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정시 면접 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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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20(토) 치뤄진 서울대 의대 정시 면접 복기입니다.
차후 의대 면접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08:50~09:20 : 오전조 입실시간]
조는 총 9개 조로 나누어집니다. 아무래도 의사가 되기 위한 인/적성 검사다 보니 일반전형, 지균전형, 기균전형 등 구분하지 않고 한꺼번에 동일 장소에서 진행합니다. 동일 조는 동일한 면접관 앞에서 면접을 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09:20~10:00 : 개인 물품 수거, 면점 오리엔테이션]
다같이 면접 대기실에 모여서 겁나 큰 비닐봉지 안에 모든 개인 물품을 넣습니다. 때문에 면접 대기시간 동안 책, 필기도구 못 쓴다는 점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가능하다면 초콜릿 같은 거 챙겨가시는 거 추천드려요. 대기 시간 동안 배고파요. 진행 요원들한테 허락만 맡으면 될 것 같네요. 이후 면접이 어떻게 진행될지 동영상을 틀어주었어요.
[면접 진행 순서 및 방법]
조별로 총 6명이 배정됩니다. 순서는 성적순 상관없이 그냥 랜덤인 듯 합니다.
면접자는 면접실 앞에서 제시문을 2분 동안 읽고, 면접실에 들어가서 2명의 면접관 앞에서 18분 동안 질문에 답하는 식으로 면접이 이루어집니다. 제시문에는 질문이 없고, 면접실에서 질문을 즉석으로 받는 방식입낟. 1명당 총 20분이 걸리고, 중간중간 소요시간까지 생각해서 6번째 인원까지 면접을 마치면 약 12:20분 정도가 되었습니다. 저는 6번째 순서이고, 개인 물품이 없어서 그냥 1시간 자고 30분 멍때렸네요.
[제시문]
대충 상황 요약만 할게요. 어차피 나중에 서울대 입학처 측에서 제시문 다 올릴 겁니다.
'나'는 고3 학생이다. 2년 전쯤 윗집에 새 가족이 이사왔는데, 간간히 윗집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었다. 하지만 크게 불편하진 않았기에 신경쓰지 않고 넘어갔다.
그런데 요즘 피아노 소리가 크게 들려서 생활에 방해가 되고, 심지어 10시 넘어서도 큰 소음이 발생해서 윗집에 항의를 했다. 그런데 윗집에서는 자녀가 피아노 입시를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동주택에 산다면 이 정도 소음은 양해하고 넘어가야 되지 않냐고도 한다. 말로는 이 상황이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나'는 고소를 준비하고 있고, 층간소음의 정확한 측정을 위해 10시부터 약 5분간 소음 측정기를 천장에 달아서 평균 소음의 세기를 구하였다.
데이턴 상으론 일주일에 3번 정도 10시 이후 법적 층간소음 기준을 넘거나 그에 준하는 소음이 발생했습니다.
이 정도고. 면접장에 입장해서 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Q1. 이 상황에서 본인이 느끼는 문제점을 전부 말하세요.
일단 윗집은 자녀의 피아노 입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피아노를 쳐야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나'가 고3인데, 고3의 대입 또한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입시이므로 서로 간의 입장을 헤아린다면 윗집에서도 배려를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을 보아하니 피아노를 아예 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수면이나 휴식에 방해가 되는 10시 이후 소음을 줄여 달라고 요구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시간 조정 또한 대화 도중 나왔을 텐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너무 야박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공동주택에 산다면 이 정도 소음은 양해하고 넘어가야 된다."는 윗집의 주장에 대해서이다. 물론 약간의 층간소음은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심각한 층간소음'을 법적 기준으로 정해 놓은 것이 제시문 아래에 있다. 데이터 대로라면 분명히 이를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킨 것인데 그렇게 윗집에서 주장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로는 마지막에 '나'가 층간소음의 측정을 위해서 10시부터 '5분간' 평균 세기를 구했다고 했다. 나는 법적 기준이 층간 소음의 평균값인지, 최댓값인지 등 정확한 규정은 모른다. 하지만 일단 윗집과 소음 데이터를 갖고 법적 공방을 다툰다면, '나'는 층간 소음의 평균값을 측정하는 것보다 소음의 최댓값을 재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혹시나 윗집과 끝까지... 가더라도 층간 소음이 법적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나'의 주장의 정당성을 더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Q2. 윗집과 협상를 한 결과, 약 300만원 짜리 무소음 전자 피아노를 살 테니 우리 집에서 반절 정도 비용을 부담하라고 했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일단은 어느 정도 우리 집의 사정을 헤아려 준 것에 대해 약간의 감사 표시를 첫인사로 할 것이다. 하지만 할 말은 할 것이다.
"법적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낸 것도 윗집이고, 실질적으로 피해를 받는 것도 우리이다. 사람은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기본인데, 피해를 주지 않을 테니 이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거기에다가 윗집의 전자 키보드는 결국 윗집의 자녀 입시를 위한 것이 아니냐?" 라는 논조로 말할 것이다. 그래서 반액을 부담하는 협상안을 거부하고 윗집에서 전자 피아노 금액을 전부 부담하도록 주장할 것이다.
Q3. 윗집이 그럼 알겠다고 하고, 30만원 정도만 우리 집에서 부담을 해 달라고 했다. (내가 한 10초 정도 고민한 후) 30만원은 우리 집 사정을 볼 때 전혀 부담이 안 되는, 무시할 만한 가벼운 금액이다.
윗집이 그동안 보였던 태도에 따라서 다르게 행동할 것 같다.
만약 윗집이 어느 정도 협조적이라면 끝까지 내 주장을 관철할 것이다. 금액이 줄어들더라도 내 기존 주장의 정당성 자체는 바뀌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본 윗집이 어느 정도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내 주장을 이해해 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윗집이 매우 비협조적이어서 이 제안을 거부할 시 기존의 제안을 파기할 법한 사람들이라면, 씁쓸하지만 이에 동의할 것 같다. 내가 더 강하게 나간다 한들, 오히려 협상이 파기되면서 생길 비용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한다. 혹시나 제시문 대로 법적 공방을 벌이기라도 한다면 그에 따라 내가 받는 정신적, 시간적 손해도 막심하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을 끊어 놓는 데에 집중하겠다.
[추가 제시문] (이는 면접장 내에서 읽을 시간을 줍니다.)
왼쪽에는 층간소음 상황이 적혀 있었습니다.
상황은 [제시문]과 비슷한 층간 소음 상황.
2층에서 층간 소음 때문에 관리사무소 직원을 보내서 3층에 항의 메세지를 전달한다. 다만 이때 층간 소음은 10시 이후가 아닌 7시 이후였음.
3층은 약간의 소음이 있더라도 7시쯤이면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니지 않냐는 메세지를 관리사무소 직원을 보내서 2층에 전달한다. 3층은 며칠 안 남은 자녀의 피아노 콩쿨 때문에 피아노를 연습시켜야 하는 입장.
이 상황이 일주일째 매일매일 반복.
오른쪽에는 여러 가지 감정 단어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Q4. 2층과 3층 중 하나의 입장에서 오른쪽의 감정 단어들로 감정을 표현하시오.
답답하다. 원망스럽다. 짜증난다.... 등이 있을 것 같다.
사람은 본인의 생활 공간, 휴식 공간을 침해받고 싶어하지 않는 기본적인 욕구가 있다. 이런 욕구가 본인의 잘못도 아닌,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 침해되어서 일단 짜증나고 원망스러울 것 같다. 게다가 관리사무소 직원을 통해 항의를 해도 상황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기에 답답한 감정이 들 것 같다.
Q5. 본인이 관리사무소 직원의 가족이라 생각할 때 느껴지는 감정을 오른쪽의 감정 단어들로 표현하시오.
씁쓸하다. 걱정스럽다 등이 있을 것 같다.
일단 관리사무소 직원의 주 업무가 아닌, 이웃 간의 갈등 해결을 위해 매일매일 위층 아래층 불려다니며 전령처럼 서로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 자체가... 참 씁쓸하다. 제 가족이 마치 주민들의 개인 심부름꾼처럼 쓰이고, 안 좋은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추가적인 일을 하고 이러한 갈등이 얽히는 것을 상상하면 씁쓸하고 측은하다.
그리고 당연히 걱정스러울 것 같다. 요즘 층간소음 때문에 흉흉한 소식들이 뉴스로 들려온다. 이웃 간에 칼부림이 나기도 하고,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데 이 일에 껴서 혹시라도 피해를 받지 않을까 되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 것 같다.
Q6.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적으로 2층과 3층 간에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상황은 그냥 서로 간의 정보가 거의 없고, 양측이 본인 할 말만 하는 의미없는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3층 집의 피아노 콩쿨이 곧 끝난다는 사실이 2층에 전달되지 않았다. 또한 2층이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소음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텐데, 3층은 그 이유를 모르고 있다. 상호 간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사정을 최대한 파악하고, 약간씩 양보해서 합의를 해 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Q7. 비슷한 경험을 본인이 겪은 적이 있나? (이때 면접관 둘 다 웃으면서 이야기하셔서 안심이 되었음)
나는 아니고, 내 누나가 아랫집에서 들려오는 기타 소리 때문에 아랫집에 몇 번 항의를 한 적이 있다.
다행히 항의 몇 번 하니 더 이상 늦은 시간에 소리를 내지 않아서 원만히 상황이 흘러갔다.
면접 종료.
[후기]
돌이켜 봤을 때 1번, 3번에서 좀 아쉬운 대답이 있었는데, 또 그냥 싸이코패스 걸러내기 테스트 같기도 해요. 서울대 면접은 점수가 안 들어가는 P/F 방식입니다.
면접관들이 마지막에 둘 다 웃기도 했고, 싸이코스러운 답은 안 한 것 같아서 Pass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합니다.
이젠 생기부 CC 억까만 안 당하면 된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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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걸 보니 설의를 수시로 최초합한 전교1등이 생각난다….올해 수시 일반전형 MMI에서는 인적성 중에서 특히 적성 위주로 평가하려는 느낌이 컸다면 정시 면접은 인성을 중점적으로 보는 것 같네요.! 답변 너무 잘하신 것 같아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시는 적성이라면 과학 의학 위주였나봐요
의학적 지식을 요구하기보다는 유전자 편집같은 의료 시사 및 윤리 문제 위주로 나왔고, 리더십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려는 지문 또한 있었습니다.
답변 잘하셨네요. 저는 망한거 같아요ㅠㅠ
꼭 붙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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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결과 있으시길...수학 운영법부터 해서 올해 입시 후기, 면접 후기 쭉 정독하는데 말을 되게 잘하시는 것 같네요 ㅎㅎ 같은 과는 아니지만 꼭 같이 합격했으면..!
수고하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같이 관악으로 갔으면 좋겠네요.
이거 기반으로 한 거 같은데요??
아니 진짜 똑같네요 ㅋㅋㅋㅋ
와 정말 축하드립니다!! 카이스트에서 군수로 설의라니 G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