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머거야지 [1183338] · MS 2022 · 쪽지

2023-11-20 12:55:48
조회수 849

산책하다가 감정 터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5273597

재수생인데 수능 날 수학 커리어 로우 찍고도 덤덤충이라 걍 그럴 수 있지~ 인생이 한 가지 길은 아니니까~ 이러면서 아무렇지도 않았음 친구들이랑 놀고 밤새 피시방에서 게임도 해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재밌었음 이상하게 집에만 오면 방에 틀어 박혀서 가족과 단절돼 있었던 거 빼고

근데 오늘 해가 밝을 때 길을 걸어 봤는데 갑자기 눈물이 줄줄 흐르더라 그제서야 주마등 스치듯이 내 행실이 왜 그랬는지 어떤 마음에서 그랬던 건지 자각이 되기 시작함

개예민충 주제에 덤덤충 행실하겠다고 그렇구나, 그럴 수 있지 시전할 때부터 밖에서 그러는 데 에너지를 다 소모해 버리니 집에선 말수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바보 같이 이러니까 괜찮네? 싶어서 재수하면서 느끼는 게 정상이었을 좌절, 실망, 지침 같은 감정 한번 제대로 직면하지도 못 하고 진짜진짜 바보 같이 힘들어하는 사람들 보고 이게 왜 힘들지? 그냥 하면 되는 건데 속으로 이런 생각이나 하고 감정을 마주하는 것이 결국 성장의 밑거름이 될 거라는 것도 모르고 그냥 덮어 두기만 했던 주제에

그래도 뭐 과거의 나는 나한텐 힘듦이란 게 생성 안 되는 줄 생성되더라도 실시간으로 소멸되는 줄 알고 있었을 테니까... 이제와서 탓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가도 갑자기 이렇게 너무 거대한 감정을 마주하려니까 힘드네

난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수험 생활 하나 제대로 컨트롤 못 했는데 앞으로 내가 나를 잘 컨트롤하며 살 수 있을까 앞으로 나아갈 길이 너무 무섭다 우울증 증상 중에 무감각해지는 게 있다던데 사실 오래전부터 난 우울했던 걸까

뭐라도 털어놓고는 싶지만 어디에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자주 오던 여기에 써 봄 그냥 혼잣말입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