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24학번 [1062967]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3-10-13 21:39:44
조회수 1,016

증의분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4723160

어느날 나는 장터에서 누군가의 대화 내용을 들었다. 

"의대 증원은 해야지 솔직히 ㅋㅋ 공부 좀 했다고 돈 많이 버는 게 맞음?ㅋㅋ"

그 소통장에선 그 의견을 기점으로 모두가 언성을 높였고, 마침내 혼란스러운 싸움판이 되었다.

나는 조용히 그 장면을 관망하며 생각했다.

저 자가 저러한 생각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저런 의견에 언성을 높이는 것일까.

나는 문뜩 떠올랐다.

문뜩 좋은 경치를 보는 것, 좋은 음식을 먹는 것 등

귀중한 것은 남에게 나누려 하지 않고 나 혼자만 가지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이러한 본성에 기초하여, 개개인은 분배된 희소가치를 바라보며

타인의 것과 비교하며 본인을 절상하거나 절하한다.

저 자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본인이 가지지 못한 귀중한 것을, 

타인이 본인에 비해 많이 갖고 있는 것을 보고

그러한 상황에서 본인의 가치를 절상하기 위하여

남의 가치를 절하하려는 것이다.

이 어찌 짐승의 본능과 다르지 않는가.

배고픈 원숭이에게 바나나를 주면 

원숭이는 바나나를 나누려 하지 않는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몸에 홍진이 가득 묻은 인간은

세속적 탐욕에 매몰되어 오직 물질적 가치만 추구하고

탐욕이 충족되지 못한 자들은

이러한 물질적 가치를 배분하는 사회적 체계에 반감을 가진다.

지금 저 장터에서의 싸움은 그러한 반감이

실체화되어 나타난 것이다.


계속 생각하다보니 나도 그런 적이 있다.

나도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질투하고,

나를 발전시키는 것을 등외시하고,

그 자의 허점을 어떻게든 찾아내어 깎아내리고 싶다는 

오만하고 이기적인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아, 이러한 나는 어찌 짐승과 다르지 않겠는가.


오늘 나는 의대 증원에 대한 갈등을 관찰하는 것을 계기로 쓴 

이 글을 "증의분기"라 칭하고,

앞으로 이런 방자한 태도를 경계하며

후대에게 이러한 맹목적 욕망에 추동되는 삶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하여 글을 남긴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