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0one [1159704] · MS 2022 · 쪽지

2024-01-17 10:31:31
조회수 1,329

나 좀 개쩌는거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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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리가 들린다. 물이 센다. 내겐 상관없는 일이다. 나는 의사요, 학자이다. 지식인에게 사유는 호흡과 같다. 나는 작가요, 화가이다. 예술가에게 통찰은 식음과 같다. 나는 검고 붉은 날개, 혁명가에게 고양은 수족과 같다. 가슴이 뛰는 순간이 있다. 나는 신이나 잔뜩 날뛰며 움큼씩 욱여넣는다. 허나 곧 눈이 감기면 어째서 손발을 움직여야 하는가? 나는 숨 쉰다. 숨 쉬지 않을 수 없다.

 비가 온다. 비는 오는가? 나는 모른다. 천장 위에는 물이 고여 있는가? 나는 그저 문뜩 창을 열고싶을 때, 식기를 보며 한탄할 뿐이다. 배곯는 사람들이 너무나 우습다. 나의 저택에서 그들은 나의 포만을 절대 모를 것이다. 3 년 전 내가 일 년, 2 년 전 내가 일 년, 마지막으로 일 년. 허기 없는 나날이 계속된다. 매일 매일 매일...

 언젠가 물이 말랐다. 어쩌면 내년, 혹시 내일, 아니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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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과학 2 · 985460 · 01/17 10:35 · MS 2020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을 썼군.

  • Zero0one · 1159704 · 01/17 10:36 · MS 2022

    엑 함수처럼 1ㄷ1 대응임

  • 나무위민달팽이 · 1064280 · 01/17 10:38 · MS 2021

    ② 화자는 '언젠가 물이 말랐다'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영화가 계속되지 못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 Zero0one · 1159704 · 01/17 10:44 · MS 2022

    화자는 "천장 위 웅덩이"에 관심이 없음. 존재조차 모름. 창 밖 사람들 또한 화자에게 관심이 없음. 그저 고여있을 뿐인 웅덩이와 그저 사유(호흡)할 뿐인 화자는 서로 동일한 존재. 물이 말랐다. = 화자는 죽었다. 즉, 마지막 줄의 화자와 이야기 전반의 화자는 서로 다름. 마지막 줄의 화자는 3인칭인 '나'임.

  • 딸기라떼맛도리 · 1279364 · 01/17 10:42 · MS 2023

    3 화자는 '천장 위에는 물이 고여있는' 모습을 보며 비가 오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군.

  • Zero0one · 1159704 · 01/17 10:45 · MS 2022

  • 메롱씨 · 635859 · 01/17 10:50 · MS 2015

    센다->샌다

  • Zero0one · 1159704 · 01/17 10:53 · MS 2022

    검고 붉은 날개 = 흑적기 = 사회적으로 인정 받지 못하는 사상 (좀 지엽적임) 즉, 화자는 상례와 상이한 이상의 소유자임. 이러한 이상은 통찰(식음)의 동기(수발)이 되지만 역설적으로 그 통찰(식음)은 화자의 동기를 빼았음.('어째서 손발을 움직여야 하는가') 결국 화자는 아무 output 없이 그저 사유(호흡)할 뿐임.
    작품의 해석은 '자신만의 이상과 통찰에 빠진 화자가 (포만) 고립되어 (창 밖 사람, 저택) 결국 자살한다.'임.

  • 연고대붙을호냥이 · 1270533 · 01/17 10:55 · MS 2023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