 바뀌어 교재 새로 내는 경우와 기출문제집은 매해 바뀌는 거 이해하지만 그...
-
뭐입으심 다들
-
4규 표지 엄청 이쁘네
-
(서울대 합격 / 합격자인증)(스누라이프) 서울대 25학번을 찾습니다. 0
안녕하세요. 서울대 커뮤니티 SNULife 오픈챗 준비팀입니다. 서울대 25학번...
-
오늘까지만 먹고 2
내일부터진짜다이어트다내일부터는진짜로진짜..
-
그냥 자잘한 기술없이 풀었을때 1등급 나오는것 = 그냥 피지컬이 좋은것 = 그냥...
-
인싸판별법 11
본인이 에스크를 해봤다 거수
-
나는 그저 국가권력급 헌터가 되고 싶었을 뿐인데.
-
작년 책에도 있길래 올려드립니다
-
들어보신분 계심?
-
아이큐 3
어른큐
-
한가용
-
제가 저한테 하는 말이에요 공부 좀 안된다고 너무 속상해하지말기 문제좀 안풀린다고...
-
쓸데없이 ㅈㄴ 있어보이네
-
종업원분한태 물티슈 닿라고햇어요.... 드뎌 여자 공포증 극복한거갗은대 칭찬해주새요 ㅠㅠ
-
근데 원래 공부도 모르는걸 해야 느는거랬는데
-
현재 강민철t 커리 타는 중인데 ebs 문학은 어떤 쌤 강의를 들을지 상당히...
-
이거 걍 올려주면 안되나 꼭 따로 인강버전을 찍어야해??
-
251127 출처모름 그냥 제 문제집에 수록되오있는 문제 기출인지 모르겠네요 파데...
-
콩무당벌레 0
댓츠 마 피어싱
-
식사 시간에 밖에서 오르비 하게됨... 그래서 3월 신청 완료 ㅎㅎ
-
저녁을 먹고 왔어요:)
-
벽을뚫을수가없네
-
에휴다노 2
에휴
-
11 12 13번급?
-
3모, 3덮을 망쳐도 강사탓 ㄱㄴ 귀납, 적분좀 올려줘..
-
흐흐 기만 노 님아 아이고
-
조졌다
-
오이시~ 0
2월 14일에 받은걸 오늘에서야 먹었네ㅋㅋ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혹시 문학도 이거처럼 팁 가능하나요
네 조만간 써볼게요 :)
감사합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어휴 ㅎㅎ 감사합니다. 인생에 도움되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깨닫는 게 많습니다-!

힘내서 더 정진해보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시길!
개추개추
짱
저는 특히 24수능지문처럼 학자들 견해 나오는게 머릿속에 잘 안들어오더라구요
키워드 위주로만 간략히 써놓으시면 문제 풀 때 훨씬 편할 거예요! 연습해보시길 바랍니다.
지금 들을 수 있는 선생님 강의 있을까요?
이번주 일요일에 프리파이널 강좌가 개강하여 9모 전까지 4주동안 진행됩니다. 곧 안내글 올리니 참고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