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물 속의 개구리 [1304935] · MS 2024 · 쪽지

2024-05-25 05: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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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나고 할 일들이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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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내가 겁쟁이었다는 핑계로 답장도 회피했던,

안부 연락 준 친구들에게 사과하고


원서 접수까지 최대한 나름대로 분석도 해보고


그동안 못갔던 미술관도 찾아가고


내가 좋아하는 그 산 정상도 다시 올라가야지

이젠 끝이니까


예전과는 다르게

이젠 다른 마음으로 정상을 맞이할 수 있어


실족만을 원하며

영원히 닿지 않고자 빌었던 정상에 도착했을때

그 허무함이란..


이젠 끝이니까

끝이 있다는걸 알아버렸으니까

이번엔 내게 정상이 어떻게 다가올지


그 다음엔 무얼 할까


쌓아뒀던 책들을 사랑해야겠다

저 The meaning of meaning과

Godel, Escher, Bach는 언제쯤 읽을런지


그 뒤엔 무얼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헬스 같은건 머릿속에 떠다니지 않는다

우선순위가 아니야

일단은 나의 생각을 수복하는게 먼저다


병들 대로 병들어버린 날

먼저 정화해야겠다


아니면

이게 진짜 나의 진정한 모습이었던가


너가 무슨 해탈한 불자라도 된 줄 알았느냐

나의 추악한 모습으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을 잊지 말아야겠다


날 떠나간 모든 이들을 축복해야겠다

날 떠나갈 모든 이들도 축복해야겠다


내가 사랑한 모든 이에게 축복을

나를 한번이라도 스쳐지나간 모든 이에게 축복을


그런 뒤엔

2024년을 떠나보내고

2025년을 맞이해야겠다


어릴 때부터 막연히 멋있어보였던 24살

어떻게 맞이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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