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재수中 새삼 느끼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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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재수 시작한지도 이제 막바지다. 내일 당장 시험이라해도 이상하지 않을 적절한 긴장감+예민함.
오늘 이 예민함 때문에 재수생활 하면서 한가지 느끼게 된다.
난 평소 효자라는 소린 못한다. 20살 되서 알바해서 벌은 돈 주위 친구들 보면 부모님을 위해 작은 선물 하나라도 하지만, 난 그것마저도 안한 불효자. 평소 부모님을 좋아하는 아들도 아니다. 이런 내가 오늘 부모님께 참 감사하고 부모님이라는 존재가 내게 참 큰 존재구나 라는걸 느꼇다.
난 재수하면서 멘탈 좋았다면 좋은 케이스다. 지금까지 중간에 한번도 우울한적도, 멘탈이 깨져서 공부를 안한적도 없기때문이다. (고3땐 잘 깨졌는데 이상하게 재수하면서는 좀 강해짐)
친구들이랑 같이 재수해서 독재학원 같이다니는데 친구 두세명은 지금 거의 삼수 생각하고 있다. 문제는 너희들도 알겠지만 삼수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개헤이해지는건 사실이다. 얘네도 마찬가지였다. 지들끼리 헤이해져서 서로 맨날 위로하고 심지어 한명은 다른 학원으로 옮겼는데 옮긴얘랑 남아있는애랑 하루에 통화를 몇시간+ 일찍 하원하고 같이만나서 얘기도 하나보다. 근대 이게 참 평소같았으면 아무렇지 안았을텐데 왠지 서운하더라 둘만 친하게 지내는 느낌이랄까. 예민해서 그런거겠지만. 둘이 만날때는 내가 공부하자, 수능끝나고 만나자. 이런식으로 얘기하니까 이젠 숨기고 만나기도 하더라. 나름 이해는 한다마는 서운한건 어쩔수 없더라. 그렇다고 이 관계가지고 뭐라 할 수도없다 내가 공부하겠다고 이런 선택 한거고, 수능 끝나면 제자리로 돌아올걸 알기때문에..
오늘도 이렇게 둘이 만나려고 일찍 하원하더라. 실모도 오늘 점수가 안나와서 스트레스 받고+ 친구들한테의 어쩔수 없는 서운함+ 수능 전 예민함. 다 합쳐지니까 진짜 울고싶더라 학원 원장쌤이 응원해주신다고 실모 점수보고 "그래도, 수능 전에 한번 이렇게 틀려야 긴장감 생기니까 좋게 생각해~" 라고 해주시는데. 분명 고마운 말씀인데, 굉장히 짜증이 나더라. 멘탈 잡고하고 있는 친구들도 같이 옆에서 말걸어도 짜증나고...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 학원쌤한테 당분간만 안나오겠다고 하고 버스타고 왔다. 버스에서 내리면 부모님 가게인데, 평소같았으면 지나치고 집 갔을텐데 오늘따라 그냥 가게로 들어가지더라. 갔더니 아버지가 "밥은 먹었냐?" 라고 물으시길래 "안먹었어" 라고했다. 그랬더니 지금 밥차려 줄테니까 먹으라고 하길래 계속 안먹는다고 했다. 그러자 "입맛 없으면 너가 좋아하는 옆에 분식집 김치찌게라도 사먹어라".라고 하시는데. 진짜 괜히 울컥하더라. 아 진짜.. 내가 어떤 상황 어떤 기분을 가지고 있어도 이분들은 내 편이구나... 끝까지 나를 위해주는구나. 걱정하는 눈빛 말투가 다 느껴지더라. 눈물날거 같아서 "집 가서 그냥 공부하고 일찍 잘게, 먼저 갈게" 하고 나왔다. 나오고 집까지 가는 3~4분 내내 닭똥같은 눈물이 떨어트리면서, 맘속으로 참 감사하다고 지금까지 참 미안했다고 수십번 되뇌었다. 그 짧다면 짧은 한 마디 때문에 오늘 있었던 모든 일들 그리고 예민함까지 싹 다 사라진거 같다. 참 감사하다.
후우. 참, 효도하기는 어려운것 같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부모님께 정신적+물질적 봉양하는게 효도라고 배웠는데 20년이 된 지금에서야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으니, 효도라는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오늘 느낀 이 감정은 내가 학창시절 가끔 '그래도 부모님한테 잘해야지' 이런 감정하곤 차원이 다르다.뭔가 좀 북받쳐오르는 감정이랄까..
부모님이 자신에게 큰 존재라는거, 나를 지탱해주는 나무라는거. 당신들은 느낀적 있나? 그렇다면 당신들은 내가보기에 효도를 시작한거다. 아 물론, 시작이다.
지금 감정상태가 상태인지라 참으로 두서없는 글을 쓴거같다. 뭐 그래도 누구 보라고 하는것보다 이 감정을 쓰고싶었다. 혹시 읽었다면 고맙다. 나름 긴 글(?) 읽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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