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즈(이유섭) [194126] · MS 2007 · 쪽지

2015-10-08 21: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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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논술 총평 + 고대논술 대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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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강사로써가 아니라 합격자로써 말하겠습니다.




합격자 답안을 보면,
논술은 특별한 공식 같은 것 한두 가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삼단논법과 비교로 다 된다거나, 2대1로 나누고 1대1로 나누면 다 된다거나, cause -> effect로 하면 다 된다거나 이런 것은 절대로 없습니다. 이런 것을 갖추고 있는 답안은, 정말 일만장도 넘어요.... 연대 논술 최저 채우는 인원이 오천명이니까 최저 채우는 인원의 두배가 된다는 말이죠..... 교수님은 이런 거(논리구조) 보지도 않으십니다. 채점할 답안지가 몇 개인데요. 내용(키워드)만 보기도 바빠 죽겠는데요. 그리고 강사가 말하는 논리구조가 진짜 학교가 말하는 논리구조와 일치하는지도 과연 의문입니다. 그리고 이 논술이라는 시험이 정말 논리를 묻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약술식 본고사인지 그 본질 파악도 중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논술의 공식만 해도 자료해석 중 표와 그래프의 해석공식만 해도 9개라고 생각합니다. 이 9개를 또 세분해서 나누면은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아요. 그나마도 이건 아직까지의 기출들로만 나온 것이고 또 다른 기출이 나오면 거기서 더 추가되지나 않으면 다행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올해는 새로운 공식이 추가되지 않았으나 2013학년도같은 경우에는 진짜 학생들 많이 울었죠... 그림을 해석하는 법칙이라고 한다면 그림 보조문의 의미를 해석하는 방법들도 수 가지 그림 자체를 해석하는 방법도 고 1 미술 교과 과정 안에서 배워야 했으니까요. 그 이후 이것은 필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논술은 내용이 얼마나 누구보다 더 충실하느냐로 합불이 결정됩니다. 지금 시점에서 제가 시험지를 가지고 있지만 저도 답안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것을 최대한 삼가려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고 (답안복원을 시도하고는 있으나 일부 학생의 답안 복기에 대한 응답이지 저 스스로의 적극적 태도가 아닙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솔직히 제가 아무리 문제를 자세히 베껴나왔다고 해도 못 베껴나온 그래프의 세세한 부분과 몇몇 단어들에 의해서도 답이 바뀔 수 있어 말을 최대한 삼가야 해요.




합격자 답안이 공개되고 나면 그것도 4~5개를 모은 후에야나 완벽한 답안이 하나 정도 완성될 수 있습니다. 그 후에야나 그 기출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들이 다 정리되죠. 올해는 따로 없었다고 앞서 말했으나 솔직히 모르는 겁니다. 제가 못 베껴나온 사회계열에서 있었을 수도 있고, 인문에서도 제가 놓친 부분 투성이일 겁니다.




논술은 함부로 말해서는 절대 안 되는 과목입니다....
특히 특정 구조에 따라서 채워넣기만 한다면 된다는 것이 제일 위험한 발상입니다. 쓰기와 읽기의 영역을 혼동하는 것이고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쓰기의 영역에서 아무것도 유의미한 내용을 채워넣지 못한 채 개성없이 판에 박한 답안만 적어내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할 뻔 했던 게 저도 2012학년도에 이럴 뻔 했습니다. 제가 절대구조를 폐기하고 초절기교만 남긴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예컨대 이번 문제 같은 경우 E가 다는 라의 입장에서 타당하다이면 C는 재능과 노력을 모두 중시 여기기 때문이다 인데 이걸 쓴 사람이 정말 얼마나 많겠어요? 이 중에서 누가 더 개성있게 썼느냐로 포인트가 갈리는 거고 누가 더 내용을 더 많이, 많이, 많이!! 썼느냐로 합불이 갈리는 거죠. 1번 비교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허노인은 이렇게 주장한다. 이렇기 때문이다. 이렇게 쓴 사람은 일만명도 넘습니다. 하지만 비교기준을 다섯개 이상 올바르게 잡은 사람은 이제 오백명이 됩니다. 그래야 합격합니다.




개성이라는 게 별 거 아닙니다. 특이한 답안을 말하는 게 아니예요. 맞으면서 더 많이 쓴 걸 말하는 겁니다. 남들보다 많이 쓰는 것이 요즘 논술의 합격 포인트입니다.


아래는 제가 어떤 학생에게 달은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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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시험 본 지 닷새가 지났는데 아직까지도 오르비 논술 게시판에서 이러고 계시면 안 되죠! 차라리 그렇게 답답하면 답을 맞추는 것도 방법일까 고민해 봤습니다. 그리고 떨어졌다 생각하고 공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일까도 고민해 봤습니다. 제 제자들 대부분이 10월 3일 이후에는 모두 잊었습니다만 한 명이 유독 5일까지 잊지 못했고 결국 답을 거의 다 맞춰 줘 버렸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지금 저랑 답맞춰서 뭐합니까? 제가 시험지를 갖고 있긴하나 제가 아직 합격자 답안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어디까지나 모두 가안일 뿐 확안이 없는데 님이 떨어질지 붙을지 솔직히 제가 님 붙는다고 말해서 님 사기 올라갈 겁니까? 또 제가 님 떨어진다 말하면 님 미련 다 떨치고 수능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까? 둘 다 아니면은 제발 좀 잊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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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 덧글이 특정 강사들을 디스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2대1로 나누고 1대1로 나누는 것은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다/나 로 나누고 다시 가/다로 나눴으면 다시 가/나다로 나누고 나/다도 나눠주고 가나/다도 해달라는 겁니다. 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다면사고' 라는 연대논술의 본질을 깨달아 달라는 뜻입니다. 2번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포인트를 놓쳐도 붙을 수 있습니다. 특정 포인트를 잡았지만 잘 활용하지 못해도 붙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포인트들을 잘 활용했다면 말입니다. 제 제자들도 이번에 답이 많이 다양하게 나왔습니다. 저는 그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다들 개성이 있어 합격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생각하고 긍정적 환상을 가져도 될까 하고 있습니다.




일타강사분은 분명히 실력이 출중하신 분입니다만 시험장에 가서 붙을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2015 인문같은 경우는 시험장 가서 붙을 수 있었을 것 같지만 올해 인문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2012 사회같은 경우는 시험장 가서 붙을 수 있을 것 같지만 2012 인문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2013 인문은? 떨어질 것 같습니다. 2014 사회는? 아예 대기도 못 받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붙은 제자가 있습니다. 이런 게 논술입니다..... 수능도 궁합이 있고 운이 있듯이, 논술도 궁합도 있고 운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대가 2015, 2016에 출제진을 동일하게 유지하고 동일한 유형을 낸 것이 매우 잘 한 일이라고 칭송하는 것입니다. 2014 사태(앞으로 2014 사태라고 부르겠습니다) 이후 욕을 오지게 먹은 것을 의식하는 것인지,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것 같습니다. 한 학번이 비록 희생양이 되었지만, 연대 내부의 사정은 재학생인 저도 알 수 없지만, 뭐 앞으로도 이런 출제 기조만 유지되면 열심히 대비하는 사람이 올바르게 대비하는 사람이 잘 붙을 것입니다. 이게 제가 올해 본 연대 논술에 대한 총평입니다.




이제 남은 건 고대 논술입니다. 유형 바뀐 두번째 해는 기회입니다. 첫째 해는 아예 정보가 없어 정제되지 않은 답안들이 합격했고, 둘째 해는 이제 조금만 정제되고 조금만 더 내용에 충실하고 조금만 더 고대가 요구하는 형식을 갖추면 남들보다 훨씬 많이 앞서 합격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고대 바뀐 유형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강사들 투성이입니다. 오르비에서도 넵튠님을 제외하고는 바뀐 고대 논술에 대한 이해도를 보이는 분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올해 고대 논술은 기회이니 여러분들이 꼭 잡으시기 바랍니다.



고대 신유형은 절대로 구유형과 연관성이 없지 않습니다. 구유형의 역버전이라고 생각하시고 접근하시면 올바른 접근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우선 구유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구유형 문제를 2문제 정도 풀어본 뒤에 신유형에 접근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합니다. 구유형에 등장했던 부합결여관계와 부각경고관계 등을 따지는 것은 이제 연대가 끝났으니 의미가 없습니다. 구유형의 X based on Y Z 비교분석에서의 X를 구성하는 4요소 중 제2요소인 중심개념의 정의와 제3요소인 중심개념의 3가지 속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것을 거꾸로 Y Z 를 보고 만들어주는것이 신유형의 핵심이기 때문에 서본결구조가 만들어집니다. 구유형의 X에도 제1요소는 서론이고 제4요소는 결론이였기 때문입니다. 서론을 무시하고 바로 정의로 들어가도 좋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시간 및 여러가지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docs 등으로 여러분께 공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수능 이후의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10월에 제일 중요한 것은 수능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에 읽은 칼럼에서 왜 살이 안 빠지는지에 대해서 마지막 1킬로를 죽자살자 안 달려서 안 빠진다는 그런 내용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수험생활에서 10월의 중요성은 3월~6월을 다 합친 것보다 중요합니다. 서강대 성대 논술 생각하지 마시고 보러가지 않겠다는 각오로 수능에 임하시고 모두 좋은 결과 얻으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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