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떨어진동전 [1245407]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3-09-28 17: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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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기념 어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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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쉬다


갤주 님께서 말씀하셨듯 추석에는 쉬어야 하는데 '쉬다'라는 말은 중세 때부터 '쉬다'였음. 다만 어간 '쉬-'는 유동적 상성(방점이 :)이었고 'ㅟ'는 단모음이 아니라 이중모음이었음. [uj] 즉 ㅜ와 ㅣ를 빠르게 이어 말하듯이 하는 그 발음이었음.


상성을 갖는 대부분의 어휘는 음절이 축약되며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수Cㅣ(C는 모종의 자음)>쉬'의 변화를 거쳤다 볼 수 있음. 그리고 우리는 삼국사기의 지명을 통해 고대 국어 어형을 추론할 수 있음.


"金壤郡 本髙句麗休壤郡 景徳王改名"


금양군(金壤郡)은 본래 고구려의 휴양군(休壤郡)이었는데 경덕왕이 이름을 고쳤다.

ㄴ 《삼국사기(1145)》 〈지리지〉 2권 


"休壤郡, 一云金惱"


휴양군(休壤郡)은 금뇌(金惱)라고도 한다.

ㄴ 《삼국사기(1145)》 〈지리지〉 4권



여기서 休와 金이 대응한다는 사실을 통해 둘 다 훈으로 읽혔다고 볼 수 있고(한자음의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金(쇠)는 많은 표기를 통해 'ㅅ'과 'ㄹ'의 소리를 가졌다고 추정돼 왔음. '쇠'를 뜻한다고 추정되는 '김수로왕'의 이름 首露(수로), 徐羅伐(서라벌)과 金城(금성)의 대응, 省良縣(성량현)과 金良部曲(금량부곡)의 대응, 實於山縣(실어산현)과 鐵冶(철야)의 대응, 고국원왕 이름 斯由(사유)와 釗(쇠)의 대응 등 매우 많은 기록을 통해 金 즉 '쇠'는 본래 'sVrV>소리>쇠'의 변화를 거쳤다 볼 수 있음(V는 모종의 모음). 그러니 이 金과 대응하는休를 보면 '쉬다'는 '쇠'와 발음이 비슷해야 할 것이므로 ㄹ이 있었다 볼 수 있겠지


그렇게 되면 '*나리>내', '*모리>뫼'처럼 '*수리다>쉬다'라는 추정이 가능함. 



2. 가위


전통적으로 추석은 '가배(嘉俳)'라는 용어로 쓰였는데 이건 '가위'를 차자 표기 한 거임. 가우(嘉優)로도 쓰이긴 했는데 '嘉俳'가 더 많이 쓰였다고 함. 가배는 가운데를 뜻하는 말이고 '가웃', '가운데'에서 보이는 '가우'와 동원임. 이 ㅇ은 본래 ㅂ이었다가 순경음 비읍이 되고 ㅇ으로 약화된 것으로 '한가위'의 '가위'는 가운데 날이란 뜻이라고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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