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licit [1256758] · MS 2023 · 쪽지

2024-02-25 01:22:24
조회수 4,540

길고 긴 입시의 끝(feat. 이과도전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7424197

* 글이 좀 길고 사진이 좀 있습니다!

* 그냥 1년간의 기록 느낌의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르비 여러분, 1년간의 24학년도 입시가 끝나고 곧 개강을 앞뒀는데요. 1년간의 발자취 기록겸 되돌아볼 시간을 가지려고 글을 써봅니다. 저는 올해 24살이고 24학년도 수능이 2번째 수능이었어요. 외고 졸업 후 수시로 대학을 갔고 20년도 1학기만 재학하고 약 1년간 휴학을 했어요.  쿠팡에서 주로 일하면서 돈을 좀 모았고 물론 다 쓰긴 했어요... 휴학한 이유는 당시 코로나 시기라 비대면수업에 돈을 내기 아깝기도 했고 진로의 불확실성 때문이에요. 그래서 재수를 결심했고 이과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이후 21년 5월에 육군에 가서 22년 11월에 전역했어요. 


 전역하고 약 2주 정도 놀다가 12월부터 한 달 간 집에서 공부했어요. 수학은 마플교과서 수학1,2를 다 풀고 복습했어요. 현역 때 수능성적은 41111(나형, 쌍지)였어요. 수학 백분위는 항상 98이상이어서 크게 수1,2를 걱정하지 않았는데 많이 까먹기도 했고 수학적 감각이 많이 퇴화됐더라구요. 특히 삼각함수는 처음 배우는거라 많이 어려웠어요. 그렇게 1월이 되고 1일부터 독서실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강민철T의 강기본을 시작으로 6모까지 하루에 4시간 이상씩 풀커리를 타며 복습했어요. 수학은 인강이 잘 안 맞아서 미적분을 마플교과서로 독학했어요. 영어는 주간지만 풀었고 과탐은 백호, 오지훈T 커리 따라 들었어요. 현역 때 4를 받다보니 국어에 트라우마가 계속 남아 국어를 젤 오래했어요. 그렇게 6모를 쳤고 성적은 사진과 같아요.

 6모 국어 치기전에 정말 심장이 빨리 뛰더군요. 아직도 생생해요. 손이 벌벌 떨리면서 언매를 풀었는데 매체 하나 문학 몇개 틀렸어요. 집에서 가채점하고 국어 1에 소리를 질렀어요. 살면서 이렇게 기쁜 적이 있었던가? 라는 생각이 지금 드네요. 수학은 부족한게 보였고 과탐 또한 실수가 조금 있었으나 실력부족이었죠. 9모를 향해서 이제 수탐을 집중하기로 했어요. 마침 킬러배제정책이 이슈가 되어 혼란이 좀 있었으나 묵묵히 하던대로 했어요.

 그렇게 9모를 치고 국어가 백분위 99가 뜨더군요. 수학은 집에 와서 푸니깐 다 풀수 있었는데 새로운 시험지 유형이어서 전략수정이 필요했고 생명은 개념문제, 지구는 쉬운 걸 틀려버렸어요. 이 정도면 국어 공부량을 줄여야하는데 현역때 기억때문인지 저는 국어를 손에 놓지 못했어요. 수탐보다 국어를 더 해버렸어요. 잘못된 공부방식이었긴 한데 당시에 깨닫지 못했죠.

 제 수능 성적표 입니다. 이젠 수능 후기를 좀 풀어보려고 해요. 아침에 국어 9모 비문학 풀려고 들고갔는데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냥 눈 감고 있었어요. 긴장이 막 되진 않았는데 국어 시험지를 나눠주니깐 현역 때 기억이 나면서 심장이 미친듯이 뛰더군요. 심지어 파본검사 때 괴랄한 언매를 봐버려서 더 뛰었어요. 그래서 종치고 5분동안 문제를 못 풀었어요... 글이 계속 튕겼거든요. 그래도 정신차리고 언매를 풀었는데 20분이나 지났더군요. 큰일 났다 생각하며 독서론 비문학을 풀었는데 다행히 연계교재를 열심히 한 덕분에 금방 풀었어요. 그렇게 적성의전을 풀고 현대시로 갔는데 연계된 작품인데도 어려운거예요. 특히 수필....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최악의 현대소설이 남았던 걸 수필읽을땐 몰랐죠. 반 정도 읽었는데 뭔 소린지 당최 모르겠는거에요. 다 읽으니깐 머리가 핑하면서 코피가 빡 났어요... EMERGENCY  큰일이 났죠. 시간은 10분 남았는데 현대소설은 다시 읽어야 할 것 같고 뒤엔 고전시가가 남았는데... 차마 코피막을 생각을 못하고 더럽지만 손가락으로 코를 막고 고전시가를 먼저 풀고 현대소설은 정신없이 풀었네요. 그렇게 결과는 매체1틀에 현대소설을... 조져버렸습니다. 

 국어 끝나고 셤 조진줄 알고 수학 풀기전에 우울했는데 수학 시험지는 더 우울하더군요. 14번을 남기고 공통 객관식을 다 풀고 20, 21을 힘겹게 푼 뒤 22가 너무 쉬워보여서 시간을 과투자해버렸어요. 투자하고도 못 풀었죠. 9모22번을 생각한 나머지 평가원한테 당해버렸어요. 또 미적분을 얕게 공부한 저는 27 28 29 30에 썰렸죠. 29, 30은 읽지도 못했구요. 집에서 27은 다시 푸니 풀렸고 29도 금방 풀었는데 아쉽더라구요. 

 영어는 항상 자신있었는데 집에서 채점하고 충격받았어요. 살면서 2등급을 받아본 적 없던 영어인데 89점이 나왔지 뭡니까. 심지어 주제 틀.... (다행히 성대는 2등급을 구제...)

 탐구는 체력이 딸리더라구요. 생명 쉬운3점 개념문제를 틀려버렸어요. 맞췄으면 1컷인데....ㅠ 지구는 실력부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오지훈 선생님 죄송합니다...

 중국어는 외고때 부전공이었는데 4년만에 첨 봤는데도 50이 나와서 나름 놀라긴 했네요.


이제 제6교시 원서영역만 남았는데, 사실 저 성적으로 건동홍은 갈 수 있을까 고심했어요. 다행히 텔그 낙지를 보니 학교를 높일 수 있더라구요. 그래서 가군 성대 자과, 나군 서강 영문(복전 자유), 다군 중대 전전을 적었어요. 재수생이다보니 최초합 안정권이 하나 필요해서 복전이 자유인 서강 영문에 교차지원했고 성대는 자과에 제발 되길 바라면서 적었어요. 성대 6칸에서 막날 4칸 됐을땐 정말 암울했었지만 다행히 추합 막날 전화가 와서 서강 취소하고 성대에 등록했습니다.


생각 정리 할 겸 글을 쓰니 마음이 경건해지는 듯 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른 글 읽고 응원해주신 몇몇 분들과 합격 축하해주신 또 몇몇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혹여나 문과에서 이과를 생각 중이시라면.... 갠적으론 비추입니다. 1년만은 좀 빡시네요. 사탐 공대를 노려봅시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