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짹짹 [1264397] · MS 2023 · 쪽지

2024-01-27 22:26:57
조회수 5,180

N수생 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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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 한탄글입니다.


현역 24244 (가형 물1화1)

재수 22234 (나형 생1지1)

(2022 안침)

삼수 12332 (미적 생1지1)

사수 13211 (미적 생1지1)


 메디컬 목표입니다. 현역 때에는 별 생각 없이 수시로 지방사립대학교에 진학했고, 학교 분위기와 자격지심 때문에 진로를 바꿔서 수시반수로 지거국에 입학했어요. 과도 잘 맞고 처음에는 너무 만족스러웠어서 1년 반 동안은 나름 학교 생활 열심히 했습니다. 그때는 아직 꿈을 바라보고 쫓던 시기여서 과 수업 열심히 듣고 연구실 생활도 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교수님과의 면담에서 이 과에선 제가 하고 싶은 직무를 하기 어렵단 소릴 듣고서 완전히 혼란에 빠졌습니다. 수의사 면허가 필요하더라고요.

 그날부로 방황에 빠졌습니다. 하고싶은 걸 못하면 앞으로 뭘 해야할까. 처음에는 편입을 알아봤는데 합격자들 스펙이 현란하더라고요. 그래서 수능을 다시 쳐 볼까도 생각해 봤는데, 수능 컷을 보니까 그때 제 성적으로는 택도 없었고요. 제가 생각한 제 한계는 이과 기준 24244였으니까요. 잘 해봤자 과탐 3, 그 이상으로는 못 할 것 같았습니다.

 동시에 주변 친구들 서서히 취업 준비하는 거 보고 있자니 현타가 조지게 오더라고요. PEET로 약대 들어가는 동창들 소식도 들리고, 전문직시험 준비하는 친구들 보니까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어요. 또 현역 수시로 의대간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더라고요.

 난 이렇게 꿈도 못 이루고,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니고, 평생 잉여인간처럼 살게 되는건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너무 우울했습니다. 비교되는 제 모습에 친구들과의 만남도 피하게 되고..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사는 제가 너무 싫었어요. 결정적으로, 제가 참 좋아하는 친구들을 질투심에 미워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2학기 휴학계를 내고 1년 반만에 수능판에 다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삼반수, 장렬하게 실패했습니다. 12332.. 나아지긴 했지만 목표하던 수의대에는 한참 못미치는 점수였어요. 결국 복학했습니다. 하지만 미련이 너무 남았어요. 이유는 좀 웃기게도 사설인강 때문에요. 살면서 사설인강을 한번도 들어본 적 없었는데 9모 치고 처음 접했거든요? 신세계더라고요. 대성, 이투스, 메가를 좀 더 일찍 접했으면 성적이 더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무휴학으로 한번 더 도전했습니다.

 1학기에 14학점, 2학기에 9학점 들어가면서 학교 도서관에 살다시피하며 수능 준비했습니다. 정부에서 킬러문항 배제한다는 소식에 드디어 제게도 기회가 돌아오나 싶었어요. 근데 웬걸.. 수능 치기 일주일 전에 감기에 걸리더라고요. 여태 컨디션 조절 못한 적은 없었는데 하필! 결국 수능 당일 열 나는 머리 부여잡고 수능장 들어갔습니다. 아파서 그런건지 비염약 때문인건지 시험보는 내내 정신이 몽롱하더라고요. 또 전 물수능일거라 기대했는데 국수영은 핵불이더라고요? 덕분에 마킹도 실수해보고 가채점도 엉망으로 했습니다.^^ 성적표 까니까 오른 것도 있고 내려간 것도 있고.. 뭐 여전히 메디컬은 못 갈 성적이어서 하루죙일 울었습니다.

 그래도 점수가 아까워서 스나도 질러보고 안정으로 고대 써서 이제 막 붙었네요. 부모님은 현역 때 이 점수가 나왔다면 좋았을 걸 한탄하시고요. 사실 신입학을 할지 말지도 고민이고, 수능을 한번 더 봐도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문제는 수학인데, 솔직히 2년 넘게 수학만 죽어라 판 것 같은데 그대로인 녀석이라 입안이 씁니다.. 사실 과탐도 이번이 쉽게 나온 거니까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요. 고민 겸 푸념 늘어놔 봤습니다.. 인생이 실패의 연속이라 쓰라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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