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nwk [1144637] · MS 2022 · 쪽지

2023-10-05 15: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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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 모의고사 출제오류 시비에서의 질답 전문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4631893

혹여나 오해가 생길 수 있어, 전문 첨부합니다. 연구소 측에서는 물론 답변은 성실하게 해주셨습니다...




첫번째 답변: 질문자님은 4번 선지 “이동상의 pH에 따라 단백질의 전하 크기가 결정된다.”를

“모든 단백질의 전하 크기는 이동상의 pH에 따라 하나의 동일한 값으로 결정된다.”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자연스럽지도 않고 올바른 해석도 아닙니다.


먼저 관련 지문을 검토해보겠습니다.


각각의 단백질은 하나의 pI를 가지며, 자신의 pI보다 pH가 낮은 용액에서는 양전하를, 자신의 pI보다 pH가 높은 용액에서는 음전하를 띤다. 이때 pI와 용액의 pH의 차이가 클수록 단백질이 띠는 전하의 크기도 커진다.(1문단)


이처럼 지문은 단백질이 갖는 개별적 특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문을 읽은 상황이라면

“이동상의 pH에 따라 단백질의 전하 크기가 결정된다.”의 의미는 자연스럽게

“어떤 단백질의 전하 크기는 이동상의 pH에 따라 결정된다.”로 해석됩니다.


상황을 하나 가정해보겠습니다.

pH가 5.5인 이동상에서 단백질 a, b, c의 전하크기가 각각 1, 2, 3이고

pH가 4.5인 이동상에서 단백질 a, b, c의 전하크기가 각각 2, 3, 4라고 해봅시다.


이동상의 pH에 따라 단백질 a의 전하 크기는 1, 2로 결정되고

이동상의 pH에 따라 단백질 b의 전하 크기는 2, 3으로 결정되며

이동상의 pH에 따라 단백질 c의 전하 크기는 3, 4로 결정됩니다.

이 모든 진술을 일반화하면

“이동상의 pH에 따라 단백질의 전하 크기는 결정된다.”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동상의 pH와 단백질의 pl의 차이'에 따라 단백질의 전하 크기가 결정된다.”로 표현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동상의 pH에 따라 단백질의 전하 크기는 결정된다.”의 의미가

“이동상의 pH에 따라 단백질P1과 P2의 전하 크기는 하나의 동일한 값으로 결정된다.”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첫번째 답변에 대한 반박의 요약: 양화사가 붙지 않았으므로 어떤이라는 자의적인 맥락을 추가하여 해석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않다. 또한, 어떤이라는 양화사가 붙었다고 가정하더라도, 해당 상황에서조차 일대일 대응이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결정된다라는 표현은 사용하면 안된다. 


두번째 답변: 결정된다가 필요충분조건을 뜻한다... 이 부분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전 답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요지는 4번 선지의 해석에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질문자는 4번 선지 ‘이동상의 pH에 따라 단백질의 전하 크기가 결정된다.’를

‘이동상의 pH에 따라 그 이동상에 있는 모든 단백질의 전하 크기가 동일하게 결정된다.’라고 해석합니다.

하지만 ‘이동상의 pH에 따라 단백질의 전하 크기가 결정된다.’라는 문장은

‘이동상의 pH가 단백질의 전하 크기에 영향을 미친다’를 뜻할 뿐입니다.

이동상의 pH와 단백질의 전하 크기 간에 인과관계가 있다,

모든 단백질은 이동상의 pH의 영향으로 전하 크기가 결정된다

이런 정도의 의미를 갖는 것이지

‘이동상의 pH에 따라 그 이동상에 속한 모든 단백질의 전하 크기가 같은 값으로 결정된다’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두번째 답변에 대한 반박의 요약: 첫번째 답변에서는 어떤이라는 맥락을 추가하시면서 그와 동시에 대응관계가 성립하는 예시를 들어 답변해주시지 않았느냐.(그래서 해당 맥락에서도 대응관계가 성립하지 않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두번째 답변에서는 결정된다를 단순한 인과관계로만 보아야한다는 모순적인 말씀을 하고 계신다.


세번째 답변:


1.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이동상의 pH에 따라 단백질의 전하 크기가 결정된다’라는 선지 문장에는 ‘단백질’이라는 대상이 포함되어 있고, 그 ‘단백질’은 당연히 ‘pI’를 가지고 있을 터이므로, 위 선지는 ‘이동상의 pH에 따라 (특정 pI를 가진) 단백질의 전하 크기가 결정된다’라는 문장으로 바꿔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본 연구소의 기본 입장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2. 수능 국어 시험은 논리학 시험이 아닙니다. 문장과 어휘에 대한 문맥상 독해가 필요한 시험입니다. 논리학적인 논제로 선지를 분석하는 것은 과다 추론을 유발하기 십상이어서, 너무 이런 방식의 논의에 매몰되면, 실제 수능에서는 크게 낭패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3. 학생이 본 연구소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자유이나, 이런 식의 논쟁 아닌 논쟁은 학생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하다는 우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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