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만하네요 [1245407]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3-10-03 01: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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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종 쌤 잘생기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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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동사로 처리되는 '잘생기다'는 '잘+생기다'의 구성인데 '생기다'의 어원도 재밌습니다. 


일단 生이랑은 ㅈ도 상관이 없습니다. 16세기부터 '삼기다'로 문증되는 단어라 ㄱ의 영향으로 연구개음화를 겪어 '상기다>생기다(ㅣ 역행 동화)'를 거쳤거든요. 


그리고 '-기-'는 접사인데 아마 사동접사일 겁니다. '아들로 삼다' 할 때 그 '삼다'에 접사가 붙은 말이며 16, 17세기 기록을 보면 타동사적 용법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부를 삼기실샤' 같은 표현을 '부부로 삼게 하다'로 보거나 '부부로 만들다' 정도로 해석됩니다. 아마 '만들다'라는 뜻으로 쓰이다가 만든다는 것은 새로 생긴다는 것이므로 자동사로도 쓰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다 자동사만 살아남고 '없던 것이 새로 있게 되다'를 뜻하게 된 것이죠


물론 '생기다'를 더 이상 '삼-+-기-+-다'로 분석할 수 없으므로 단일어입니다만 어원이란 게 참 재밌습니다. 중세나 근대 때 처음 등장한 단어는 비교적 역사가 짧아 쉽게 어원을 찾을 수 있고, 고대 국어에도 있던 단어라면 매우 복잡한 언어학적 지식을 동원하여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어원을 찾을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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