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수특 특상 시계 문제 ★완벽★ 해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4371537
올해 수특 특상 파트가 상당히 어렵게 나왔는데요.
시간 지연과 동시성의 상대성을 제대로 이해하면 의외로 쉽게 풀 수 있습니다.
개념부터 정리한 다음 문제를 풀어봅시다.
[기본 개념] 시간 지연은 “어떤 두 사건을 동시로 보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시간 지연에 대해 설명하라고 하면 이렇게 대답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이 느리게 간다”
그런데 A가 볼 때 B가 움직이면 B가 볼 때는 A가 움직이는 거겠죠. 그럼 대체 누구의 시간이 더 느리게 가는 걸까요?
상대성이론을 꽤나 공부한 학생이라면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그야 누가 보는가에 따라 다르겠죠. A가 보면 B의 시간이 느리게 갈 것이고, B가 볼 때는 A의 시간이 느리게 가겠죠.”
조금 더 깊게 들어가봅시다. A가 볼 때 B의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요?
A와 B의 시계를 각각 a, b 라고 하겠습니다. 서로에 대해 움직이고 있는 두 사람 A와 B가 같은 위치에서 각각의 시계가 0초인 상태로 만난다고 해봅시다.
A의 입장에서 “a가 10초를 가리키는 사건”과 “b가 10초를 가리키는 사건”은 동시가 아닙니다. “a가 10초를 가리키는 사건”이 먼저 일어나게 되겠죠. 이 때 시계 b는 아직 10초를 가리키기 전입니다. 5초라고 가정 해볼게요.
(왜 A 입장에서 “a 10초” 사건이 더 먼저 일어나는가에 대해서는 이전 칼럼을 참고하세요.)
A의 입장에서 “a 10초”는 “b 5초”와 동시입니다.
한편, B의 입장에서는 “b가 10초를 가리키는 사건”이 먼저 일어나게 되겠죠. 이때 a는 5초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a가 10초일 때 b는 20초를 가리키게 됩니다.
B의 입장에서 “a 10초”는 “b 20초”와 동시입니다.
[심화 개념] 한 관찰자가 볼 때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난 사건은 동일한 사건이다. 따라서 누가 보더라도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난다.
예시 1) 머리 위로 지나가는 야구공을 손을 뻗어서 잡는다고 해봅시다. “머리 위로 야구공이 지나가는 사건”과 “손을 위로 뻗는 사건”은 누가 보더라도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나야만 합니다. 만약 다른 위치에서 일어나거나 동시가 아니라면 관찰자에 따라서는 공을 못 잡게 된다는 건데 말이 안 되겠죠.
예시 2) 아주 얇은 종이를 수직으로 고정 해놓은 채로 양쪽에서 종이를 향해 망치를 휘둘러 봅시다. 가만히 서 있는 사람 A가 볼 때 망치가 종이에 동시에 부딪히면서 종이는 움직이지 않았다고 해볼게요. 움직이는 사람 B가 볼 때 두 망치 중에서 하나라도 먼저 종이에 부딪힌다면 종이는 찢어지고 말겠죠. 결국 두 망치가 종이에 부딪히는 사건은 누가 보더라도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예시 3) 사람 A가 기준선 P를 지나는 순간 A의 시계가 t초를 가리키고 있다고 합니다. “A가 기준선 P를 지나는 사건”과 “A의 시계가 t초를 가리키는 사건”은 누가 봐도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납니다. 움직이는 관찰자 B가 볼 때에도 A가 P를 지나는 순간 A의 시계는 t초입니다.
참고로 수특에서는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난 사건을 ‘동시 사건’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제 생각에는 ‘동일 사건’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절합니다. 다른 위치에서 동시에 일어난 사건이라면 관찰자에 따라서 동시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89p 4번 해설]
B가 볼 때 “B가 타고 있는 우주선이 P를 지나는 사건”과 “B의 시계가 4t를 가리키는 사건”은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따라서 A가 볼 때도 “B가 타고 있는 우주선이 P를 지나는 사건”과 “B의 시계가 4t를 가리키는 사건”은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ㄱ)은 4t입니다.
해설이 와 닿지 않으면 앞서 설명한 예시 1~3을 다시 생각해보세요.
A의 입장에서 B의 시계가 4t일 때 자신(A)의 시계는 8t입니다. B의 시계가 1/2배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보이네요. B의 입장에서는 A의 시계가 1/2배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보일 테니 자신(B)의 시계가 4t일 때 A의 시계는 2t입니다. 따라서 (ㄴ)은 2t 입니다.
[91p 7번 해설]
사건 1 = “우주선이 B를 스친다”
사건 2 = “B의 시계 b가 t초를 가리킨다”
사건 3 = “C의 시계 c가 1/3t초를 가리킨다”
A가 볼 때 사건 1과 사건 3은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난 동일 사건입니다. 따라서 누가 보더라도 사건 1과 사건 3은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납니다.
C가 볼 때 사건 1과 사건 2는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난 동일 사건입니다. 따라서 누가 보더라도 사건 2과 사건 3은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일어납니다.
결국 누가 보더라도 우주선이 B를 지나는 순간 b는 t초이고, c는 1/3t초입니다. 따라서 (ㄱ)은 t, (ㄷ)은 1/3t 겠네요.
이제 (ㄴ)을 생각해봅시다. A의 입장에서 a가 t초일 때 b도 t초이니까 동시에 일어났네요. 동일 사건이니까 (ㄴ) 역시 t초입니다.
…
라고 생각한다면 낚이셨습니다. A 입장에서 “a가 t초”인 사건과 “b가 t초”인 사건은 동시에 일어났지만 같은 위치가 아닙니다. 따라서 관찰자에 따라서 동시에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제 시간 지연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A와 C가 스치는 순간 각자의 시계를 0초 맞춰 놓았었죠. A의 입장에서 자신(A)의 시계가 t초일 때 C의 시계는 1/3t초를 가리키고 있네요. 즉, C의 시계가 1/3배 만큼 느리게 갑니다.
그럼 C가 볼 때도 A의 시계가 1/3배 만큼 느리게 가겠죠? 따라서 C 입장에서 c가 1/3t 일 때 a는 1/9t를 가리킵니다.
여기서 잠깐 멈추고 천천히 생각해봅시다. A 입장에서는 시계 a, b가 동시에 t초를 가리키는데 C 입장에서는 a가 1/9t일 때 b는 t를 가리키고 있네요. 왜 C 입장에서는 동시가 아닐까요?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동시성의 상대성’입니다.
이 때 헷갈리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C 입장에서 시계 a, b가 다른 속도로 흐른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시계 a, b의 고유 시간은 동일하고 C가 느끼는 시간 지연의 비율 또한 동일합니다. 다만, A가 볼 때 정확하게 같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던 시계 a, b가 C가 볼 때는 영점이 어긋나 있을 뿐인 거죠.
C 입장에서 우주선이 A를 지날 때부터 B를 지날 때까지 시계 a는 1/9t 만큼 흘렀습니다. 당연히 시계 b도 1/9t 만큼 흘렀을 겁니다. 1/9t 만큼 흐른 후의 시간이 t니까 우주선이 A를 지날 때는 b가 8/9t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끝.
<<이전 글>>
[물리 칼럼] 다음 3문제 눈으로 풀 수 있는 분?
[물리 칼럼] 전기력 유형 정성적으로 푸는 Skill - 전기력 방향을 이용한 추론
[물리 칼럼] 용수철 문제를 평균 힘으로만 풀어보자
[물리 칼럼] 동시성의 상대성 활용하기 ① 속도 합성과 시간 지연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작수 43454 생윤사문인데 사문은 올해 좀 열심히하면 괜찮을거같아서 계속하려는데...
-
님들 한번만 도와주셈 방에 벌레 들어왔는데 이거 어캄? 1
근데 그게 나임...
-
서울 선호 예외 3
1. 모든 지방 의치한약수 2. 과학기술원 3. 포스텍 4. 켄텍 5. 경북대 모공...
-
으흐흐 0
-
물론 수능 잘본 것도 대단한거긴 한데
-
18년도 30 0
18년도 30번 같이 그래프 개형 단순할때 극소나 극대 눈으로 찾는거 허수풀인가요?...
-
전교 1등 1
수능 물화중에 선택 안해서 설의 지균 안받는다는게 ㅈㄴ 신기하네
-
하 그냥 대충 타협하고 넘어갈걸 국괴가 되고싶구나..
-
물화생지 전부 가짐 ㅇㅇ 오늘 삼순환 와서 기분 좋아짐
-
난 미적함
-
지하철 못 타겠다 ㄷㄷ
-
컷이 어느정도되지 얼마전에 고2꺼 10모 3등급 나왓는데 8달만에 2등급 힘들겟져...
-
없음 당당히 그리고 압도적인 1등임 지방을 좆창내놓고 내실이 없다고 까는건 주객이 한참은 전도된거임
-
“퇴진하라” 불빛시위에 ‘음파대포’ 발사 의혹…고막 찢기는 고통에 세르비아 아수라장 (영상) [포착] 0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세르비아에서 진압대가 시위대를 향해...
-
18수능 12112(생지) 이렇게 받았고 현재 언매기하생지 선택예정입니다 과탐공부는...
-
낮게 나는 새는 자세히 볼 수 있다
-
지하철 탔는데 0
설치생 봤음 멋있다
-
아이큐가 100에서 50으로 내려가서 뭔가 효율이 곱창남
-
가끔씩 언어학 글은 써야겠다
-
국어 하기 싫어서 수학만 하는중 혼내주세요
-
2등급 가능하냣
-
부산 사람 기준
-
지방에 있어서 저 학교 포함 여러 학교들이 입결에서 손해 보는 건 사실일텐데
-
소신발언 7
언론에서 서울선호 때문에 지방대 미달난다 ㅇㅈㄹ하는데 부산대 전남대 경북대 -...
-
행복한 시간 1
책덕후 책사러왔수요 추천 해주세요 비문학도용
-
솔루션도 못알아먹겟음대체 ai들도 다 다른답을냄
-
볼때마다 흠칫흠칫하네
-
24수능 인문지문이랑 현대시 복합세트 지문이 시간 잡아먹는 늪이었던 것 같습니다...
-
홈즈식 공부법 0
굶으면 소화기관에 갈 에너지가 머리로 가므로 똑똑해진다
-
집가고싶다고 1
이불속에 있고 싶다고
-
독서는 ㄹㅇ 메가 대성 통합 1등인 거 같음
-
아 영어도 역시 ㅈ같은 과목이구나 :) :) :) 일단 난이도를 떠나서 시간안에...
-
무조건 2Q로 질문합니다 질문 받아 주실 분 쪽지 부탁드려요ㅠㅠ
-
국정원 교재 있는 건 알겠는데 이렇게 보니 모르는 사람 오해할 듯
-
30노트는 되겠는걸
-
오잉
-
다음생엔 제발
-
1시간동안 5
190630 190930 191121 200630 를 조짐 200930만 풀면...
-
화작 25수능 화작으로 백분위 94였고 김승리쌤 커리 타려고 합니다. 대학 성적도...
-
수능 포기 완료 1
그냥 서성한~홍 뱃지 모으는 재미로 봐야겠군
-
점수 그래프?같은거 만들어서 보는 게 의미 있을까요
-
지피띠니도 그록이도 이상하게푸는데
-
밥 먹는 내내 귀가 아프다
-
오늘 늦게 일어났지만 지각은 안했잖아 동아리에서 떨어졌지만 어짜피 정시파이터잖아...
-
반수생 한의대, 약대, 계약학과, sky 문과 목표입니다. 탐구 추천해주세요. 2
사문은 하나 깔고가고 나머지 하나를 물리를 할지 사탐을 할지 고민입니다. 물리는...
-
피곤하다 1
공부 좀 쉬어야지
ㅎㅎ
수능특강 자꾸 수능특상이라고 오타남
경로상 뭔가 ㅅ이 손에 익어서 ㅋㅋ
와미친ㅋㅋㅋㅋㅋ 안풀어봤었는데 세상 어렵네요..
작년 배모 블랙에서도 이정도 특상 문제는 없었는데
진심 개 벽느낌
오펜하이머딩거 선생님.
다음 칼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