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를 버리고 스타트업을 꿈꾸는 공대 지망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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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년에 입시판을 떠나 블록체인 스타트업으로 가게 되어 계정삭제를 했던 눈풀화1입니다.
저 또한 의대를 버리고(지거국, 삼룡) 스타트업을 꿈꾸며 서울대로 진학했고,
여전히 스타트업을 꿈꾸고 있는 입장에서 대학 선택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수요가 있으면 시리즈로 나갈수도 있고, 아니면 여기서 끝날수도 있겠네요.
먼저 제 이야기부터 하는게 순서겠죠.
저는 처음에 스타트업을 꿈꾸게 된거는 중학생때입니다.
당시 재건축이 한창이던 반포지역을 보며,
내가 보편적인 직장을 갖고, 혹은 의대를 진학해서 월 1000만원씩 저축을 한다 했을 때
저 집에 살려면 40년은 못즐기고 저축만 해야겠구나
아니 40년 후면 집값이 더 뛰어있으니 어떻게 해도 저 집에 살 수는 없겠구나.
그렇게 중학생의 눈풀화1은 창업을 꿈꾸게 됩니다.
정말 가벼우면서 원초적인 욕망이 그 시작이었죠.
하지만 가벼웠던 만큼 그 욕망은 빠르게 옅어졌고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왜 창업을 하고자 했는지 잊은 채
그냥 창업이 하고 싶으니까, CEO는 멋있어 보이니까 라는 이유로 대체되었습니다.
그렇게 대학에 간 후
운이 좋게도 정말 많은,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시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대표부터 IPO를 앞둔 스타트업 대표,
잘나가는 네이버 웹툰 작가, 전문직, 공무원, 정치인 등등...
이런 사람들은 하는 일은 다 달라도, 세상을 바꾸고 있더라고요.
아니 바꾸려고 노력을 하고 있더라고요.
아 나도 이 사람들 처럼 되고 싶다
나도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보고 싶다.
그렇게 저는 여전히 창업을 꿈꾸고 있었지만 그 이유가 바뀌게 되었습니다.
(당시 군인신분이라 굳건이 짤을 쓰고 다녔었죠)
그렇게 어떻게 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며 만들어진 첫 프로젝트가 눈풀화1 계정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 그리고 아직 바뀌지 않은 시장, 바꿀 수 있는 시장, 바뀌어야 하는 시장.
첫 타겟은 교육시장이었고, 좋은 공부법, 풀이법을 공유함으로 학원을 가지 않아도 되는 입시판을 바랐습니다.
나름 팔로워도 1000명 이상 모았었고, 만들었던 pacemaker 프로그램은 두달만에 1000명의 학생들을 모으며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제가 아니더라도 개선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다른 시장을 보러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야기는 다음 시리즈에서)
스타트업에 대해서
0. 스타트업은 대부분 큰 결과를 내지 못한다.
스타트업은 사실 돈을 벌 수 없는 구조에요.
미디어에는 네카라쿠배당토 등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비춰지지만 사실 대부분은 망합니다.
(정부지원 기준 최상위티어인 청년창업사관학교 기준 후속투자 유치율이 2%였나?)
대부분 일반 기업에 가는 것 보다 돈을 못벌어요.
(삼전 버리고 스타트업 코파운더로 간 친구, 요즘 반지하에 살고 있음)
그렇다고 세상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5000만 국민중에 유저가 1000명도 안되는 프로젝트.
이게 어떻게 세상을 바꾸겠어요.
사실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유저 수가 많더라도 큰 효과를 못주는 케이스가 많아요.
누적 100억에 가까운 투자를 받은 수학 문제풀이 어플 '수학대왕', 수능 수학 공부에 변화를 주었나요?
마찬가지로 누적 100억에 가까운 투자를 받은 수능 문제풀이 어플 '오르조', 여러분들의 수능 공부에 변화를 주었나요?
(이 둘은 교육앱에서 마켓플레이스 1등을 하는 앱으로 영향을 받은 학생이 많긴 할거에요)
규제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도 많죠.
가장 유명한 케이스로는 택시 관련 규제 때문에 '우버'가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고, '타다'가 사업을 접었죠.
원격 진료 스타트업들은 누적 수백억 투자를 받았지만 규제 샌드박스가 끝나자 다들 사업 아이템을 피봇하거나
해외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죠.
대부분 투자를 받지 못하고, 매출을 내지 못하며
투자를 받고, 성장하지만, 100만 다운로드를 자랑하더라도 큰 결과를 내지 못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결과를 내고 있지만 규제때문에 언제 사업을 접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많죠.
스타트업은 생각보다 어려울겁니다.
1. 좋은 아이템을 구하기는 쓰레기통에서 보물 찾기.
스타트업을 꿈꾸는 학생들이라면 이런 저런 아이템을 생각해봤을 겁니다.
이런 어플 만들면 사람들이 많이 쓰지 않을까?
이런거 하면 완전 대박일거같은데 왜 사람들이 안하지?
지금 바로 구글을 키고 해당 아이템을 검색해보세요.
99% 확률로 해당 아이템이 있을거에요.
근데 검색하기 전까지는 몰랐겠죠.
왜냐? 아직 성장을 충분히 못했거나, 망하고 있거나, 망했거나.
아니면 성공한 서비스들을 보며
왜 이전 사람들은 이 아이템을 생각 못했지?
바로 따라하면 시장 절반은 먹는거 아니었나?
라고 생각할수도 있죠.
하지만 당근마켓 이전에 하이퍼로컬 플랫폼이 없었을까요?
무신사 이전에 2030 남성 패션 쇼핑몰이 없었을까요?
네이버 이전에 검색 플랫폼이 없었을까요?
카카오 이전에 무료 채팅 어플이 없었을까요?
내가 생각한 번뜩이는 아이템이 이미 누군가가 생각했고, 이미 실행한 식상한 아이템일 수 있습니다.
물론 해당 아이템은 너무나 좋았지만, 시기가 안맞아서, 혹은 사람이 이상해서 망했을 수도 있죠.
이미 성공한 아이템들은 죽은 수백가지 비슷한 아이템 위에 서있는거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미 폐기된 이 아이템들 중 정말 보석을 잘 찾아야 합니다.
잘 되고 있는 아이템을 따라할지 말지도 잘 결정해야 합니다.
(물론 백화점에 진열된 상품을 훔쳐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음 시리즈가 있다면 거기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죠)
이 과정은 수능 미적 4점짜리 3개 찍어서 다 맞고 대학 3급간 올리는 것 보다 어려울 수 있습니다.
2. 좋은 코파운더/팀원 를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
혼자서 모든 것을 하는건 불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좋은 코파운더는 스타트업을 하는데 있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좋은 코파운더를 구하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기본적으로 코파운더는 내가 하지 못하는 것들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내가 아이템 설계는 잘 하지만 개발은 못한다? 그럼 개발자 코파운더를 구해야겠죠.
그런데 내가 못하는 분야를 이 사람이 잘 하나 판단할 수 있을까요?
지금 당장 내가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차린다고 생각해봅시다.
교육에 관해서는 내가 잘 알지만, 개발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 사람이 좋은 개발자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경력?
장수생이라고 수능을 잘 보는건 아니죠.
커리어?
SKY 반수생이면 어느정도 확률은 높겠지만 여전히 확률은 반반입니다.
어떻게 좋은 개발자를 구했다고 해봅시다.
그럼 이제 조건을 맞춰야겠죠.
급여?
이제 막 시작하는데 좋은 개발자의 연봉을 맞춰줄 수 있을까요?
지분?
앞서 말했듯 초기 스타트업의 지분은 사실상 휴지입니다.
대부분 망하거든요.
코파운더를 잡기 위해서는 우리의 비전을 설득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적은 급여로, 지분을 주면서 좋은 개발자를 잡을 수 있습니다.
즉 우리의 비전에 설득당할 정도로 멍청하면서
하지만 능력은 매우 출중한
그런 개발자를 찾아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인거죠.
그런 모순의 괴로움을 견디면서 하는 게 스타트업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렵게 구한 코파운더는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사실
떠나지 않도록 계속해서 가스라이팅을 해줘야 합니다.
3. 좋은 투자자를 만나려면 전생에 나라를 구했어야.
이렇게 좋은 아이템도 구했고, 좋은 코파운더도 구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럼 이제 투자자를 찾아야죠.
일단 투자를 받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투자를 받는다고 장땡이 아닙니다.
어떤 투자자는 사업에 이런 저런 도움을 주기도 하고
어떤 투자자는 사업 방향성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기도 합니다.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데 있어서도 지금의 투자자가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시드투자를 개인투자자한테 받게 되면 이것때문에 투자를 꺼리는 VC들도 있죠.
많은 투자자, vc가 있는 상황에서 잘 맞는 투자자를 찾기란 어렵습니다.
투자를 받기까지는 '투자를 받는 것'에만 매몰되어 나머지를 못보게 되는데
막상 투자를 받고 나면 다른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거죠.
그래도 요즘에는 https://nugu.money/ 등의 서비스가 있어 대략적으로 알아볼 수 있지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하여 알음알음 찾아가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길을 정말 걷고 싶으신가요?
편하고 안정된 길이 바로 옆에 있는데 굳이 오프로드를 선택하실 건가요?
굳이 내가 길을 개척할 필요가 있을까요?
잘 닦인 길이 있고, 내가 선택만 한다면 경부고속도로를, 아니 KTX를 타고 달릴 수 있는데,
잘 풀리면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는데
굳이 소달구지를 끌고 밭을 갈아야 속이 시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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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공, 전정 등 개발 가능한 학과에서 창업 시도가 많은 편이고
서울대 기준 경영대쪽은 생각보다 창업 하려는 사람이 적어요. 경제도 적은 편이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벤처경영학 연합전공 이수하는 학과 비율 보면 어느정도 분위기 파악이 가능해요.
블록체인이라..어느정도깊이까지 오셨는지는 모르겠는데, 크립토네이티브한 프로젝트들은 외국투자를 노리는게 빠를겁니다.
한국에서는 블록체인이나 크립토에 대한 이해가 높은 기업이나 사람들을 찾기 힘들어서요.
지금은 퇴사 하고 다른쪽으로 알아보고 있어요.
확실히 크립토쪽은 국내보다는 해외 크립토vc쪽 투자 받는게 이런저런 측면에서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다음편 나올때까지 숨참습니다
그 오프로드 제가 걷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