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낯선 시 꿀 해석 드려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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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날 올린 글인데, 다시 올립니다.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시입니다.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탸샤와 흰 당나귀」입니다. 생각보다 복잡한 시입니다.
(인수 문학 B형 51쪽 참조)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탸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탸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싱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탸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1. 이 시의 특징
나타샤, 이국적이고 러시아의 북방 이미지가 나타나죠?
흰 눈과 흰 당나귀, 특정한 색채감을 통해 순순성과 환상성을 보여줍니다.
잘 알고 있을 텐데, 또 다른 특징은 없을까요?
이 시는 현실과 환상이 섞여 있는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먼저 1연을 주목해봅시다.
눈이 나리는 물리적 현상의 원인을 인간 정서에서 찾고 있죠?
나타샤를 사랑해서 눈이 나린다!
즉, 눈 내리는 현실이 화자에게 환상적 사랑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현실과 환상의 뒤섞임과 전도(=거꾸로 되어 있음)가
어순의 도치나 문장의 변용을 통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2. 도치되고 변용된 어순을 살펴서 환상과 현실 가늠하기
<1연>
정상적인 어순으로 되어 있죠?
주어 - 목적어 - 서술어 순으로 표현되어 있고
원인 - 결과의 문장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장 형식상으로는 정상적인데,
내용적으로는 성립 불가능합니다.
인간의 정서적 힘이 물리적 현상을 가져온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내용적으로 환상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눈 내리는 현실이 나타샤와 사랑을 몽상하게 합니다.
<2연>
2연을 1연의 1, 2, 3 행과 비교해보면,
2연의 3행에서 어순의 위치가 바뀌었죠?
그런데 내용적으로 어떻습니까? 현실을 말하고 있죠?
화자가 홀로 있는 쓸쓸한 현실을 말하고 있잖아요.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사랑은 하고’와 ‘눈은 푹푹 날리고’에서 보조사 ‘~은’입니다.
대조되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2연의 1행과 2행이 대조되고 있다는 것인데,
1행의 몽상이 2행의 현실과 대조됨을 암시합니다.
‘산골로 가자’, ‘마가리에 살자’에서 청유형 어미는 가상의 청자에게 말하는데,
이는 상상의 장면입니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에서도 이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다시 공상으로 빠져들고 있죠.
<3연>
3연의 1행과 2행도 1연과 비교해보면 도치되어 있고
내용적으로 현실을 말합니다.
즉, 나타샤를 ‘생각’(=몽상)하고 있고,
화자는 몽상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그 다음 3행과 4행에서 다시 바로 몽상에 빠져듭니다.
나탸샤를 생각하기 때문에 나타샤가 온다는 것인데,
그래서 ‘언제 벌써 내 속에’ 나타샤는 와 있습니다.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부분은
나타샤의 말로 해석하죠?
나타샤가 와서 ‘이야기한다’가 앞 부분에 있으니까요.
(EBS에도 교재에도 이렇게 해석하여 문제를 출제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화자의 내적 독백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화자는 나타샤에게 산골로 가서 살자고 유혹하는데,
나타샤가 바로 나타나서 맞장구치면서
그것도 결의와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할 수 있을까요?
화자는 2연에서 나타샤를 유혹하였습니다.
3연에서는 나타샤가 화자의 상상 속에 나타나기까지 했습니다.
이제 화자는 그것을 실현시키고 싶을 거예요.
그러면서 나타샤와 사랑이 세상 도피가 아니라고
스스로 확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는 것이 아니다’, ‘버리는 것이다’ 부분은
화자의 내적 독백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화자는 다시 현실로 빠져 나와
환상 속 사랑에 당위성을 부여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4연>
4연의 1행과 2행도 어순이 도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2연이나 3연처럼 마치 현실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4연에서는 이 시 전체 내용상 전도가 일어납니다.
이제 거꾸로 나타샤가 나를 사랑합니다.
주어 - 목적어 위치가 바뀌면서,
내가 나타샤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나탸샤가 나를 사랑합니다.
화자는 이것을 현실처럼 말하고 있는 것이죠.
흰 당나귀 울음도
몽상 속 사랑이 현실처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3. 출제 가능한 포인트
이 시가 문제로 출제된다면 선택지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같이 생각해봐요.
● 현실과 상상을 병치하면서 시상을 전개한다.
● 어순의 도치를 통해 시상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 특정한 색채감을 활용하여 감정의 순수성을 암시하고 있다.
● 가상의 청자에게 부탁하는 어조로 화자의 소망을 드러내고 있다.
● 확신의 어조(또는 단정적 어조)로 상상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 청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시상을 현실감 있게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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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리는 무시무시한 것이구나.. 지금은 거의 3시간 가까이 잡힘..
감사합니다
응!앙!
앙!응!
ㅋㅋㅋㅋㅋ아
꿀정보!!
질문있어요
4연에 1행2행이 왜 도치인가요?ㅜㅜㅜㅜㅜㅜㅜ
그냥어순에 맞는거같은데
제가원래도치를 잘 못찾아서요
1연의 1, 2, 3행과 비교해서 따져본 것입니다. 1연의 1행에 나, 2행에 나타샤를 사랑, 3행에 눈 내림,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4연에는 1행에 눈 내림, 2행에 나타샤가 나를 사랑함으로 되어 있습니다. 행 구성을 변화시키고 있는데, 1연은 하나의 문장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4연에 나타난 행 구성의 변화는 결국 문장 어순의 변화로 나타납니다.
이 책은 나오면 사고싶네요..
산골로 가자' 는 가상의 청자한테말하는건데.. 그게 나타사를 말하는건가요? 정해져있지않은건가요?
나타샤로 보시면 됩니다. 나타샤는 상상 속에 있기 때문에 가상의 청자라고 썼습니다.
ㅇㄹ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