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수능 본 군수생 후기 겸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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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에 앞서, 자랑 맞습니다. 근데 운이 너무 좋았어요.
육군 현역으로 복무하다가, 자연대 진로에 회의감도 들고, 좀 생산적으로 내 시간을 쓰고 싶어서 "수능쳐서 준비해볼까?" 하다가 수능에 진지하게 임하게 됐고, 진짜 열심히 했던 것 같네요. 진짜...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영재고 출신이어서 대학생이지만 수능의 수 자도 몰랐고, 특히 국어 문학은 처음 공부 시작했을 때 너무 어려웠어요.
국어 : 95(6번, 37번틀)
1교시 국어 풀고 멘탈이 나갔어요. 사설 실모 풀면 10분 이상 남기는데, 이번건 3분 남고, 정작 정답 고른 문제들도 근거가 아리까리하고...
특히 언매 첫 훈민정음, 잊고 안 잊고 + 현대소설 콤보로 멘탈이 나가서, 시험지 내고 나선 80초반 받을거라 생각했네요. 실수 몇 개 하면 70점대? 손가락 건 문제들이 다 맞아버리면서 어떻게 좋은 점수를 받았어요. 운도 너무 따랐고, 감사하네요. 6월, 9월에는 생각한 점수보다 10점씩 떨어졌는데, 수능에선 예상 점수보다 10점 정도 높게 받으니 너무 기분이 좋네요. 다만 가채점을 못하고 집에 와서 복기한 문제라 한 문제가 아리까리하네요. 2점 더 떨어질수도 있고.
수학 : 100
어케했지...
20분 남기고 22번 28번 14번에서 계속 헤메다가 기적적으로 개형이 보여서 그대로 풀었네요. 9평 반영 실모들을 거의 100 맞아서 안정적이라 생각했던 수학인데, 80점대 맞는 줄 알고 너무 쫄렸어요. 국어 때문에 멘탈 나가고, 개형은 안 보이고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멘탈 잡고 풀어냈네요. 수학 어렵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감, 설맞이 등 어려운 실모 막판까지 붙잡고 있던 게 상당히 효과가 있었어요.
영어 : 2 생략 왤캐 어려워
한국사 : 1 ㅎㅎ
딱 이 때 국어는 3 뜬 것 같고, 수학은 검토를 못해서 100을 못 맞을 수도 있고, 영어도 1은 나오기 힘들겠다 싶어서 멘탈이 나갔는데, 군대에서 진짜 쌩고생 했던 것들이 떠올라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하고 들어갔네요. 이런 다짐이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지구과학 1 : 50
오지모, 식센모, 폴라리스모, 트라이얼 등 괴랄한 사설 실모들 풀다 수능 시험지 보니까 덜 어려웠네요. 저는 어렵지도 않고 쉽지도 않았어요. 다만 지구과학 실수하는 징크스가 있어서 너무 걱정했는데 다행히 만점을 받았어요.
물리학 2 : 50
진짜 미치도록 어려웠습니다. 제가 물2 실모가 없어서 작년 서바를 중고로 구해서 푸는데, 작년 서바는 40점대 초반, 30점대 후반 맞는 경우가 많았어요. 너무 어려워서... 10번 풀면 1번 만점 받는 정도? 2번째 장 푸는데 계산이 더러워서 딱 그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근데 기적적으로 계산 실수를 안 하고 정답이 탁탁탁 계속 나오는? 묘한 느낌을 받았어요. 다행히 3페이지에 거저주는 문제도 있고, 어떻게 끝까지 계산 실수 안하고 50점을 쟁취해 냈네요. 더프 물2 만점 받은 적 한번도 없는데, 참 수능날 이게 되네요 ㅋㅋㅋ
집에 와서 국어 답 복기하고 채점하니까 95가 나와서 너무 좋았고, 수학도 100에 과탐도 실수 안할줄은 진짜 상상도 못했어요. 성적표가 나와봐야 성적이 확정되겠지만, 이대로라면 제가 원하던 곳을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네요. 간부건, 선후임이건, 가족이건, 친구건 주변의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제 주변 사람들한테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하네요. 군대 안에서 어떻게 이런 일을 일구어 냈는지 참 신기하네요. 현실감이 지금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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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뭐야..내가 군인중에 1등일줄 알았는데..그냥 개처발렸구나..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군수 쉽지 않았을텐데 고생하셨어요
눈팅하면서 따라잡으려고 노력 많이 했어요! 운이 너무 좋았네요...
설의 미리 너무 축하드립니다 ㅠㅠ 저는 올해 수능 치면서 역량부족을 느껴서..ㅋㅋ하 올해 그냥 의대 가는 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무사히 전역하세요~
감사합니다!! 님도 무사히 전역하세요!
물2 작년 수능에 비해서 어떠셨나요? 쉬우셨나요?
작년과 아주 조금 더 쉽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작수 다음으로 어려운 물2시험 같습니다.(작년 06, 09 이상 난이도)
답변 감사합니다!
초면에 질문 드려 죄송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는데 작년에 비하면 물2 난이도 어떻다고 생각드세요?
어렵다고 하는거면 작년이랑 비슷하다고 느껴질 정도 인가요?
작수보다 아아주 조금 쉬운 난이도였던 것 같아요.
그렇군요!
답장 감사합니다
수능 잘 보신것 너무너무 축하드립니다!
얼마나 노력하셨을지 감도 안잡히네요..
감사합니다! 운이 좋았어요.
선배님 축하드려용~
고마워요 후배님~
국어 어떻게 공부하신건가요? 재수하면서 1년동안 국어 죽어라 했는데.. 하...
운이 좋았지만.. 먼저 기출과 EBS를 바탕으로 지문, 보기, 선지를 붙여 읽는 연습을 계속 해 주는 게 국어 ‘실력’을 올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력도 실력이지만 최대한 많은 실모를 풀면서 시간 운용, 손가락 걸기, 못 푸는 거 넘기기 등 시험장에서 도움이 되는 능력치를 습관화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감 상상 바탕 한수 만점마무리 다 풀었고 9모 이후 1일 1실모 했어요.
마지막으로 최대한 많은 실모를 풀면서 EBS 체감도를 높이는 게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BS연계는 시험장에서 5-10분 더 아낄 수 있는 엄청난 치트키라고 생각해요. 아는 제재가 나올 때의 심적 안정감도 엄청 클 거고요.
지문 보기 선지를 붙여읽는다는게 어떤건가요? 답 근거 일일이 안찾는다는 건가요??
보기나 선지를 읽으면서 “아 지문의 이 내용을 말하는 거구나!”라고 반응할 수 있으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보기에서 “공간을 통해 화자의 내면을 표현했다” 이렇게 서술하면 “A공간은 화자가 지향하는 거고, B공간은 화자가 슬퍼하는 느낌이군.” 이렇게?
혹시 수학은 어떤식으로 하셨었나요?
커리, 실모 활용법 등등.. 군대에서는 제약도 많고 시간도 부족하셨을텐데 과목마다 어떤식으로 시간운영을 하셨을지 ㅜㅜ
남들이 하던 대로 따라갔어요. 실전개념이랑 기출 좀 돌리고, N제 풀다가 나중에 실모벅벅. 차이점이 있다면 전 실모를 매우매우 좋아한다는 점. N제 2-3권 이후부터는 거의 실모로만 수학 공부량을 채웠어요.
혹시 보통 공부시간이 어느정도 나왔을까요?
평일은 약 5시간, 주말은 약 12시간 정도 나왔습니다.
와 이게 영재고 클라스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