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학습법 [584465] · MS 2015 · 쪽지

2015-09-30 00:41:12
조회수 240

가야하나. 그럼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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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마냥 행복했었지. 모든게 즐거웠고 아름다워보였지.

사람들은 모두 순수하고 착했었지. 항상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던 그 표정들을 기억해.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모두가 다 똑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챘을 땐.

세상을 조금 알아챘을땐 이미 모두가 변해버린 후였네.

어릴땐 참 사람이 쉽게 바뀌어. 심지어 초딩때라도 말이야. 초딩들은 순수하니까 더 잘 바뀌어.

유년기의 말년 때쯤 난 어린마음에 모두에게 섭섭하기도 하고 

왜 나만 홀로 섬일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지.

아마 사춘기는 그때부터였는지도 몰라.

슬픔이란 짐을 처음 졌을때

어깨가 약간 배기는 듯한 아픔을 최초로 느꼈을때가 그때였는지도 몰라.


소년

이미 상처따윈 나의 적이 되었고

모두를 원수를 돌린 후에야 그제야 나는 후회를 했지.

끊임없이 갈망했으나 끊임없이 주저했네.

쎈척했어도 결국 나는 꼬맹이였으니까.

어른들 따라하다가 큰코다치기도 했네.

친구들 좋아라 따라다니다 후회할짓 많이 했지

그땐 그게 좋아보였지만, 아버지의 불호령 뒤 남는 것은 공허.

허무감, 쓸쓸함, 외로움

그 속에서 피어나는 또 한번의 지옥같은 갈망

나는 보이지도 않는 꿈을 쫓았지

예술이 뭔지 잘 몰랐지만 적어도 이 현실보다는 나으리란 생각에

밤잠도 설쳐보고 나중엔 아예 밤을 세우고 낮도 세웠지.

난 그 피로감이 좋았어.

학교에서 푹 잘 수 있는 그 피로감이 좋았어.



..그리고 현재

어른은 되버렸지만

아직 어른들의 꿈을 꾸진 못하네.

어른들이 좋다고 하는것에 좋아보인다는 거짓말을 하지 못하네.

내 친구들도 이제 나한테 오글거린다고 하지

집어치우고 술이나 한잔 하자 하고

여자애들은 화장이 짙어가네.


예술한다 나불데다 아버지한테 한대 얻어맞던 그때를 기억해

그땐 꽤 기분이 좋았었는데. 꽤 상쾌했었는데.

지금와서 또 그러면 아버지의 표정이 어떠실지.

몇년째 폭풍 속을 헤매는 내 모습을 보는

아버지의 기분은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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